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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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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선배를 떠나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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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선배를 떠나 보내면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병마를 이기시지도 못한 채 아쉬운 이별을 하셨습니다. 좋아하시던 골프와 산책과 명상을 모두 접으시고 조용히 잠드신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편안한 곳에서 근심 걱정 없는 곳에서 영면하세요.

 

 

남편을 먼저 보내시고 3남매를 모두 결혼시키고 손자들과의 바쁘셨던 일상은 모두 끝이 난 셈이고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맑으셨던 소리도 내가 수술을 하러 계획이 잡혔으니 날 위해 기도 많이 하라시던 정말로 존경과 덕이 많으셨던 선배 언니. 너무 섭섭합니다.

 

 

10명의 선배를 자주 만나고 정을 나누셨다면서 자꾸 식구가 줄어드네, K 언니의 걱정의 소리가 유독 마음 아프게 들립니다. 아침 일찍 산책길에서 선배님을 생각하면서 눈물이 나옵니다.

 

 

연세보다 고우셨던 자태, 인품도 고상하셨던 언니였죠. 혼자 사셨던 기간에 병은 찾아와서 외롭고 쓸쓸한 채로 지내셨던 한 많은 여자의 일생이 누구보다도 이해가 됩니다.

 

 

아들들이 변호사로 잘 자라주었다고 욕 대학의 교수인 며느리 자랑삼아 칭찬과 격려로 자주 제게 들려주셨지요. 선배님을 똑 닮은 큰 아드님이 영정사진을 들고 장지에서 슬퍼하는 모습. 아침나절에 비가 내리더니 장례 끝 무렵에는 날씨가 맑았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을 못난 후배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느꼈어요. 가시고 나니 3~4명의 친구분도 망연자실하며 슬퍼하셨습니다.

 

 

그 연세에도 컴퓨터 실력이 대단하셨고 항상 남편을 그리워하며 저에게 있을 때 잘하라고 당부하셨죠. 당연하다고 인정은 하면서 더 잘해주지 못하는 현실도 반성합니다. 지금은 햇빛이 밝아주니 마음이 좋아지네요. 조금 전엔 춥고 비가 내렸습니다.

 

 

이 시간에 마음에 걸리는 J선배님 쾌유를 빕니다. 차츰 회복되시는 모습을 뵙기를 원합니다. 이제 운전도 못한다면서, 그러나 연세보다 고우시고 성실한 선배님을 사랑합니다.

 

 

고국이 어려워서 3남매를 친정 부모님께 부탁하고 파독 간호사로 열심히 근무하셨던 장하고 존경스런 선배 언니. 우리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사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에요. 더구나 H선배님을 먼저 작별하고 서운해하실 모습이 눈에 선해요.

 

 

이제 새봄이 되었습니다. 근심, 염려는 뒤로하셔도 됩니다. 남은 삶을 주안에서 평안히 가치 있게 보내시라고 항상 기도 많이 할겁니다. K언니도 마음이 울적하시다고 하네요.

 

 

교회에서 가끔 제 옆에서 운동을 열심히 했던 선배 언니, 가끔 모여서 차와 함께 정담을 나눴는데  올해는 못 뵈오니…언니들 모두 제 마음엔 존경하던 선배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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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절 D아우가 전화로 고마운 소식을 주었다. 다시 만나는 날을 알려주면서 여행에서의 추억을 들려준다. 요즘엔 다리가 힘들 때까지 부쩍 더 많이 걷는다. 그리고 걸으면서 생각한다.

 

 

아들의 생일날이다. “엄마, 제 나이가 40을 훨씬 넘었는데 카드는 안 보내도 좋아요”. 그래도 아들아, 엄마, 아빠의 마음은 네가 잘하고 있어도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며 더 잘 달리라고 “이랴!~” 한다.

 

 

우선 축하한다. 너의 아내 말대로 부활주일에 태어난 너를 위해서 부활절쯤에 가족이 모이자고 계획을 알려왔다. 손자들과 모여서 생일축하를 하며 귀한 잔치를 벌일 것이다.

 

 

아들아 사랑한다. 오늘 네게 카드를 보내려고 도서실에서 잠깐 적는다. (2017년 4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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