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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한국 축구
lucasyun

  • 고개 숙인 한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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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취> "주심 휘슬~~"

    경기가 끝나는 순간.

    경기장의 관중은 물론, TV 중계를 지켜보며 응원을 하던 시민들은 망연자실, 넋을 놓고 맙니다.

    붉은색 유니폼의 우리 선수들은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벗어나고...

    원정팀, 이란 선수들은 국기를 흔들며 경기장 곳곳을 누빕니다.

    같은 시각, TV 화면에는 큼지막하게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축하 자막이 뜹니다.

    이란과의 홈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은 0대 1로 지고도, 같은 조 우즈베키스탄에 비해 골득실에서 불과 한 골 차로 앞서며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경기장에는 수많은 물병이 날아들었습니다.

    얄미운 행동을 한 이란팀에 대한 항의였지만 졸전을 보인 우리 대표팀을 향한 불만의 표시이기도 했습니다.

    곧이어 진행된 월드컵 본선 진출 출정식.

    관중도, 선수도 어느 하나 웃음을 보이지 못합니다.

    <인터뷰> 이경현(축구팬) :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8연속 진출을 하면서까지도 그다지 뭐 그렇게 발전을 못 했다는 게 안타까운 겁니다."

    <앵커 멘트>

    마지막까지도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이른바 '뻥 축구'로 불리는 단조로운 전술을 탓하기도 하고,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부족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의 경기력.

    그 원인과 해법을 찾기 위해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 축구의 속내를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993년 10월 28일.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북한 경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녹취> "여러 군데 구장과 분석을 해가면서 또 우리 경기도 시청해야 하니까, 복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녹취> "경기 끝났습니다. 2 대 2 동점, 기적같은..."

    북한을 3점차로 이겼지만, 자력 진출이 어려워 불안해했던 대표팀 선수들은 갑작스런 낭보에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도하의 기적'이라고 불리며 본선 진출에 겨우 성공했지만,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던 당시 한국 축구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줬던 상황이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축구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중계진은 또다시 경우의 수와 골득실을 따지고

    <녹취> "우리 대한민국은 사실은 아직까지는 확정이 된 건 아니에요. 우리는 우즈베키스탄과 골득실을 따져야 하는 상황인데..."

    경기장에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머리만을 겨냥하는 이른바 '뻥 축구' 전술이 오랜만에 등장해 경기를 지배합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입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이번 브라질 월드컵까지 8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인터뷰> 허정무(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이라는 것은 어마어마한 큰일이에요. 사실 세계적으로도 남미에서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유럽에서는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가 8회 연속 진출을 넘어섰거든요. 이래 보면 전부 다 우승한 팀들이에요."

    하지만, 이런 대단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달성 이후 한국 축구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2013년 현재, 한국 축구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묻는 질문에 모두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시급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밉니다.

    한국 축구, 팀컬러가 사라졌다.

    <인터뷰> 한준희(KBS 축구 해설위원) : "한국 축구 하면 떠오를만한 전술적 시스템이나, 정책적 컨셉 같은 것이 잡혀있지 않다 보니까, 매 경기 매 경기를 주먹구구식으로 승점이라도 일단 확보를 하자, 이러한 스타일의 경기가 되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조직적인 경기가 나오지도 못하고 롱볼 위주의 이른바 뻥축구에 의존하는 이러한 상황들이 자꾸 노출이 되는데..." <인터뷰>이용수 KBS 축구 해설위원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면서 상대를 몰아붙이고 우리가 원하는 공격 득점을 만들어 내는 형태의 팀. 이것이 2002년까지 연결되면서 2002년에는 '파워 축구'라는 세계축구의 흐름에 짧지만 강한 인상을 줬던 2002년 대표팀의 특징과 컬러입니다. 2010년 이후에 사실은 이렇다할 특징, 한국은 이전에 했던 팀컬러보다 오히려 팀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 않은가..."

    특히 지난 11일 우즈베크와의 경기에서는 한국 축구의 특징인 '압박'이 전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상대팀의 자책골로 1대0 승리.

    패싱 게임은 고사하고 장거리 패스 위주의 경기마저 시종일관 답답했습니다.

    실제로 같은 우즈베크를 상대했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경기와 이날 경기를 비교해보면 확연히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2010년 당시 대표팀의 패스 성공률은 81%, 전체 패스 횟수는 802회 이 가운데 92%가 짧은 패스와 중거리 패스였습니다.

    반면, 지난 11일 경기에서는 짧은 패스와 중거리 패스는 77%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조선미9명지대 스포츠기록분석연구센터 팀장) : "미드필더가 강한 팀들은 이렇게 모이는 점들이 이렇게 있어요. 여기 보시면 공이 이렇게 집약됐다가 퍼지는 양상들이 보이죠? (한국팀은) 패스가 많이 왔다 갔다는 했는데, 패스 수는 많은데, 공이 모였다가 공격이 시작되는 부분을 찾기가 조금 어려워서, 미드필드에서의 역할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라는..."

    특히 대표팀의 공격력은 최근 세 차례의 최종 예선전에서 단 한 골의 필드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10년 동안 대표팀 감독이 10명!

    이러한 팀 컬러 실종의 주범은 잦은 감독 교체.

    2002년 히딩크 감독 이후 우리 대표팀을 이끈 감독은 모두 아홉 명.

    아직 정해지지 않은 최강희 감독 후임을 포함하면 모두 10명입니다.

    <인터뷰> 이용수(해설위원) :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감독을 선임할 것인가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다는 생각이고, 그 목표에 맞는 충분한 임기, 기간을 보장해주지 못했다는 부분이 결국은 잦은 교체로 이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특히 3차 예선 마지막 한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조광래 당시 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것이 현재 대표팀 문제를 야기한 발단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서형욱(풋볼리스트 대표/전 MBC 축구 해설위원) : "조광래 감독이 현대 축구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축구의 모델을 받아들여서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이런 축구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었고, 어차피 우리가 월드컵에 정말 못 나갈 것인가의 위기 상황은 아니었다고 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휘봉을 맡겼으면 좀 더 기회를 주고..."

    누구보다도 당시 상황을 아쉬워하고 있는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조 감독은 본선 진출이 목표가 아니라,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새로운 한국 축구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조광래(전 대표팀 감독) : "첫 번째로 한국 축구의 플레이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세밀한 패싱 위주로 경기를 할 생각이었고, 두 번째는 브라질 본선에서 더 빠른 템포의 패싱 게임을 통해서 한 레벨 높은 한국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벌어져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고, 본선 진출을 걱정할 정도면 나는 대표팀을 맡지도 않았을 것이고.."

    감독은 자주 바뀌고, 대표 선수도 '들락날락'

    조광래 감독이 지휘했던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

    당시 대표 선수 대부분은 불과 3개월 뒤 새로운 최강희 감독의 대표팀 소집 명단에서 사라졌습니다.

    특히 절반을 차지하던 해외파는 3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인터뷰> 김대길(KBSN 축구 해설위원) : "선수가 또 많이 바뀌게 됐죠. 또 수비를 안정시키겠다고 했는데 수비를 안정시키지 못한 것도 선수들이 너무 많이 바뀌다 보니까 수비 조직에 있어서 수비 조직의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게 되고, 최전방 공격수는 이동국 선수를 중심으로 하려는 전술 운용 자체가 주변 선수들의 이해도가 떨어지게 됐고, 선수의 선발 라인업 자체도 선수들 간에 조금 불신이 있었던 것 같거든요."

    이렇게 선수가 자주 바뀌다 보니 선수 간의 호흡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이번 최종예선 기간 중 가뜩이나 득점력이 떨어졌지만,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득점도 고작 4골이 전붑니다.

    이란전에서는 A매치 경기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형편없는 세트 플레이가 나왔습니다.

    후반전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 기회.

    김보경과 김영권이 잠시 뭔가 상의를 한 뒤, 김보경이 볼을 건드리고 지나가자, 김영권이 머뭇거리다가 급하게 패스를 합니다.

    패널티 박스 안쪽의 우리 공격수들은 골문 쪽으로 뛰어들어갔다가 다시 돌아 나오고 세트 플레이는 무위에 그칩니다.

    <인터뷰> 서형욱(플레이리스트 대표) : "굉장히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락거리다 보니까, 특히 양쪽 풀백 같은 경우에는 한 경기 좋지 않았다고 해서 다음에 아예 소집을 안 해버린다든지, 이런 식으로 들락날락하는 선수단 운용을 하다 보니까, 결국에는 약속된 플레이 서로 간에 눈빛만 봐도 서로 마음을 알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이용수(KBS 축구 해설위원) : "세트 피스는 사실 훈련의 반복으로 얻게 되는 결과입니다. 세트 피스의 정확성은 그만큼 훈련의 정도와 기간, 시간에 따라서 좌우되는데, 선수가 많이 바뀌게 되면 세트 피스의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 대표팀을 마지막 시기에 떠맡다시피 한 최강희 감독.

    최 감독은 최종 예선전까지만 팀을 이끈다는 처음의 약속대로 지휘봉을 내려놨습니다.

    <인터뷰> 최강희(대표팀 감독) : "제가 1년 반 동안 계속 편안하게 경기를 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가 많이 아쉽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못난 감독 만나서 고생한 선수들, 오늘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한테 고마움을 전합니다. 어차피 월드컵을 진출하게 됐으니까, 남은 기간 새롭게 준비를 해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까지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예선 과정에서 대표팀의 위험 징후가 나타난 만큼 적절한 대책을 세워 준비한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적인 예측도 있습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분명히 쾌거이자 자랑입니다.

    하지만, 아시아의 종이 호랑이가 아닌 축구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전면적인 쇄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