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책길에서

늦잠에서 일어나자 창가에 비친
겨울 햇살이 하도 맑아서 
아침 일찍 공원 산책길에 나섰는데
얼굴을 할퀴는 찬바람에 코끝이 찡하다.

한 바퀴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겨울잠에 있을 다람쥐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를
쏜살같이 올라타고 내린다.

올해 띠 주인공이 쥐라는데
다람쥐 너도 쥣과에 속하는지?
쥐는 밤에 활동한다는데
넌 어찌하여 이른 아침부터

무엇이 그리도 바쁜가?
너의 행동을 알 수는 없다만
아마도 잃어버린 사랑하는 이의
그리운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애틋한 사랑의 아픈 가슴을
겨울바람에 식히느라
아침부터 분주히 쏘다니느냐 
혹 너의 도토리 동굴을 놓치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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