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ON
추천업소
추천업소 선택:
추천업소 그룹 리스트
  • 식품ㆍ음식점ㆍ쇼핑1
  • 부동산ㆍ건축ㆍ생활2
  • 미용ㆍ건강ㆍ의료3
  • 자동차ㆍ수리ㆍ운송4
  • 관광ㆍ하숙ㆍ스포츠5
  • 이민ㆍ유학ㆍ학교6
  • 금융ㆍ보험ㆍ모기지7
  • 컴퓨터ㆍ인터넷ㆍ전화8
  • 오락ㆍ유흥ㆍPC방9
  • 법률ㆍ회계ㆍ번역10
  • 꽃ㆍ결혼ㆍ사진11
  • 예술ㆍ광고ㆍ인쇄12
  • 도매ㆍ무역ㆍ장비13
  • 종교ㆍ언론ㆍ단체14
tomasyoo
이름: 유 성룡 (Thomas Yoo)

현직: 캐나다 구세군 오타와 시타델 교회( The Salvation Army, Ottawa Citadel Church)
다문화권 사역 사관 (Intercultural Ministries, Pastor)

"캐나다의 다문화권 배경의 이민생활 이야기를 나누고져 합니다"
E-mail: [email protected]
Tel: 613-447-5678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2 전체: 3,591 )
자랑스런 얼굴들
tomasyoo

자랑스런 얼굴들

 

주일 오후 오랜만에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겼다.

 

물끄러미 벽에 걸린 캘린더를 바라보고 있던 나는 문득 달력 안에 있는 흑백사진 인물 앞으로 다가섰다.

 

1월 달력에는 미소 짓고 있는 여인의 얼굴이 있다.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다. 2월에는 역시 평범 무쌍한 남자의 인물사진, 3월에는 인자한 
중년부인의 환하게 웃고있는 얼굴, 계속해서 넘길 때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소박한 인물 사진이다. 10월에는 낯익은 동양인의 
얼굴이 나온다.

 

바로 나의 동갑내기 친구 데이비드 강의 모습이다. 트럼펫을 들고 있으며, 환하게 웃음짓는 평화스러운 모습, 그 밑에는 그가 손수 쓴 “Be 
Strong!(강하라)”이라는 문구와 더불어 그를 소개하는 글이 있었다.

 

위대함을 꿈꾸고, 위대한 일을 수행한 인물, 구세군의 제복을 만드는 사람, 어린이들과 어른들의 진정한 인생 상담가- 구세군에서 자라고, 
구세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나의 친구 데이비드 강(본명 강관용)은 구세군 군복을 만드는 사람이자, 한인구세군교회를 토론토에 세운 인물이다.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라는 구세군의 표어처럼 늘 남을 도우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

 

구세군 선임하사관으로 정교의 직분(Sergeant Major, 일반 교회의 장로에 해당하는 직분)으로 교회의 브라스밴드를 지휘하는 사람, 
현재 스카보로에 있는 구세군병원에서 소수민족 위원 멤버로 봉사하고 있는 숨은 일꾼, 그는 “강하라”고 말한다. 그의 인생은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비규환의 전쟁 통에서 고아가 된 그는 구세군 고아원에서 성장했다. 구세군에서 하나님도 만났고, 찬송을 배우고, 성경을 공부하며, 악기를 
만지며 켰다. 유혹도 많았다. 악착같이 이겨내며 살았다. 태권도와 온갖 구기종목을 잘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입대해서는 육군본부 군악대에서 나팔수로 복무했다. 그는 사회에서 양복기술을 배웠다. 캐나다로 이민오자 마자 처음 시작한 일이 구세군 본부에서 
유니폼을 만드는 일이었고 지금까지 25년을 한결같이 구세군 군복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그의 인생은 그의 고백과 같이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에 강할 수 있었다고 한다. 평화스럽고 순진한 그 모습에서 정말 강하고 담대함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그에게 철저한 기독교 신앙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20여년 전 뉴욕에 다녀오게 되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좌석에서 그는 린다 
라는 캐나다인 여인을 만난다.

 

옆 좌석에 우연히 앉게 된 린다와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건네다가 서로 크리스천 임을 알게 되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서로 
주소와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그 후에 데이비드가 린다를 한인 구세군교회 행사에 초대한 인연으로 린다는 해마다 데이비드가 다니는 교회의 후원자가 
되었다.

 

매년 수천불의 기부금으로 어린이들이 배우는 악기를 구입할 수가 있었다. 그 덕분에 구세군 악대는 이제 어엿한 유년부 브라스밴드와 청년 
관현악대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린다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돕고 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헌신적으로 돕는다.

 

베트남 난민들을 위해 집을 사주기도 했다. 몇 번인가 한인 구세군교회 전 가족들을 자기집으로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고 교회 바자회에는 
친구들과 함께 손수 만든 애플파이를 가지고 와서 바자행사를 돕기도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삶을 사는 분이다. 린다의 꿈은 토론의 거리 부랑인들을 
돕는 사업이다.

 

현재도 그녀는 그 프로젝트를 위해 정부기관과 끊임없이 일하고 있다. 린다는 광고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상당히 규모가 큰 모양이다. 이 
세상에는 참으로 혼돈스럽고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불의가 판을 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자랑스러운 얼굴들이 말없이 주위를 
아름답게 장식한다.

 

평범한 사람들 중의 비범한 사람들. 이 자랑스러운 하나님의 아들 딸들이 존재하는 한 살 맛 나는 세상이다. 새해부터 나의 심령 속에 뿌듯한 
자극이 온다. 삶의 현장 속에서 희망을 가져본다. 우리 생활 속에 쫓기며, 분주한 가운데에서도 이웃에게 한송이 꽃을 줄 수 있는 마음밭을 
가꿀 수 있는 소망을 그들로부터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