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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통신5] 최경주 선수의 2, 3라운드 결정적 샷 브리핑
lucasyun
2005-04-10
글쓴이 : 김진영
여기는 지금 4월 9일 토요일 오후 2시 반입니다.
이제 막 최경주 프로가 2라운드 경기를 마쳤죠.
먼저 아무 소식도 올리지 못했던 어제 이야기를 좀 할께요…
올릴 만한 내용이 없었답니다. 여기 시간으로 오전 9시45분 1라운드 잔여경기를 시작했고
곧 이어 2라운드를 속개했는데 최경주 프로가 단 1홀을 치고
2라운드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 한참 앞 팀 선수들이 세컨 샷하기를
기다릴 때쯤인 12시 40분에 싸이렌을 울리더라구요.
비가 후두둑 후두둑 떨어졌지만 비만 보면 경기 못할 상황이 아니었죠.
하지만 천둥소리가 들리자 경기 지연이 선언됐던 겁니다.
날은 약 1시간 뒤쯤 갰고 하늘은 맑아지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주최측이 오후 4시쯤에 오늘 경기는 완전히 중단됐으니
돌아가라는 안내 방송을 하더군요. 참 나.
댈러스에서 이곳 조지아주 오거스타까지 와서 그날 바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던
한 교민은 최경주 프로 얼굴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갤러리들 중 누구 하나 화를 내는 사람이 없더군요.
무려 3시간 반을 기다렸다가 그냥 돌아가는 데 말이죠.
그리고 정말 의아했던 것은 갤러리들이 돌아가던 그때 골프용품점 문을 닫는 거에요.
물밀듯이 밀려 나가는 그들이 들어가서 사면 순식간에 큰 돈을 벌 텐데 정말 희한하더군요.
다시 컴 앞에 앉았습니다.
현지시간으로 9일 밤 12시 21분. 흑흑…
이역만리 먼 땅에서 잠도 못 자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답니다.
최 프로 3라운드 경기에 따라나가 결국 33홀 플레이를 다보고 돌아와서
이것저것 챙기고 밥 벌어 먹고 사느라고 회사 기사 보내고 뭐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물론 그 사이 씻기도 하고 밥도 먹고 그랬습니다.
오늘은 정말 하드 데이(Hard Day)입니다.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나서 하드가 진짜 먹고 싶은 날이죠.
경기 끝나고 보니까 최 프로도 거의 피곤에 절었어요.
볼 치고 돈 벌고 좋겠다 뭐 그렇게 프로골퍼를 생각하시는 분들 생각 고쳐도 되실듯,...
이거 피곤한 직업 같습니다.
각설 하고…
오늘 최 프로 플레이를 먼저 브리핑 하죠.
참, 그전에 최 프로가 전날 아들 호준(8)군이 고열에 기관지 통증으로
응급실에 가면서 늦게 잠이 든데다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가 되기 전 골프장에 도착했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이날 오후 7시35분, 그러니까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8시35분에
일몰로 경기가 중단됐으니까 연습을 포함해서 무려 11시간 이상 샷을 한 거죠.
헥헥…
이날 최경주의 플레이는 2라운드 잔여 경기의 경우 보기 위기에서
파 세이브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오후 들어 펼친 3라운드는
버디가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지루하게 밀려가는 스타일이었습니다.
플레이 중 눈길 끌었던 장면을 모아봤습니다.
■ 2라운드 10번홀(파4ㆍ495야드)=드라이버 샷이 오른쪽 나무 숲으로 떨어졌습니다.
아름드리 나무가 듬성듬성한데다 하필이면 볼이 꺾인 나뭇가지에 걸려 섰죠.
가지를 치우면 넓은 잎과 그 잎에 얼기설기 얹힌 솔잎이 볼을 움직이게 할 상황.
그대로 치자니 볼 바로 앞으로 뻗어 나온 나뭇가지 때문에 임팩트를 할 수 없었습니다.
모두들 테러블, 테러블 하면서 고개를 흔들었죠.
도저히 나뭇가지를 치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난감한 표정의 최 프로는 나뭇가지를 들려다 내려놓기를 여러 번 하다가
솔잎 하나하나를 정성껏 걷어냈습니다.
한 1~2분쯤 지루하게 소위 수술을 했죠.
그러더니 결국 가지를 치워냈습니다.
이글을 기록했을 때 나올법한 박수가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그러나 나무 숲을 뚫고 나가야 하는 난관이 남아있었죠.
최경주는 볼이 휘어 도는 거리까지 계산해 228야드라는 캐디의 말을 듣고
3번 아이언을 꺼내더니 미련 없이 풀 스윙을 했습니다.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이라는 탄성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볼은 페이드로 날아 그린까지 올라갔어요.
페어웨이에 볼을 떨궜던 마크 오메라와 재크 존슨은 세컨 샷에
온그린을 하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여기서 버디 퍼트가 들어갔어야 완전 드라만데,
파 세이브에 만족했지만 분명 ‘오늘의 샷’이었습니다.
■ 2라운드 13번홀(파5ㆍ510야드)=티 샷이 잘 맞아
300야드쯤 날아 페어웨이에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레이업을 하더군요.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볼에 흙이 묻어 있었다는군요.
그럴 경우 사이드 스핀이 생겨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방향이 틀어지기 때문에
안전하게 가기로 했다는 겁니다.
최 프로가 가장 좋아하는 거리인 그린 100~110야드 앞까지
레이업을 했고 작전대로 3온했습니다.
남은 것은 8m쯤 되는 오르막 퍼트였는데 좀 멀긴 했지만 버디,
아니 무난히 파 세이브를 하겠지 했습니다.
그러나 첫 퍼트는 짧고 파 퍼트는 홀 오른쪽을 맞춰 튕겨 보기가 됐습니다.
샷도 좋고 작전도 괜찮았는데 퍼트가 따라주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죠.
■ 3라운드 5번홀(파4ㆍ455야드)=4번홀 버디로 기세가 오른 최프로는 바람을 고려,
왼쪽 벙커를 보고 드라이버를 휘둘렀다고 합니다.
순간 바람이 멈추고 볼은 키 2개 높이의 벙커로 직행했죠.
레이업을 했지만 진흙 같은 맨땅에 모래가 뿌려진 갤러리 통로에 볼이 떨어졌습니다.
흰색 선으로 그려진 곳도 아니라 드롭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최 프로가 경기 위원에게 흰색 선이 그려진 곳과 다를 바가 뭐냐고 물어봤지만
괜히 군소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린 뒤로 훌쩍 넘어갈까 살짝 걷어낸다는 것이 너무 두껍게 맞아 4온.
보기 퍼팅은 야속하게 홀을 비켜갔죠.
이번 대회 첫 더블보기였습니다.
■3라운드 13번홀(파5ㆍ510야드)=오전에 샷을 3번 다 잘 하고도 보기를 했던
이 홀에서 이번에는 티 샷을 미스했습니다.
페어웨이를 질러 가기 위해 왼쪽 나무 숲 위로 드라이버 샷을 날렸으나
피곤한 탓인지 팔을 쭉 뻗지 못해 볼이 나뭇가지에 맞고 해저드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벌타를 받고 페어웨이에 드롭. 그린 앞까지 일단 끊어 친 뒤 웨지로 올렸는데
남은 거리가 8m로 오전에 3퍼팅한 것과 유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번에 홀인, 파세이브에 성공했어요.
휴… 얼마나 크게 한숨을 내쉬었는지 원…
그나저나 오늘까지 보면 타이거 우즈(30ㆍ미국)가 사흘째 파행 운영되며
비칠거리던 제6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살려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올해 마스터스는 첫날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경기가 늘어졌고
둘째 날은 1라운드 잔여 경기와 2라운드 1~2홀 플레이로 막을 내렸으며
사흘째인 9일은 거의 12시간 동안 플레이가 계속돼 선수들은 물론 갤러리들도 지쳐갔죠.
더구나 당초 예상과 달리 세계랭킹 순위 다툼을 펼치는 소위 ‘빅5’가
이름 값을 못하는 사이 집게 그립 퍼팅의 크리스 디마르코가
단독 선두에 나서는 바람에 예년과 달리 3라운드가 진행된 이날 오후
갤러리들이 절반 이상 코스를 빠져나가 버렸습니다.
선수 따라다니기는 좋던데 마스터스가 왜 이렇게 썰렁하냐 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우즈가 현지시간 9일 오후 7시35분 현재(한국 시간 10일 새벽 8시35분)
3라운드 9번 홀까지 단독 2위로 치고 나서 시들해졌던 골프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죠.
이 때까지 우즈의 스코어는 9언더파.
첫날부터 내내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디마르코는 13언더파로 우즈에 4타나 앞서 있지만
상승세만 보면 우즈의 기세가 더 무서워 보여 마지막 라운드 접전이 기대됩니다.
더구나 디마르코가 1, 2라운드 선두에 나선 것이 2001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인데
2001년에 우즈가 올해처럼 2라운드에서 66타를 친 뒤 결국 역전 우승했다는 거 아닙니까.
꼭 그때처럼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기싸움에서는 우즈가 유리할 거 같아요.
이날 2라운드 2번 홀부터 경기를 시작했던 우즈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엮어
6언더파 66타로 2라운드를 마쳤고 곧이어 속개된 3라운드에서는
전반 9개홀에서만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았죠.
1라운드를 2오버파로 마쳤기 때문에 중간합계 9언더파가 된 상황.
그 사이 선두 디마르코는 3라운드 9개홀에서 버디만 3개를 추가했습니다.
치열하게 더 높이 솟구쳐 오르려는 이들의 경쟁은 코스 곳곳에 마련된
대형 스코어보드를 통해 갤러리들에게 전해졌고 이날 오후 7시35분 일몰로
경기가 또 다음 날로 미뤄 질 때까지 코스를 지켰던 골프 팬들은
스코어가 바뀔 때마다 박수를 치며 반가워했습니다.
이에 따라 3라운드 잔여경기와 마지막 라운드가 치러질 10일은
평소보다 많은 갤러리들이 코스로 몰려들 전망입니다.
이모저모
○…이번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총상금이 확정됐습니다.
대회 주최측은 3라운드가 열린 이날 중계권 료와 입장권 및 기념품 판매 수익 등으로 마련된 총상금이 700만달러이며 우승상금은 126만 달러라고 발표했죠.
이는 지난해보다 총상금은 50만달러, 우승상금은 11만달러 오른 규모~
○…이날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는 잭 니클로스죠.
65세로 44년째 이 대회에 출전해 그린 재킷을 6번이나 입은 최고 선수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지만 그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이 대회에 더 이상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데다 최근 17개월 된 손자가 사고사한 뒤 충격으로 불참하려다가 이를 극복했기 때문이라고요.
○…3라운드에 함께 플레이한 최경주와 스튜어트 애플비가 모자부터 티셔츠, 바지까지 비슷한 모양과 색으로 맞춰 입은 듯 비슷해 갤러리들이 혼동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특히 1번홀에서 애플비가 티 샷은 벙커, 세컨 샷은 갤러리 의자 속으로 보내자 교민들이 놀라 달려오기도 했고요~
○…이날 2라운드 직후 1시간 만에 3라운드가 속개되면서 티 오프시간이나 조편성이 전혀 발표되지 않아 선수와 갤러리들 모두 어리둥절. 선수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다시 티잉 그라운드에 나왔고 누가 먼저 티 샷을 해야 하는지도 몰라 우왕좌왕하기도했습니다. 갤러리들은 “최고 권위를 내세우는 마스터스답지 않다”며 한마디씩 했습니다
○…유럽 선수들이 패션모델 못지 않은 색과 스타일의 의상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죠.
전날 진분홍 셔츠와 진분홍 체크바지에 분홍 모자로 치장했던 대런 클라크는 이날 주황색 티 셔츠를 입었고 녹색 바지 차림이었던 루크 도널드는 주황색 바지에 녹색 셔츠를 입고 이날 플레이를 했습니다.
워낙 튀는 스타일인 예스퍼 파네빅은 하늘색 바지에 주황색 티셔츠를 입으며 필드에서 돋보였습니다
...............마스터스통신, 최종일 경기를 본후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