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든지 문명화된 사회라면 우리가 지키는 법은, 간단한 “STOP” 사인에서 복잡한 소득세법에 이르기까지, 고도로 전문화된 용어로 쓰여져 통용된다. 변호사는 수 년에 걸쳐서 이런 용어를 배우고 이해하고 사용하는 훈련을 한다. 몇 백 년을 사용해왔던 라틴어로 된 법률 용어를 단순화하려는 노력이 지난 사 반세기 동안 이루어져 왔지만 부분적인 성공에 그쳤고, 대다수의 사람에게 법이란 것은 불가사의, 알기 힘든 것으로 남아 있다. 그런 법을 소송의뢰인에게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일은 법률 직업인에게 맡겨진 일이다
법을 이해하여 적용하는 것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경우에는 특히 어려운 도전이다. 캐나다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특히 사업상 또는 상인간 거래에 있어서는, 계약당사자나 다른 법률 관계의 이해 당사자가 영어(또는 불어)를 이해하며 (법률)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사실은 당사자의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작성되었음에도 계약 내용을 이해한다고 인정하는 조항이 때때로 계약에 삽입된다. 이것은 영어에 능통한 당사자를 보호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서류의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함에도 유식한 척 보이려고 서류의 내용이나 법률 절차를 이해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간신히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당사자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계약이나 법률 관계에 쓰여진 언어에 유창한 당사자는 표준 조항(“standard” clause)이니 정형 문구(“boilerplate”)니 하면서 언어에 유창하지 않은 상대방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표준 조항이나 정형 문구도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계약이나 법률에 이러한 일반적인 조항이나 문구가 있다면, 이것들은 다른 좀더 세부적인 조항이나 문구와 마찬가지로 그 (계약)서류나 법률의 일부분으로서 읽어서 이해해야 한다.
특히 상법(라틴 학자들이 말하는 “lex mercatoria”)에는 특별한 용어가 있다. 예를 들어서 “joint and several(연대책임의)”, “guarantee(보증인)”, “indemnity(손해배상)”, “estoppel(금반언)”, “security interest(담보권)”, “lien(저당)”, “negligence(과실)”, “execution(강제집행, 서류의 서명)”, “equity(형평, 주주지분)”과 같은 말들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데, 이런 것들을 모국어로 바꿔서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말은 모국어로 바꾸기가 힘들고, 어떤 말은 모국어에 그런 뜻의 말이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번역이나 통역에는 언어에 능숙할 뿐 아니라 법률적 지식이나 경력을 구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