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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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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지난 여고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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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지난 여고 친구야”

 


 퇴근하면 늘 응답기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에드몬튼의 친구! 우린 짝꿍이었지. 바로 심정희 친구다.
 그곳에서도 <한인뉴스 부동산캐나다>를 한 주도 안빼고 애독하는, 심성도 곱고 열심이던 친구의 소식에 방대한 캐나다 땅이지만 가깝게만 느껴진다. 


 수십년 전 한번 만난 일이 있다면서, 우린 여고시절처럼 쌓인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는 친구를 위해 숙연해지는 아침이다. C 선생의 쾌차를 빕니다.
 꽃 피는 오월, 유월이나 만나면 좋겠다만 시간이 문제다.

 

 친구야, 넌 유독 공부하기를 좋아했었지. 졸업 앨범 사진을 찍으러 옥녀봉에 갈 때도 넌 책가방을 갖고 가서 짬짬이 책을 보던 모습이 선하다.
 시험 때면 넌 의레 자신 있게 답안지를 먼저 써서 “동란아, 천천히 시험 잘 봐.”했지. 그때의 네 모습이 생각난다. 3년의 짝꿍 노릇...

 

 하얀 교복과 검정치마를 유독 깔끔히도 잘 차려입은 네 모습은 정말 모든 친구가 부러워했었지. 물론 너는 언니가 상급생이어서 더 많이 보고 배운 덕도 있었겠구나.
 친구야, 졸업한 지도 어언 40여 년이 지났어도 엊그제 같기만 한 그때의 추억은 너무도 많다. 생활지도관에서의 합숙훈련, 전교 운동회와 가을소풍… 
 졸업식장에서 우린 서로 헤어짐을 너무도 아쉬워했는데.


 
 정희야! 내가 안 물어본 것, 중요한 것을 잊었구나. “손주는 몇 명이니?” 궁금하다.
 지금의 너와 나는 분명히 할머니와 노인의 대열이다. 마음은 그런데 옛날의 그 기분인 듯 착각이다.

 

 다시 감사하기는 <부동산캐나다>의 직원 제위와 사장님은 국내 어디서 누가 연락을 해도 친절히 안내해 주신다. 


 그랬었기에 옛날 친구와도 연락이 될 수 있었음을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래 못 만난 친구나 친지. 이름 석자만으로도 반갑고 설레고 벅찬 기쁨이 됩니다.
 부디 <부동산캐나다> 주간지가 전국 방방곡곡에 알려지고, 읽히고 감동되고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값진 동포 소식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항상 고마워하면서도 표현도 못 드린 것을 혜량하여 주십시오.

 

 정말 약동의 계절이다. 겨우내 지루했던 모든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자. 일어나서 걷자.
 미풍이 불어온다. 나무에도 물이 오른다. 우리 집 앞의 정원사들도 땅을 파고 나무와 꽃을 심어 가꾸고 보살핀다. 희망이 보인다. 내주에 열릴 이틀간의 경로교실도 기다려진다.
 시간을 할애하여 짬을 내어 열심히 배우자. 늦은 오후 몇 시간씩만 일해도 보람이 있다. 
 손주들은 항상 “할머니! I love you”로 작별을 말한다. “Me too, 고맙다. 녀석들아.”너희는 할머니의 활력소가 되고말고…


 색다른 책이 나오면 꼭 사서 만날 때마다 주면서 공부에 필요한 문구와 장난감도 챙겨주곤 한다.
 손주야! 엊그제 할머니가 일기를 쓰라고 사준 두꺼운 공책을 부탁했지. 지금 쓰고 있겠구나. 
 네 방 가득히 네가 배우고 익힌 학습지를 보고 희망이 있다. 나의 기대가 이뤄질 것을 믿는다. “Dream come true” 꿈이 있으면 이뤄진다. 할머니도 요즘 일본어,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아침나절 남편이 알려준 아들의 이름도 한문이라 옥편을 찾아서 써보고 익힌다. 획이 어렵다. 실력 있는 아우 남편에게도 인터넷을 통해 자세한 소식을 부탁했다. 알고 싶다. 영어도 한국말도 자꾸 배우고 알아놓자.

 벌써 유니폼으로 갈아 입어야지. 직장에 출근할 시간이다. 콧노래를 부르면서, 15분 걸어서 출근하자.
 “주님, 저에게 하루를 잘 인도해 주세요!”
-피커링에서 설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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