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최대한 열고 아웃 → 인 스윙 Q : 지난 주 US여자오픈에서 김주연 선수의 마지막홀 우승 벙커샷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깊은 벙커를 탈출하려면 공을 상당히 높게 띄워야 하는데 아마추어로선 꽤 어렵군요. A : 아마추어 골퍼들은 벙커에 공이 들어갔을 때 아무래도 겁을 먹게 돼요. 특히 벙커 턱이 가파르고 높다면 더욱 부담이 가지요. 하지만 요령만 잘 익히면 그리 어렵잖게 탈출할 수 있어요. 턱 높은 벙커 탈출의 핵심은 당연히 공을 높이 띄우는 일입니다. 56도인 샌드웨지의 로프트만 가지고는 턱을 넘기기가 어려울 경우 그 이상의 로프트를 만들어줘야 해요. 요령은 클럽 페이스를 열어 모래 지면과 가급적 수평에 가깝도록 눕히는 것입니다. 사진A처럼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어요. 뭐냐하면 '클럽 페이스를 연 채로 그립을 잡으라'는 것입니다. 즉 클럽을 정상적으로 잡은 상태에서 손목을 돌려 클럽 페이스를 여는 것이 아니라 먼저 클럽을 돌려 클럽 페이스를 연 뒤 그 상태에서 그립을 잡으라는 말씀이에요. 그렇게 해야 클럽 페이스가 열린 상태로 스윙이 진행되거든요. 만약 손목만 조금 돌려 클럽 페이스를 열었다면 스윙 과정에서 손목이 정상 상태로 되돌아오면서 클럽 페이스도 원위치되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클럽 페이스를 연 효과도 사라져 버리지요. 어드레스 자세도 좀 달리해야 합니다. 목표 지점보다 조금 왼쪽으로 몸을 열어 주는 거예요. 이유는 부드럽게 '아웃→인' 스윙 궤도가 만들어지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아웃→인' 궤도는 클럽 페이스가 공 아래 모래를 비끼듯 파고들면서 공을 더 뜨게 만들지요. 사진B와 그림을 보면 이해가 빠를 거예요. 이렇게 하면 공을 최소한 70도 이상 각도로 띄울 수 있어 웬만큼 깊은 '항아리 벙커'에서도 무난히 공을 탈출시킬 수 있어요. 샷 요령은 여느 그린 주변 벙커샷과 같습니다. 다부지고 간결한 샷이 필요해요. 발을 모래속에 파묻고 하체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흔들림이 없도록 하는 게 첫째지요. 그립은 단단히 잡고 공 뒤 2㎝쯤 뒤의 모래를 과감하게 찍어 칩니다. 모래 대신 공의 맨 아랫부분을 정확히 쳐 공만 살짝 떠내려고 시도하는 분을 가끔 보는데 그건 미스샷을 자초하는 편법이에요. 스윙을 얼마나 크게 할 것인지는 벙커 턱의 높이와 핀까지의 거리, 그린의 빠르기 등을 고려해 결정하세요. 클럽 페이스를 많이 열었다면 보통의 벙커 샷보다 거리가 훨씬 짧아진다는 점을 감안하고요. 물론 높이 떠서 그린에 떨어지니까 구르는 거리도 짧아지겠지요. 오버 스윙을 하거나 임팩트 때 갑자기 힘이 많이 들어가도 모래를 너무 깊이 찍거나 반대로 토핑을 하는 미스 샷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주의하시고요. 자, 이런 점들을 감안해 연습을 반복하면 어느 정도 힘으로 어느 정도를 띄워 얼마의 거리를 보낼 수 있는지 자기만의 노하우가 다져질 거예요. 벙커 샷 얘기가 나왔으니 다음 주에는 페어웨이 벙커 샷 요령을 설명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