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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하다 떠난 수녀들--옮겨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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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하다 떠난 수녀들 2005.12.29 한 평생 수녀 노릇을 하기로 결심한 그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늘 40년간 숨어서 소록도의 “문둥이 마을”에서 일한 두 수녀가 있다. 남들이 눈을 마주치는 것도 꺼려하고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려면 질색하는 한셈병(나병) 환자들을 도우면서 이국의 하늘 아래서 꽃다운 청춘을 다 보낸 이 수녀들의 이름은 마리안과 마가렛트. 어느 일간지 1면에 마리안 수녀의 환하게 웃는 모습이 실렸다. 비록 주름살은 깊지만 그의 얼굴은 어김없는 수녀의 얼굴이었다. 그 많은 선행을 숨어서 한 이 두 수녀들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를 찾아간 기자에게 “내 몸이 늙어 부담 줄까봐 몰래 떠나왔어요. 마음은 두고 왔으니, 친구들 서운해 마세요”라고 한마디 하였다고 전해진다. 좋은 일을 한 두가지 해놓고 공치사로 주변사람들을 괴롭게 만드는 이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고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자기 나라로 떠난 이들은 정녕 본받아야 할 천사들이 아닌가. 성경 말씀에도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 앞에서 칭찬을 받으려고 선을 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권력을 자랑하는 자들아, 금력을 자랑하는 자들아, 소록도에서 숨어 일하다 말없이 떠난 두 수녀 앞에 고개를 숙여라. 무릎을 꿇어라. 김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