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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엔지니어의 세상 사는 이야기
부제: [캐나다 국경도시 윈저에 살며 미국에서 일하는 자동차 엔지니어의 세상 사는 이야기]
현대자동차 제품개발연구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22년째 오로지 한 길을 걷고있는 자동차 엔지니어입니다.
1995년 봄, 큰 뜻을 품고 캐나다로 독립이민, Toronto에 정착하여 약 1년 동안 살다가, 1996년 봄에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도시 Windsor로 옮겨와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캐나다장로교회 소속 윈저사랑의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직분: 시무장로), 현재 미국 Michigan주 Metro Detroit 지역에 소재한 닛산자동차 북미연구소에서 Senior Project Engine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버 공간을 통하여, 캐나다의 일반적인 생활 뿐만 아니라, 특별히 캐나다나 미국의 자동차 분야에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나 현직에 계신 분들과 함께, 캐나다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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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anic GM호는 정녕 침몰하는가!
winsamo
2005-11-30
Titanic GM호는 정녕 침몰하는가!
북미 12개 공장 폐쇄, 3만 명 감원 계획 발표
11월 21일,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 General Motors (GM)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3개 공장을 포함하여, 오는 2008년까지 북미 12개 공장의 문을 닫고 직원 3만 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머잖아 미국의 General Motors가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 자리를 일본의 Toyota에게 넘겨주리라는 예측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1999년 말 아니면 2000년 초로 기억된다. 필자가 GM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을 때다. Toyota가 GM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었는데, Toyota가 공식적으로 부인함에 따라 무성했던 소문이 잠잠해진 적이 있다. Toyota는 부채가 없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이다 보니, 마음만 먹으면 GM 하나쯤은 간단히 Cash로 인수가 가능한 형편이었고 지금도 그러할 것이다. (2005년 11월 18일 痔?Toyota의 주식의 시가 총액은 GM의 그것에 14배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73년 동안 세계 1위 부동의 위치를 고수하던 General Motors의 쇠락 원인에 대한 이야기가 무성하다. 1980년대 일본 자동차 업계들의 북미시장 약진으로 Big 3(GM, Ford, Chrysler)가 위협을 받고 있던 때나 북미 사회 전반에 Restructuring, Reengineering 등 바람이 일어났을 때에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종업원들에게는 특히) Generous Motors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 철옹성 GM이었다.
GM의 끊임없는 쇠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GM이 즐겨 쓰는 약어 (Acronym) 하나가 생각난다. PMQH (People Make Quality Happen): “사람이 품질을 만든다”는 실제적이면서 철학적인 표어다. 상품의 품질도 그렇고 경영의 품질도 그렇다.
분명히 사람이 품질을 만든다. 좋은 품질을 만들기 위하여 어느 기업이나 좋은 인재를 구하여 채용하려고 한다. GM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화려한 학력과 배경을 가진 인재들로 넘쳐난다. 문제는 이러한 인재들이 가득 찬 GM이 그들이 추구하는 품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983년 3월, 필자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부속된 현대자동차제품개발연구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그곳에서 5년 반을 지냈다. 당시만해도 사회 통념 상, 소위 고급 인재들에게는 공업도시, 공해도시로 불리던 울산이라는 도시가 별 매력적인 곳이 되지 못했던 것 같다. 기아자동차나 대우자동차의 연구소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는데 용이하다며 현대자동차 중역들의 입에서도 연구소 이전 문제가 공공연히 거론되던 때였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및 연구소의 중역들 대부분이 가족은 서울에 두고 자신들만 울산에 사는 기러기 가장들이었기 때문에, 연구소 이전 문제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심각하게 와 닿는 공통 관심사가 되었던 것 같다.
과연 기업이 화려한 학력과 배경을 가진 인재들로 넘쳐난다고 하여 좋은 품질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좋은 인재가 좋은 품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대체적으로 타당한 가설로 받아 드려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도처에서 발견된다. 일본의 Toyota와 Nissan의 경우가 그러했다. 수도권 가까이에 위치한 Nissan이 지방에 있는 Toyota보다 현실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Toyota를 앞선 실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번도 내리막길을 경험하지 않고 끊임없이 상승가도를 달리는 Toyota의 비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Toyota의 탁월한 경영시스템일까? 그렇다면,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사람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사람에서 비롯된다. 좋은 품질을 이루어내기 위하여는 좋은 인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GM의 예로 돌아가 보자. 지난 73년 동안 1위를 고수했던 GM의 쇠락의 원인으로, GM에서 분사된 최대의 납품업체 Delphi의 파산 신청, 고유가 행진에 따른 판매부진 등 외부요인을 들 수 있을 것이지만, 체질화된 고비용 구조와 경영진의 전략부재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사람의 문제인 것이다. PMQH를 외치면서도 실제로 이를 뒷바침할 만한 정신적인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다.
1980년대 중반, 현대자동차가 “우리의 기술로 세계 제일의 자동차를 만들자”라는 목표를 세워놓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 당시 현대자동차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기술력을 고려하면, 만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그저 허망한 꿈 같은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대자동차를 보라! 물론, 현대자동차가 세계 정상에 이른다는 보장도 없고 이르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나날이 꿈을 이루기 위하여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꿈과 신념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절감한다. 특별히 이민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