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동남아 등에서 온 동양인 이민자들이 캐나다 문화와 생활방식을 몰라 곤란을 겪고 있다. 성직자로서 이렇게 동양인과 서양인의 문화적 갈등을 치유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지난 2008년에 입학해 2012년 캐나다 UBC(유니버시티 브리티시 콜롬비아) 신학대학원 신학전공을 졸업한 가현 맥캔지 신(42, 여) 부제(신부라고도 함-사제로 올라가는 전 단계)는 한국인 중 남녀를 불문하고 지난 6월 23일 유일하게 캐나다 성공회에서 신부(부제)에 임직됐다. 성공회 신부들은 결혼을 할 수 있기에 남편인 라디 맥캔지(Roddy Mackenzie)의 성을 따 가현 맥캔지 신이 됐다. 캐나다 국적으로 한국 이름은 신가현이다. 

전남 광주가 고향인 그는 대학원에서 사귄 캐나다 변호사와 결혼해 지난 30일부터 시작한 WCC(세계교회협의회) 제10회 부산총회에 남편과 함께 참가했다. 먼저 WCC 총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휴게실에서 1일 오전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먼저 그는 캐나다 성공회 신부가 된 이유를 과거 국내에서의 힘든 삶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게 됐다는 역설적인 얘기를 했다. 

“당시 국내 있을 때 교회 신도가 아니었다. 삶이 힘들어 우연히 광주 신안교회 이화림 목사님의 설교를 듣게 됐다. 하나님이 나를 두 번 구해줬다는 말에 공감을 얻었다. 실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교통사고 등으로 고비가 있었다. 이렇게 예수님을 경험하고 캐나다로 가 다닐 수 있는 교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기도를 들어준 듯 마치 가까운 성공회 교회가 있었고, 거기에서 예배와 캐나다 문화와 영어를 배우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기도를 했는데 가까운 성공회 교회가 나타났다. 이곳에서 좋은 신부들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은 나를 하나님이 인도했다고 말했다. 바로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대학원을 가게 된 동기가 됐다.” 

캐나다 성공회에서 신부가 되려면 신학대학원을 나와야 한다. 하지만 조건은 반드시 주교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고. 

“지난 2008년 주교의 허락을 받고 UBC 신학대학원 신학전공에 입학, 지난 2012년 졸업해 석사를 받았다. 졸업을 하더라도 갈 곳이 없으면 신부가 되지 못한다. 마치 지난 6월 23일 벤쿠버시 버나비 성스테판 교회에 자리가 나 현재 사제 이전 단계인 부제로 생활하고 있다. 한국인 중 남녀를 불문하고 유일하게 캐나다 내에서 성공회 신부가 된 셈이다.” 

가현 부제에게 앞으로 성직자로서 어떤 길을 가고 싶나? 라고 물자. 곧바로 서양의 문화를 잘 모르고 이민을 온 동양인들과 서양인들의 소통 창구가 돼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제들 중 많은 신부들이 빈곤 퇴치, 인권, 환경 운동 등의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대로 일을 하고 있다. 나는 동양인과 서양인들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현재 벤쿠버는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동양인들의 이민자들이 무척 늘었다. 동양인들이 서양의 문화와 언어를 잘 이해 못해 오해가 생겨 힘들어 하고 있다. 제가 평소 존경한 주교님도 동양과 서양의 다리가 되라고 했다. 그가 주교를 은퇴하면서 일생의 꿈을 다 이뤘다고 말했다. 자신이 못한 한 가지가 동양인과 서양인의 가교 역할이었는데, 나를 통해 이루어 질 것이라는 희망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그는 1년에 한번 정도 고국을 오는데,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 한국은 의료보험, 환자 이송속도 등 병원시스템이 잘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발전 속도가 올 때 마다 다르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 성장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병원시스템이 잘 돼 있다. 캐나다는 병원비가 비싸고 환자 이송속도도 너무 늦다. 한국은 의료보험, 이송속도 등 의료 복지가 잘돼 있다.” 

그는 “평소의 삶을 기적으로 본다”면서 “항상 감사하고 참여는 것”이 자신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성직자이지만 솔직히 어려운 이웃과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 등을 잃어버리고 지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항상 주변을 돌아보고 주변의 어려운 일, 힘든 일 등을 돕고 살아가겠다. 더블어함께 하는 마음을 갖겠다.” 

특히 가현 부제는 성경 요한복음 ‘주인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너의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두 가지 개명을 항상 지키면서 살아가겠다고도 했다. 

이어 가현 부제는 “조만간 부제에서 정식 사제로 임직이 될 것”이라면서 “세계교회협의회(WCC)에 가입돼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종단이 성공회와 정교회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캐나다 벤쿠버에서 성직자로 활동하며 법조인(변호사) 남편 라디 맥캔지씨와 아들 규량(20)씨가 함께 지내고 있다. 아들 규량씨는 캐나다 명문 퀸스 대학 경제학과 1학년에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