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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만남
chojungdae

 

 
눈부신 만남 
 

 

새벽 산책길에서
새싹들이 움트는 소리에 놀라
가던 길 멈추고 서서
귀 기울이고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아직은 어둠이 묻어나는 
산길을 걷다가 
아슴푸레 들려오는 
산 개울물 소리에 취해
가던 길 멈추고 숨죽이며 듣다가
앉은 채로 깜박 
잠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사랑한다’는 말
행여나 함부로 내뱉지 마라
너와 나의 만남은
둘도 없는 우연한 인연이었다는 말도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 설 때
비로소 우연한 만남도 
눈부신 사랑의 인연으로 빛나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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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곧, 만남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새로운 만남인 인연은 우리의 삶 속에서 반짝이는 별과 같은 것이고 나아가 그의 생애를 증명하는 이력이자 추억의 총체라는 말이 있다.


정말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지나온 한평생 동안 나를 스쳐간 모든 인연들을 끔찍이 사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만남이라는 신비의 바다’ 한가운데를 노를 저어 항해하면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지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불가의 용어에 시절인연(時節因緣)이란 말이 있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일진대, 어찌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만을 가지고 인연이라고 하겠는가.


어떤 일과의 만남, 잡다한 소유물들과의 만남, 그리고 어떤 깨달음과의 만남까지를 포함한, 모든 유형무형의 만남에도 다 때가 있다는 말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길지도 않은 한평생.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해어졌으며 또 얼마나 많은 일들과 사물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살아 왔던가.


신비의 기적인 인연(因緣)이, 과연 생이라는 강을 건너게해준 징검다리였음에 틀림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곰곰이 잘 생각해 보면 생의 저 건너편, 그리고 지구의 정반대 편이나 우주 어느 위성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까지도 결코 나와 상관이 없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 


상상할 수도 없이 넓은 우주의 은하계 한구석을 차지한 작은 행성인 지구에 지금 약 63억이라는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교통과 통신이 너무 발달한 나머지 한마을 지구촌이 되어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가는 좋은 세상을 우리들은 살고 있다.


그 많고도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 살면서 맺어진 우리들의 인연보다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신비의 기적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인연으로 이어진 만남도 때가 되면 이별하게 되지만 이 이별이 영원한 헤어짐이 아닌, 또다른 만남의 시작임을 우리는 알기에 우리는 결코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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