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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asyoo
이름: 유 성룡 (Thomas Yoo)

현직: 캐나다 구세군 오타와 시타델 교회( The Salvation Army, Ottawa Citadel Church)
다문화권 사역 사관 (Intercultural Ministries, Pastor)

"캐나다의 다문화권 배경의 이민생활 이야기를 나누고져 합니다"
E-mail: [email protected]
Tel: 613-447-5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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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문화
tomasyoo

음식문화

 

류가 태어나면서부터 먹고 마시는 본능적인 욕구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며 하루 세끼의 식사는 인간에 확실히 즐거운 행위임에는 틀림없다.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아무튼 먹고 마셔야 사는 것이니 만큼 식사행위 그 자체가 우리 인생에 그만큼 중요한 것이니 음식문화라는 단어가 결코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닐 듯 싶다.

나는 유별나게 먹고 마시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유식한 말로 식도락가는 아니다. 다만 먹고 마시는 내용과 그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므로 까다로운 사람으로 오해도 받기도 한다 (특히 집안에서). 복합문화권의 캐나다에 와서 살면서 우리나라 민족들의 먹고 마시는 소위 음식문화를 대하게 되는데 이곳 캐나다 본토 사람들은 정말로 음식문화에서는 매력이 없다.

아침에는 도넛이나 머핀 하나와 커피 한잔으로, 점심에는 햄버거나 샌드위치에다 팝(Pop)으로 때운다. 저녁에는 디너 테이블에서 포크, 나이프를 쓰는 식사를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 요리하고 할 수 없는 포장된 식품을 마이크로 웨이브에 데우거나 오븐에 넣었다가 간단하게 적당히 먹어치운다.

주말이나 특별한 날에 스테이크나 로스트 비프로 외식을 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최상의 식탁인 것이다. 음식을 되도록 이면 빨리 간단히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테이크 아웃(Take Out)과 피자(Pizza) 배달도 북미 방식이다. 아메리칸들의 간편성 음식 문화가 패스트 푸드(Fast Food)를 본격적으로 탄생시켰고, 케네디언들도 그 범주에 든다.

그런 반면 중국인들은 어떤가? 이 세상에 중국음식처럼 다양한 메뉴가 없다고 할 정도로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그들은 옷 치장은 안 해도 먹는 데는 돈을 안 아낀다. 중국 식당들마다 주말이 아니라도 온 가족이 함께 푸짐한 식사를 즐기는 장면을 자주 본다. 먹는 방법도 합리적이다. 둥근 식탁에 스프, 야채, 생선, 고기, 가금류(닭,오리), 국수, 밥 등을 따로따로 시켜놓고 여럿이 돌려가며 나누어 먹는다.

그러니 먹고 싶은 것을 골고루 먹고 식사 주문을 하는 데도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어떤 식당에는 아예 메뉴를 번호로 미리 써 놓고 손님들이 직접 번호를 적어서 웨이터/웨이트레스에게 주면 된다. 간단해서 좋고 음식이 한꺼번에 안 나와도 나오는 순서대로 각자 접시에 조금씩 담아서 들 수 있다. 다양하게 많이 먹고 오래 먹는 것을 즐긴다. 실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인의 합리성, 실용성 기질이 음식문화에 나타난다.


일본인들의 식탁을 살펴보면 정갈하기로는 끝내준다. 그런데 실제로 일식당에 가서 주문을 해보면 보기는 그럴 듯한데 실제 먹을 것이 별로 없다. 비싼 메뉴에도(사시미, 스시…) 미소스프, 튀김, 김밥, 캘리포니아롤에다 다꾸앙 정도다. 대체로 양이 적고 깔끔하다. 일본인 특유의 외관성, 형식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질이 음식에 그대로 나타난다.

한국인의 음식문화는 어떤가? 참으로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정통식으로 밑반찬, 김치, 밥, 국(찌개)을 한 상 그득히 차려놓고 여럿이 같이 먹는다. 조리 방법도 다양하고(끓이고, 졸이고, 지지고, 튀기고, 볶고, 담그고) 정성이 넘쳐야 한다. 물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김치 한가지만 해도 가히 수십 종이 넘고 그 맛도 각각 다르다. 한국 식당에 가서 주문할 때 각자 다른 음식을 시켜 음식이 각자 나올 때 먼저 먹기가 쑥스럽다. 어른을 모시고 식사할 때 더욱 그렇다. 아무튼 한국음식은 감칠맛 나고 맵고 짜고 참으로 독특하다. 한민족의 독특한 개성과 창조성이 음식에 나타난다.

끝으로 유럽에서 이민 온 나라들을 보면(불란서, 영국, 이태리, 독일, 폴란드…) 먹고 마시는 스타일이 이 곳 캐네디언이나 아메리칸들과는 영 틀리다. 그들은 패스트 푸드를 피하고 각 가정에서 홈 메이드(Home Made)요리를 즐기는 편이다. 식탁에는 와인이 있고 다양한 치즈와 손수 만든 디저트를 즐긴다. 식도락가들도 꽤 있다. 그들은 유럽 음식문화의 정통성을 고수한다.

대충 음식문화권을 살펴보면 민족마다 기질이 그대로 여실히 나타난다. 마시는 것을 보아도 북미인들의 위스키, 맥주, 중국인들의 고량주(빼갈), 일본인의 사케(Sake, 정종), 한국인의 막걸리, 소주, 유럽인의 와인, 샴페인 등을 보면 분위기를 짐작하게 된다.

평소 먹고 마시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이민 오기 전 경양식집(돌고래)를 경영해 본 적도 있고 몇 년 전만 해도 송악(Pine Valley Restaurant & Banquet Hall)이라는 연회 전문 식당을 경영해 본 적이 있다. 먹고 마시는 전문 공부를 (Food & Beverage Management) 스위스에서 한 적도 있다.

많은 고객을 상대해 보고 나름대로의 경험으로 우리 대중 음식문화에 몇 가지 매너가 아쉽다는 점을 느껴왔다. 식당에 가서 주문할 때 메뉴책을 보면서 쓸 때 없이 서비스하는 사람들을 오래 기다리게 한다. 음식 주문시 까다롭게 조리법(Recipe)을 바꾸어 오더하고, 큰소리로 종업원을 부르거나 별 큰 이유도 없는데 식당 주인을 오라 가라 한다. 행사 후 부페 음식 서비스 경우 음식이 다 식어가는 데도 주최측 주인공들이 다 와야 식사를 시작한다(참석자들이 주빈인데도 말이다). 긴 식사 기도…, 식사를 미리 하면서 진행을 해도 충분한 것을 구태여 장광설로 의례적인 행사 수순을 따른다. 또 어른들게 예의를 찾는다고 먼저 음식을 갖다 드리고는 정작 식사는 식사 기도 후 같이 하게 되니까 밤과 국은 다 식는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꾸 엉뚱한 데로 빠지는데 그랬으면 좋겠다는 평소 식당 주인편(?) 입장과 행사 참석하는 사람 편에서 한번 피력해 본 것 뿐이다. 세월 따라 날이 갈수록 입맛을 당기는 것은 우리 한국 음식 뿐이다. 가끔씩 시원한 동치미 한 대접, 칼국수 한 그릇에 녹두빈대떡 한 접시가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면 나 혼자 만의 음식 타령은 아닐 듯 싶다.

우리 토론토 교포들이여, 가까운 곳에 그래도 언제든지 한국 음식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환경에 감사하자. 그리고 가족과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운 시간을 지혜롭게 활용하자. 그래서 종업원의 서비스가 좋고 특별 메뉴가 있는 한국식당, 값싸고 맛 좋은 중국 식당, 분위기 좋은 스테이크 전문 양식당, 깨끗한 스시바… 몇몇 곳 정도는 늘 달려갈 채비가 돼 있어야 한다. 기쁘게 먹고 마시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며,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음식문화는 결코 사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