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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골프 스타 된 비결 ‘까다로움’
lucasyun

최경주, 골프 스타 된 비결 ‘까다로움’

까무잡잡한 피부에 떡벌어진 어깨, 그리 크지 않은 키.

한국골프의 간판 최경주(42·SK텔레콤)의 외모는 누가 봐도 전형적인 한국인이다.

메이저골프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청국장을 끓여 동료 골퍼들을 대접하겠다며 걸출한 전남 사투리로 말할 때에는 영락없는 옆집 아저씨 스타일이다.

하지만 최경주가 골프를 얘기할 때는 웃음기는 싹 가시고 진지해진다.

10년 넘게 세계 최고의 골프 무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며 8승을 올린 최경주가 8일 출간한 자서전 ‘코리아 탱크, 최경주’에서 ‘까다로움’에 대해 얘기했다.

최경주는 골프 클럽을 선택하는 데도 무척 까다롭다.

최경주는 자서전에서 "1997년 KPGA 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아이언 3세트를 하루 종일 걸려서 골랐다"고 소개했다.

특히 퍼터는 100개 이상을 잡아보고 골라야 성에 찬다. 지금도 한번만 골프채를 휘둘러 보면 1g의 작은 차이도 바로 느낀다고 한다.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화물로 부친 골프채를 중간에서 찾아 확인한 뒤 다시 부친다.

캐디 선택도 골프채 못지않게 까다롭다.

최경주는 PGA 투어 진출 초창기에 캐디에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최경주는 PGA 투어 신인 시절 캐디에게 무시를 당했다고 한다. 영어가 서툴렀던 최경주는 캐디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소중한 골프백을 클럽 하우스 앞에 두고 말없이 가버린 캐디에게 영어로 "You’re fired!"(당신은 해고야)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그 후 최경주는 자신을 존중하고 보조해 줄 수 있는 캐디를 찾을 때까지 수도 없이 캐디를 해고했다.

하지만 한번 믿는 캐디에게는 끝까지 신뢰를 지켰다.

2003년에 만난 캐디 앤디 프로저와는 2011년까지 함께 코스를 누볐다. 프로저는 지난해 60세가 되면서 은퇴했지만 최경주가 주요 대회에 출전할 때면 골프백을 멘다.

9일 한국에서 열린 CJ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최경주는 "골프는 많이 담을수록 지는 게임"라는 정의를 내리며 또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