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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svillage
ㆍBC E.C.E.(Early Childhood Educator)

ㆍSHARE Family, Community Services 소속 parenting program Facilitator

ㆍ부모교육 프로그램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ㆍ부모자녀 대화법 전문강사

ㆍ한국,캐나다에서 25년을 아이들 함께 그리고 부모교육을 20년 하고 있음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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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죄는 자식에게 물려진다?
kidsvillage

부모의 죄는 자식에게 물려진다?

 

‘오늘 하루는 무슨 업을 짓고 살았을까……’ 

‘부모의 죄는 자식에게 물려진다.’ 
한국 슈퍼 앞에서 어느 한인교회에서 나와 나누어준 교회 홍보용 인쇄물의 제목이었다. 

몇 년 전 일이라 그 내용은 기억에 없지만 제목이 워낙 충격적이어서 오래 두고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악습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부모님께서 가지고 계신 것 중의 하나 즈음은 있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하던 행동 중에 제가 제일 싫어하던 행동을 문득 내가 아이에게 하고 있더라고요!” 
부모 교육 과정 중에 듣는 아주 흔한 고백이다. 사실 그 깨달음이 그 악습에서 자유로워지는 중요한 시작이기도 하다. 
몸에 밴 일상을 잠시 떠나 하늘과 땅을 휘적거리며 늙은 배낭 족처럼 돌아다니며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또 새해의 첫날을 맞이 했다. 

몇 세기를 꺼꾸로 돌아간 기분이 드는 아름다운 석조 건물들로 숲을 이룬 파리는 잿빛으로 추웠고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비까지 뿌리고 있었다. 

‘퐁네프의 연인들’이란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 오빠(?) 로맨티스트 남편 덕분에 우리는 쎄느강에 걸린 다리 중 가장 오래된 퐁네프 다리에서 불꽃놀이를 보며 새해의 첫날을 맞았다. 
새해가 되면 꼭 무슨 다짐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떠난 지는 오래지만 지난해 말과 올해의 지금까지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법정 스님의 말씀 ‘오늘은 무슨 업을 지었습니까?’가 그것이다. 
매일 매일을 우리가 보고, 듣고, 말하고, 행한 것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업을 쌓아가고 있단다. 그것이 좋은 업이 되든 나쁜 업이 되든---. 

순간 순간 깨어 있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어떤 업을 쌓을까를 잊지 않고 싶다. 

<물려 받은 좋지 못한 업도 씻어버릴 수 있었으면>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고 나서부터는 사진 찍는 일이 시들해 졌다. 사진을 보기 위해서 거치는 기계적(?) 절차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또 컴퓨터로 보는 것보다는 종이에 인쇄된 것을 들여다 보기를 좋아하는데 그 공정은 더 복잡하고---. 영원한 아날로그로 남으려나 싶다. 
그대신 내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 습관이 생겼다. 이 없으면 잇 

몸이 있다지 않는가. 
찰칵 찰칵 네모나게 자른 풍경들이 잠시 정지되면서 내 기억 속으로 들어 간다. 내 기억 용량은 무한대이겠지만 얼마나 꺼낼 수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마음속의 네모난 사진들 속에는 현장에 있는 냄새와 소리도 들어 있다. 

몇 시간을 헐렁하게 공항에서, 역에서 빈둥거리는 이러한 내 모습들을 마음 속의 사진기로 ‘찰칵’ 하면서 완벽하게 떠나는 것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진 속엔 알아 듣지 못하는 불어들과 가끔 그래도 반가운(?) 영어가 간간히 들리고 사람들이 끌고 다니는 큰 여행 가방 구르는 소리, 간이 식당의 음식 냄새, 바깥과 차단된 공간의 먼지 냄새도 있다.  

시간도 뒤죽박죽 되니 아예 비행기 시간이나 열차 시간말고는 이것저것 잡다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이번엔 어디로 떠날 때라도 늘 가지고 다니던 기도 책마저 잊고 나왔으니 어쩌면 하느님이 주신 완벽한(?) 휴식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주일 미사는 유서 깊고 웅장하고 중세의 박물관 같은 유럽의 큰 성당에서 신기하게도 시간에 맞추어 할 수 있었으니 보너스로 받은 아름다운 축복은 아니었는지…… 

머리 속 깊숙이 까지도 맑게 씻어주는 듯한 추운 날씨에 목도리 두텁게 하고 눈이 아프도록 그림도 보고, 조각도 보고, 오래된 유물들도 보고, 다리 아프고 피곤해 지면 ‘노는 것도 힘들다!’ 하곤 박물관 쉬는 의자에 앉아 남편과 머리 기대고 달콤한 틈새 잠도 자고---. 

유럽 밤 열차를 타고 독일 하이델베르그의 산 높이 있는 붉은 색의 오래된 고성과 영화 세트장처럼 예쁜 옛 도시를 느린 걸음으로 감상하고---. 

순간 순간에 찍는 마음속의 사진들 속에서 내가 집중하고 즐기고 누릴 수만 있다면 그것이 명상이고, 그것이 기도이고, 그것이 또한 업 짓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아이들과의 일상이 되든, 반찬을 만드는 주부의 일상이 되든, 휴가 속의 여행이 되든, 자연 속에 걷는 일이 되든---.
오늘,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하는지 생각하는 좋은 업 지으려는 깨어 있는 부모들에게는 자식에게 물려줄 죄가 있을까? 

비록 부모에게서 물려 받은 좋지 못한 업이 있더라도 씻어버릴 수 있는 능력까지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부모님 여러분, 황금 돼지해에 좋은 업들 많이 많이 쌓으시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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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키즈빌리지 몬테소리스쿨 원장 
한국심리상담연구소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전문 강사 
BC Council for Families 주관 Nobody's Perfect 의 facilitator 
문의 604-931-8138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