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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할 줄 모르는 국민(조갑제)
lucasyun

감사할 줄 모르는 국민
한국인은 5천 년 동안 꿈꾸던 멋진 신세계에 살고 있음에도 불평불만에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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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행복론에 관해 논하라

프랑스의 대입 논술 바칼로레아(baccalaureate)에 나왔던 문제다.

중국에선 약 1천만 명에 달하는 대입 수험생이 해마다 학과 시험 외에 논술 시험도 보는데, 성(省)과 직할시별로 문제가 다르다. 글 쓸 줄 모르는 출제위원이 주도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좋은 문제가 참 많다. 그중에는 제시문을 보고 제목을 완성하여 작문하는 문제가 있었다.

제목: 행복은 ________이다

제시문: 중국 청소년과 일본 청소년에게 설문 조사했더니, 중국 청소년은 80%가 행복이 주택과 관계있다고 했지만, 일본 청소년은 80%가 행복은 주택과 관계가 없다고 했다.

칸트(Kant)는 행복의 3요소를 일과 사랑과 희망이라 했고, 프롬(Fromm)은 일과 사랑과 놀이를 행복의 3요소로 보았다. 나는 여기에 감사를 더하여 행복의 5요소를 주장한다. 중국 논술 시험에서처럼 하나만 꼭 집어서 말하라면, 나는 감사를 들고 싶다.

행복지수에 대한 조사는 천차만별이어서 그다지 신빙성이 없지만, 2012년 4월 2일에 LA 타임스에 실린 국가별 행복지수는 믿을 만하다. 그것은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등이 연구에 참여하고 갤럽이 2005년에서 2011년에 걸쳐 조사한 것으로 158페이지에 달하는 연구 보고서와 함께 실렸다. 이에 따르면, 복지도 잘 갖춰지고 법도 잘 지켜지는 북유럽이 1위에서 10위를 거의 싹쓸이한다. (1위부터 차례로 나열하면: Denmark, Finland, Norway, Netherlands, Canada, Switzerland, Sweden, New Zealand, Australia, Ireland)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빈곤에 허덕이고, 법도 있으나마나하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꼴찌 156위 토고를 비롯하여 불행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낙천적인 중남미 국가들은 행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소득도 별로 높지 않고 법도 그다지 잘 지켜지지 않지만, 행복지수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행복이라면 모름지기 무릉도원의 행복으로 생각하는, 행복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아시아는 대체로 소득과 법치에 비해서 행복지수가 낮은 편에 속한다. 싱가포르가 33위로 가장 높다(중동까지 합하면 이스라엘이 14위로 가장 높다만). 일본은 44위, 대만은 46위, 태국은 52위, 인도는 94위, 필리핀은 103위, 중국은 112위이다. 한국은 몇 위일까? 행복지수가 1위라고 언젠가부터 한국에 널리 알려진 방글라데시는 과연 몇 위일까? 한국은 56위로 아시아에선 꽤 높은 편이다. 방글라데시는 104위에 지나지 않는다. 조사 대상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북한은 틀림없이 토고보다 낮을 것이다.

한국의 70%는 조선시대 정승보다 잘살지만, 북한의 90%는 조선시대 노비보다 못 산다. 세종조에 조선인은 제일 잘살았지만, 생선이나 돼지고기는 정승도 먹기 힘들었다. 소금에 쩐 생선 한 마리가 쌀 한 가마니보다 비쌌다. 일반인들이 돼지고기를 좀 먹게 된 것은 세종이 백성들을 어여삐 여기사 궁궐용 돼지들을 일반 백성들에게 넉넉히 분양한 덕분이다. 오늘날 농업은 국가 총생산의 3~4%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조선시대엔 농업이 80% 이상 차지했다. 생산력도 오늘날에 비하면 3분의 1도 안 되었다. 오늘날 아무리 못 사는 사람도 쉽게 사 먹는 아이스크림을 세종대왕은 구경조차 못했다. 남대문시장에서 헐값으로 살 수 있는 오리털잠바를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가면 기와집 한 채와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휩쓰는 갤럭시 휴대폰 한 대면 기와집 열 채와도 안 바꿀 것이다. 정승의 꽃가마인들 오늘날의 중고 소형 자가용에 비길 수 있을까.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의 사회간접자본시설은 조선시대엔 무릉도원의 상상 세계에서도 존재할 수 없었다. 세종은 당시로서는 장수하여 당뇨병과 그 합병증으로 54세에 붕어하셨지만, 오늘날은 달동네 사람도 54세에 죽으면 너무 억울해서 죽으면서도 눈을 감지 못한다.

무엇보다 오늘날 한국인은 법의 보호를 받는다. 조선시대는 서열 2위 영의정도 여차하면 귀양 갈 수 있고 삼족이 멸할 수도 있고 조상대대의 재산도 하루아침에 다 빼앗길 수도 있었다. 오늘날은 임수경도 본인이 감옥에 갔으면 갔지 가족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 정치 사면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감사하고 뉘우치기는커녕 대한민국에 삿대질하기도 한다. 그래도 법의 보호를 받는다. 일반인의 재산은 물론 조직폭력배의 재산도 불법재산이라는 명명백백한 증거가 없으면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한다. 대통령도 감히 정적의 재산을 빼앗지 못한다. 자유는 얼마나 넘치는가. 말할 자유, 글 쓸 자유, 국내든 해외든 돌아다닐 자유, 놀 자유, 공부할 자유, 직업을 고를 자유, 연애할 자유, 결혼할 자유, 결혼하지 않을 자유, 사치할 자유, 박물관에 갈 자유, 음악회에 갈 자유, 스포츠를 즐길 자유, 노래만 하고 먹고 살 자유, 그림만 그리고 먹고 살 자유, 산속에 숨어 버릴 자유 등등 조선시대엔 감히 상상도 못하던 낙원의 자유가 넘친다. 권력과 부를 넘치게 가진 자들도 여자를 여럿 거느리지 못한다는 것 외에는 조선시대보다 못한 것이 없다. 따지고 보면 그것도 그쪽으로 관심이 많은 자들은 조금만 잘살면 국내외에서 꼴불견 코리안 소리를 듣거나 말거나 조선시대 탐관오리나 원숭이 두목보다 더 난잡하게 살 수도 있다.

북한은 어떤가. 먹을 것도 없고 입을 것도 없고 살 집도 없다. 평양의 아파트가 제일 좋은데, 물도 안 나오고 전깃불도 안 들어오고 난방도 안 된다. 베란다마다 닭을 키우고 돼지를 친다. 아프리카 토고도 이렇진 않다. 자유는 조선시대 노비보다 훨씬 적다. 죽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말과 글로 알려진 것을 달달 외면서 만날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며 쌀 한 됫박을 구하고 눈깔사탕 하나 구하면 세상을 다 얻은 듯 눈물을 흘려야 한다. 불이 나면 제일 먼저 김일성 가족의 사진을 구해야 한다. 여행증이 없으면 아무 데도 못 간다. 한국의 노숙자도 누리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2천만 주민 누구도 못 누린다. 그래서 홍경래처럼 민란을 일으키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북한에선 김일성왕조에 조금이라도 거치적거리면 아무 죄 없이도 어제의 동지조차 바로 간첩죄를 뒤집어쓰고 집안 식구 전체가 유태인이 강제수용소에 끌려갔던 것처럼 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다. 재산은 원래 개인 소유가 아니니까, 그 자리서 몽땅 빼앗긴다. 북한에서 감사할 일은 아직도 훼손되지 않은 일부 자연과 전깃불이 없어 총총한 밤하늘의 별뿐이다. 그러나 누구도 불평불만을 얘기하지 못하고 날마다 생활총화라고 하여 김일성과 김정일의 교시와 즉흥연설에 비추어 자아비판하고 상호비판해야 하며 김일성왕조에 최상급으로 감사하고 자신과 주위 사람들은 개돼지 취급해야 한다.

이런 생지옥의 인권과 생존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악의 원흉에 대해서 비분강개하면, 한국에선 순식간에 내정간섭이다, 남북화해에 찬물을 끼얹는다, 냉전적 사고다, 매카시즘의 부활이다, 라며 평양의 궐기대회나 집단체조처럼 들고 일어나는 자들이 강가의 갈대처럼 즐비하다. 그런 자들이 말과 글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그런 자들일수록 잘 먹고 잘산다. 끼리끼리 온갖 못된 짓을 도맡아 하고는 시치미 뚝 뗀다. 이중 잣대는 그들의 전매특허다. 대한민국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칭찬하고 긍정적으로 말하면, 그게 아니라고, 사실은 그게 아니라고, 저들은 현관문까지 따라와서 무리를 지어 악악대거나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거짓을 진실이라며 박박 우긴다.

친북좌파들이 퍼뜨린 대한민국에 대한 불평불만이 온 나라에 가득하다. 하수도 오물처럼 차고 넘친다. 서울 하늘의 스모그처럼 차고 넘친다. 온통 자랑하고 감사할 일이 넘치지만, 해방 후 1961년 이전까지 한국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현재 한국이 사하라 이남처럼 비참하게 살아도 하나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북한이 바로 그 생생한 증거이지만, 위대한 지도자들을 거듭 만난 덕분에 전 세계의 후진국과 개도국과 신흥국가가 부러워하는 나라로 반세기도 안 되어 환골탈태했지만, 도무지 한국인은 자랑할 줄 모르고 감사할 줄 모른다. 스포츠와 한류 외에는 자랑할 줄 모른다. 감격에 겨워 눈물 글썽일 줄 모른다. 삼성이 소니와 노키아를 물리치고 애플을 턱밑까지 쫓아가도 자랑할 줄은 모르고 어떡하든 약점을 찾으려고 눈이 벌겋다. 이승만의 건국과 자유민주, 박정희의 법치확립과 산업화가 오늘날 멋진 신세계의 초석과 기둥과 대들보와 벽임에도 이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하는 사람들은 극우보수로, 수구꼴통으로 멍석말이 당한다.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온통 한국인은 사탕 발린 거짓에는 귀를 쫑긋 세우며 솔깃해 하고 사탕 안 발린 진실에는 데면데면하거나 삐딱하게 쳐다본다. 이러다가는 분에 넘치는 복을 한꺼번에 잃을까, 심히 걱정된다.

2013년 설날에 ‘복 많이 받으세요!’ 대신 ‘범사에 감사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