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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코 삼총사, ‘8년만 정상’ 향해 출격
lucasyun

그레코 삼총사, ‘8년만 정상’ 향해 출격

바닥으로 추락한 한국 레슬링의 명예를 어깨에 짊어진 '그레코로만형 삼총사'가 2012 런던올림픽 매트에 선다.

55㎏급의 최규진(27·조폐공사)과 60㎏급 정지현(29·삼성생명), 66㎏급 김현우(24·삼성생명)는 5일부터 매일 한 명씩 차례로 대회에 나선다.

레슬링의 초반 기세를 책임지는 이들은 책임이 무겁다.

올림픽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밭으로 인식돼 온 레슬링이 체면을 구긴 지 벌써 꽤 긴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이래 대회마다 한 개 이상의 금메달을 수확했던 레슬링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32년 만에 '노 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이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아예 따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이번 대회에서 레슬링이 부활할 수 있느냐는 그레코로만형 삼총사의 어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한국이 강세를 보여온 그레코로만형 경량급의 간판스타이며 세계의 강호들과 가장 대등하게 겨루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통해 길러낸 '신예'인 최규진과 김현우는 지난해 12월 런던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경험이 없다는 점이 불안하지만 최근 집중적으로 경기 경험을 쌓아 경기 운영 능력이 향상된 만큼, 너무 흥분하거나 긴장하지만 않는다면 일단 메달권 진입은 어렵지 않게 해낼 것이라 기대받고 있다.

정지현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의 마지막 금메달을 수확했던 선수다.

체중 감량의 어려움 때문에 2008년 베이징에서 실패를 맛봤지만 원래 체급인 60㎏급으로 돌아와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나이가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지만 8년 전의 체력 상태를 되찾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8년 만의 금맥을 잇기 위해 이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역시 이란 선수들이다.

하미드 소리안 레이한푸르(55㎏급), 오미드 노루지(60㎏급), 모라드 아브드발리(66㎏급)는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주요 국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던 '천적'이기도 하다.

한국 선수들에 비해 체격과 힘이 월등한 이들을 넘어서기 위해 한계를 뛰어넘는 혹독한 체력 훈련을 해 왔다.

"심장을 토해낼 것 같았다"고 말할 정도로 힘든 담금질을 견뎌 낸 이들의 도전에 응원을 보낼 만하다.

셋 중 가장 먼저 매트에 오르는 최규진은 한국 시간으로 5일 밤 9시 첫 경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