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에서 회색으로…경제난에 은퇴자들 꿈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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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금리인상과 부동산 혼란이 안락한 은퇴생활 흔들어

생활비 아끼려 집 팔고 밴에서 살거나 소도시로 떠나기도

 

 

젊은 날 열심히 일했다면 누구나 풍요롭고 여유로운 은퇴를 꿈꾼다. 
하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특히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계속되면서 은퇴자들의 미래가 회색으로 변하고 있다.

 

더 많은 은퇴자들이 인플레이션과 모기지 비용 때문에 급격한 생활방식의 변화에 직면하는 등 어려움에 맞닥뜨리고 있다.

 

집 팔고 밴에서 유랑하다
일간지 '토론토스타'에 따르면 미국 오레곤주에 사는 페기 덴트(72) 씨는 집값 때문에 '은행의 노예'가 되었다. 
6년 전 그들은 12년 동안 살았던 2층짜리 집을 55만 달러에 팔았다. 파트너와 함께 두 사람이 살기에는 집이 너무 크고, 모기지 이자 등 주택유지에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애초에 그들은 남은 돈을 챙겨 플로리다에서 새 집을 장만해 정착할 생각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RV차량을 구입했다. 북미대륙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탐험하기로 인생의 경로를 바꿨다. 
덴트 씨는 “집을 그냥 유지하면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었지만 너무 부담이 컸고, 차라리 집이 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더 많은 은퇴자들이 '밴 라이프'를 고려하고 있다.
캐나다 RV협회 관계자는 “레크리에이션 차량에서 새로운 경험을 찾는 은퇴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1~2년 동안 유랑을 하고 차량을 파는 경우도 있지만 더 오래 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올해 캐나다에서 집계된 RV 사용자(풀타임 또는 계절)의 17%는 55세 이상이다. RV 구매는 2021년 6%, 2023년에는 12% 증가했다. 
2021년 입소스(Ipsos)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RV 사용자 중 35%가 55세 이상이고, 이들 중 거의 절반이 은퇴했다. 
물론 일부 은퇴자는 대도시의 집을 팔고 보다 생활비가 저렴한 소도시로 이주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삶의 방식, 타협할 수밖에
 

딜로이트 캐나다(Deloitte Canada)와 은퇴자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한 김환(Hwan Kim) 씨는 “많은 은퇴자들이 정부 프로그램에 의존해 최소한의 생활 방식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저소득층과 비슷할 정도로 수준이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산층이라 하더라도 은퇴 이후에는 안락한 삶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고, 심지어 저소득층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캐나다인들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져 여생을 불안 속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Deloitte가 55세에서 64세 사이의 퇴직자와 퇴직 예정자 4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은퇴를 앞두고 있는 캐나다인의 55%는 저축한 금액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로 생활 방식을 타협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에 의존하는데, 이것은 유동성을 떨어뜨린다. 캐나다의 주택자산 비율은 1999년 38%에서 2019년 46%로 늘었다. 
Deloitte는 현재 은퇴가 가까운 사람들이 캐나다 평균 기대 수명 82세까지 소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려면 연금저축을 포함해 최소 34만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정 전문가는 “은퇴 계획을 세울 때 주택 가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낮선 곳으로 이사를 하더라도 재정적 형편이 나아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편안하지 않은 곳에 있을 때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른바 '스트레스 지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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