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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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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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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엔 경로 학교에 2~3일 가고, 밤이 길어지니 책은 많이 읽게 되고, 톡 소식들이 넘치고 반가운 현상이다. 파독 간호사 할머니들까지 열심히 소식을 주고받고, 우리는 애국자 모두 정치 얘기도 상당수인 걸 보면.
남편의 관심도 조국을 걱정하면서 아침 뉴스를 본다. 이곳에 산 지도 고국을 떠나온 지도 50여 년이 되어가도 마음은 항상 나의 고국을 잊을 수 없는 건, 내가 낳고 자랐던 고향 하얀 눈이 쌓였던 등굣길을 뿌드득 발걸음 소리도 생각나 추워도 좋았던 어릴 적의 추억이 자꾸만 생각나는 아침이다. 
문 앞에 나오면 차로 오고 가니 걸으면서도 감사한 마음뿐이고 2년 전 오늘 외삼촌의 죽음을 보면서 비슷한 또래의 외숙모도 너무 안타까웠지. 요즘 모처럼 고향 방문 중에 따님과 손녀까지 3대의 미녀들은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일 년이 돌아온다. 후배 H 여사, Y 여사의 죽음도 설상가상으로 집안의 배수관이 터지던 날의 충격 잠깐 정신을 잃었다던 나의 모습엔 남편은 아연실색.
아! 세월은 무상하구나. 다 지나갔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오늘도 오래 전 지인인 K 선생의 별세 소식. 안타깝구나. 남편의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온 지도 3년이 된다. 그날은 동우 H 선생의 부고 소식도, 미망인 친구 L 여사를 가끔 만나보면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괜찮아.
남편은 어언 80을 바라보면서도 아직도 열심히 자기 일에 충실한 건 분명 하나님 은혜로 감사할 뿐이다. 충실한 신앙도 여전하니 든든한 나의 반려자이다. 12월이 오면 48년 동고동락의 귀한 남편이다.
요즘 아들은 아시아지역에 출장 중이다. 중국과 싱가포르 등등. 가끔 각국에 다니는 아들의 임무도 막중한 일이다. 시차 적응과 집을 떠나 처자식이 없는 타지에서 어려움이 있을 테지만 난 격려한다. 보고 배우고 부닥치면 그만큼 성숙한다. 시차가 적응될 때면 귀가해야 할 아들의 안착을 기도한다. 며느리는 강인하다. 손주랑 잘 지내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소식을 자주 전한다. 어느 땐 안쓰러워서 마음이 찡한데 내가 젊었을 때 딸애가 3살 되던 해 6살 아들을 데리고 고국 체험 차 여름학교를 한 달 보내주었다.
보는 것이 교육이 된다. 자꾸 부딪치면 그만큼 성장한다. 아들은 해군사관학교 시절에 여름 내내 배를 타고 훈련과 교육에 충실했었는데 엊그제 같은데 50을 바라보니 아들아 넌 장년의 직장인이고 성공한 인생의 모범인 이다. 부모들은 이렇게 늙고 힘이 없어져도 너희는 담대 하라. 
도서실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모두 열심히 읽는다. 후배 숙영은 외손녀를 보더니 즐거운 할머니로 변하고, 초등학교 친구인 MB도 외손주를 얻고서 기뻐하는 모습들. 인생이 별것 아니다. 하루하루가 무사하면 된단다. 
엊그제 폭설이 내리고 비바람 치던 날. 그래도 감사했지.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안녕을 기도했으니. 오늘은 온화하고 햇살이 맑고 기분 좋은 월요일이다. 벌써 2019년이 다하는 즈음에 좋았던 일만 기억하자.
2018년보다는 순탄한 시간이 너무 많았음을 감사하자. 천우신조, 친정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교훈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꼭 돕는다. 어쩜 자업자득, 사필귀정, 자승자박 같은 뜻을 지닌 귀한 말씀들이 나를 반성시키는 아침나절이다.
전화기 속에서 손주 녀석들이 대꾸한다. 고마운 하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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