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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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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너무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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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정말 폭설이 많았고 추위도 엄청났다. 아직도 바람이 차고 눈 윗바람이라더니 군데군데 수북한 눈덩이들이 녹으면 도로와 주변을 말끔히 씻어준다.
이렇게 꽁꽁 얼어붙은 다리 밑의 Creek엔 청둥오리 떼들이 짝을 지어 헤엄을 즐기면서 가족을 챙기는 모습엔, 추위를 모르는 채 가끔 행인들이 던져주는 빵 부스러기를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사람들보다 가족 지킴의 본능이 강한 듯 새들의 모습이 우리를 반성시켜 주는 아침이다.
도서실에 와 있다. 조용한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인터넷에 열중인 시민들. 진지한 이웃들에게서도 정을 느끼고 배운다. 소식은 정말 소리 없이 전해지는 걸 알았다.
어느 누가 말했듯이 70을 넘은 인생이 최고의 황금기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욕심도 미움도 전혀 없다. 지금 이대로가 정말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주들 모두 중요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목욕실에서 열심히 출근 준비에 한창인 남편의 머리 말리는 소리가 잠을 깨운다.
부엌에 내려온 나는 커피를 끓이고 아침을 준비한다. 최선을 다한 정성의 식탁에 미역국과 호박 나물, 나박김치, 과일까지. 빵은 점심 도시락으로 준비했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Money is not everything!) 라는 말이 새삼 마음에 와닿는다. 
‘돈’ 생활수단에 필요할 뿐이다. 많으면 뭐 하고? 적으면 있는 대로 분수껏 사용하면 현명하다.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사치나 허영은 나한테 어울릴 수 없다. 70이 넘은 나의 생활신조는 근면하고 검소하자, 있을 때 아끼고 저축하자, 이다.
1주일에 한 번, 손주를 보러 가면 얼마라도 저금통에 넣어주는데 엊그제 합계를 보고하던 녀석이 대단하다. 많이 저금되었다고 흐뭇해하면서 여름방학에 캠프 등록비로도 충분하단다. 조그만 노력으로 딸을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다.
봄방학이라서 몬트리올 스키장엘 다녀온다고 밤에 출발하면서 연락이 왔다. 손주가 예의 바르고 의젓한 소년이 되었다. 아들이 50을 바라보는데 천천히 안전한 운전과 주말여행을 부탁한다는 인사로 끝맺음을 했다. 
3월이니 봄은 분명히 멀지 않은 것이다. 눈 밑의 풀들이 물기를 머금고 얼마 있으면 새싹으로 돋아나올 것이다. 미풍에 화단 앞에 쌓였던 눈덩이가 녹아 내린다. 희망도 함께 샘솟는다.
 오늘 P 여사, J 여사, L 선배를 만난다. 두 달 못 봤으니 궁금하다. 정과 쌓인 얘기를 맘껏 나누자. 우리 나이가 70을 훨씬 넘었어도 마음마저 늙으면 안된다. 
 주말이기에 남편과 코스코에 들른다. 쇼핑 후엔 핫도그나 피자, 감자튀김을 가끔 즐길 수 있다. 지난달 너무 아팠을 때의 식욕은 거의 고역이었다. 맛도 모르겠고, 월남 국수를 시켜놓고 국물만 조금 넘겨도 입맛이 쓰고 힘들었다.
 주여! 물난리가 나던 날에 제가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소생하도록 주님의 사랑을 주심에 고맙습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사랑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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