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이색’ 카자흐, 우린 金 아니면 취급 안 해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한 개그맨은 개그 코너에서 현대사회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풍자했다. 그런데 1등만 차지하는 나라가 있다. 2,3등은 안중에도 없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이 그렇다.
2012런던올림픽 개막 10일째, 종합 순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1위 다툼이 치열하며 '톱 10'에 들어가기 위한 나라들의 경쟁도 흥미진진하다.
그런 가운데 카자흐스탄이 유난히 눈에 띈다. 카자흐스탄은 7일 오전 2시(한국시각) 현재 독일, 러시아를 제치고 7위에 올라있다. 7위에 올라있는 게 대단한 게 아니라, 그들의 편중된 메달 집계가 대단하다. 카자흐스탄은 은메달과 동메달 없이 오로지 금메달만 6개를 획득했다.
카자흐스탄은 전통적으로 힘을 앞세운 역도, 레슬링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번 런던 대회에서도 역도만 금메달 4개를 수확했다. '역도 강국'이 따로 없다.
특히, 여자선수들이 세 체급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켰다. 줄피야 친샨로(53kg급), 마이야 마네자(63kg급) 스베트라나 포도베도바(75kg급)는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며 시상대 맨 위에 올라갔다. 일리아 일린 역시 남자 역도 94㎏급에서 인상 185kg 용상 233kg로 합계 418kg을 들어 올렸다. 금메달은 물론, 세계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힘만 잘 쓰지도 않았다. 카자흐스탄은 발도 잘 굴렀다. 은퇴를 앞둔 알렉산드르 비노쿠로프는 사이클 남자 도로경주에서 조국에 '깜짝' 금메달을 안겼다. 결선에서 그는 영국의 드림팀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지난 14년간의 사이클 인생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또한,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은메달을 차지했던 여자 세단뛰기의 올가 리파코바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14m98을 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카자흐스탄이 이렇게 금메달만 잘 따는 나라였던 건 아니다.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1996애틀란타올림픽부터 참가하고 있는데 지금껏 4개 대회에서 수확한 메달이 35개다. 이 가운데 금메달은 9개뿐이다. 은메달이 12개, 동메달이 14개로 금메달보다 더 많았다. 그렇기에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만 6개를 거둔 카자흐스탄의 행보가 더욱 눈길을 모은다.
그리고 카자흐스탄은 이미 역대 올림픽 최고 순위를 예약했다. 지금껏 종합 순위 20위 이내로 진입한 적이 없지만, 역대 대회를 들춰보면 금메달 6개면 충분히 20위 안에 들어갈 게 확실시된다.
한편, 금메달을 차지한 이들에게는 모두가 부러워할 두둑한 포상금이 기다리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금메달을 따는 선수에게 25만 달러(약 2억8,100만 원)의 보너스를 약속했다. 이는 미국보다 10배나 많은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