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이 허위목적으로 수입해 개조한 것으로 결론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북한이 지난해 4월 열병식에 공개한 신형 탄도미사일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차량을 대당 3천만위안(56억원 가량)을 주고 중국 회사에서 수입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유엔은 북한이 사용 목적을 속이고 중국 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이 차량을 수입한 뒤 개조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이는 중국이 고의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는 않은 것으로 결론내린 것을 의미한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임업성 림목무역총회사는 2010년 11월5일 중국 후베이산장항천완산(湖北三江航天万山) 특종차량공사와 계약한 임업용 벌목운반 차량 6대(WS51200)를 목재운반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최종사용자 증명서를 작성했다.
이에 앞서 후베이산장항천완산 특종차량유한공사의 모회사로 알려진 우주항공과학공업(航天科工)은 같은해 10월 비정부 외국고객과 이 차량의 첫 수출 판매 합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우주항공과학공업은 당시 발표에서 이 차량의 가격을 3천만위안이라고 공개했으며 수출을 위한 교섭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북한의 열병식 당시 이 TEL의 모습이 공개된 뒤 그동안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전문가패널이 유엔 산하 기구의 이미지 분석을 통해 분석한 결과 WS51200은 북한이 지난해 4월15일 열병식 때 공개한 TEL과 전·후면, 펜더, 배기시스템, 연료통, 타이어 등의 모양이 정확히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은 자신들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 의혹이 제기된 뒤 지난해 10월 대북제재위에 후베이산장항천완산 특종차량공사가 6대의 목재 운반차량을 북한에 수출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 차량은 TEL이나 미사일 운반차량과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미사일 운반이나 발사에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최종사용자 증명서를 어기고 WS51200을 수입해 TEL로 개조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북한은 소량의 무기거래는 제조 및 운반비용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달러보다는 유로화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패널은 70∼100대의 북한산 휴대용 대공무기를 판매하려다 적발돼 지난해 7월 영국에서 기소된 마이클 레인저와 면담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불법거래 무기 운송은 전세기를 이용하는데 그 비용이 대략 25만(2억8천만)∼30만달러(3억4천만원)로 추정된다는 점도 파악했다.
선박의 경우 대형 화물사 대신 전세 공급자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은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이나 홍콩, 대만 등의 항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25∼30대 가량의 선박을 편의치적(선박을 제3국에 등록하는 것)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보고서는 마이클 레인저와 거래한 북한 혜성무역회사는 사거리 3천500㎞ 미사일도 판매했으며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가격은 1억달러(1천150억원)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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