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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scollege
조주연 (Joyoon Cho)
현 퀸즈칼리지어트 학장, 문학박사 (사회언어학)

2 Gibbs Road, Toronto, ON, M9B 6L6, CA
416-231-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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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들과 교회생활
queenscollege

캐나다에서는 물론 세계 어느 곳에 가든지 한국인 목사님께서 시무하시는 소위 한인 교회들이
참으로 많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종교가 나라의 정치와 국민의 생활, 그리고 민족정신에
참으로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불교와 유교, 그리고 기독교는 각 시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종교라고
하겠다. 기독교의 예를 들어보자. 오늘날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도 한국에 있고, 또 한국인
만큼 모든 것을 걸고 종교에 몰입하는 국민도 드물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토론토에서도,
로스엔젤레스에서도, 노스캘로라이나에서도 한인교회의 열기는 대단했다. 교민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이민생활이 곧 교회생활인 것처럼 느껴진다. 교회에 대한 관심도 많지만 불만도 많았고,
열성만큼 비판도 많았다. 감정이 이성을 앞 지르는 (emotion over reason) 한국인의 성격이 세계
어느 민족보다 가장 종교에 헌신할 수 있는 열정을 주는 것 같다.

 

이민생활에서 교회가 하는 역할은 지대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대단하다. 그리고 교회가
역할해주는 유학생들에 대한 순기능 또한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교회생활을 통해 유학생들의
정서가 순화되고, 힘든 유학생활 가운데에서도 정신적 쉼터를 찾고, 인생의 목표를 발견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필자도 교회가 한참 에너지가 폭발하는 젊은 유학생들을 위해서 순기능을 하고
또 순방향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바램이 지대하다. 이민사회에서 그리고 유학생들에 대한
교회의 영향이 큰 만큼 부득이 몇 가지 방향을 확인하고자 한다. 사실 사회언어학적으로 볼 때
금기어 (taboo language) 에 속하는 주제의 하나가 종교이지만 여기에서는 종교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교육의 문제이기 때문에 유학생들에게 어떻게 교회와의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말해두고자
한다.

 

1. 교회는 진인 (眞人) 의 갈 길을 밝혀준 성경 (Bible) 을 가르치는 곳 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말씀을 배워서 말씀대로 실천하는 인간 (a man of action) 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유학생들이 대부분 십대 (teen-ager) 이다 보니 학교에서 부족한 영어 때문에 겪은 의사소통지체
(communication lag) 를 교회의 또래그룹 (peer group) 에서 풀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히
성경 말씀 보다는 또래끼리 만나서 한국말을 많이 사용하고, 또 서로 어울리는 재미에 초점이
맞춰지고, 또래그룹에 따라서는 담배와 술 등 한국교회에서 크리스천 들에게 금기시하는 것들도
배우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학생들이 교회를 생각한다면 교회의 명예에 바람직 하지 않은 일들은
교회에서 행하면 안될 일이다. 학생들은 교회를 성스러운 곳으로, 마음을 바로 하고 몸을 가다듬는
곳, 즉 정심수기 (正心修己) 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학생들과 교회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2. 교회는 새로운 교우와 가정을 위해 안내하는 바나바를 두고 그들의 정착을 도울 뿐만 아니라
문화적 언어적 어려움을 덜어주고 또 캐나다 학교의 제도적 차이를 잘 안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자칫 너무 친절하여 시간 날 때마다 초대하면 새로 이민 온 학생들은 학교숙제를 미루게 되고 복습이
부족하여 학교생활에 문제가 된다면 이는 도움이 아니라 폐가 되는 것이다. 정에 약한 한국인들이다
보면, 특히 교인들의 지나친 친절이 잘못하면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교회생활은 새로운 이민가정의 캐나다 정착과 유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도움을 줘야 한다. 친절에
대한 수위가 조절되지 않다 보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수가 종종 있게 된다. 이는 무엇이 우선
(priority) 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명제이지, 결코 무엇이 중요한가 (importance) 에 대한 논쟁이
아니다. 이는 쓸데없는 우려가 아니라 실제적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3. 교회를 다니려면 교회를 빛내면서 다녀야 한다. 교회가 성경공부 (Bible study) 의 장 (field)
가 되어야 하고, 또 학교공부 (school work) 에 대한 도움의 장이 되어야 한다. 잘못하면 교회를
다니면서 공부에 소홀히 하게 되고, 이 때문에 교회를 욕되게 하는 수가 제법 있게 된다. 교회를
통해서 바른 예절을 배우고, 친구간의 좋은 관계를 배우며, 나와 다른 이웃들에 대한 이해와
또 그들을 통해 배움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기 중심 (self-centre) 에서 상호이해 (mutual
understanding) 로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 (consideration for others) 로 그 방향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럴 때 사람들의 입에서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들이 나오고, 그와 반대인
경우 부정적인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그 기관에 좋은 영향을 줘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4. 교회는 때로 너무 많은 일들을 한다. 예를 들면 성경공부뿐만 아니라 불어도 가르치고 태권도도
지도하고 영어도 가르치고 무용도 가르치고, 학교와 학원들이 할 일들을 할 뿐만 아니라 이민생활과
신규이민자에 대한 모든 서비스를 하려 든다. 서양격언에 “Grasp all loses all.” 이라는 말도
있고, “Do not major on minor things. Do major on major things.”라는 말도 있다. 교회가
이렇듯 모든 것에 의욕을 갖고 하기 보다는 각 방면에 전문적으로 취급 하는 곳을 소개해주고 또
신규이민자나 유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교회는 가능하면 매우 교회적인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교회에 도서관 혹은 reading room 같은
시설을 통해 성경과 신앙생활에 대한 서적을 읽게 하고 기독교인으로서 학교생활 혹은 이민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고 있을 수 있는 청소년들의 고민거리를 상담을 해주는 등의 역할이
그것이다. 교회에서 실시하는 여름 성경학교나 여름 선교 지에서 일하는 등의 일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5. 이민생활과 유학생활을 하면서 한국교회의 역할은 정말 크고 또 그 공로 또한 지대하다. 그런데
미국에 있을 때나 캐나다에 있을 때나 교회생활이 이민생활의 전부인 것 같이 여겨지는 상황을
보면서 고개가 갸우뚱 해지기도 한다. 한국교회들은 교인들에 대한 모든 것을 살피다 보니 도대체
개인적인 가정생활이 실종되는 때가 있다. 때로는 가족끼리만의 시간도 필요하리라. 그러나
교회가 그들을 그냥 두질 않는다. 캐나다의 휴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명절까지 교회가 모든 행사를
주관한다. 그리고 출석을 안 하면 모두들 부담스러울 정도로 궁금해한다. 어디에 같다 왔는지
캐물어야 직성이 풀린다. 도대체 궁금해서 못살 듯한 것이다. 너무 독차지 하는 사랑보다는
이민생활을 스스로 즐기도록 능력을 배양시켜주는 사랑 또한 필요할 성 싶다.

교육에 종사하면서 교회를 충실히 다니고 봉사하는 학생들이 착하지만 학업이 쳐지고 특히 영어가
떨어질 때 안타까운 생각이 많았다. 교회를 다니고 신앙이 좋으면서 학교에서 더욱 잘 할 때
크리스천으로서 더욱 자랑스러울 터인데, 그렇지 못 할 때면 참으로 걱정스러운 것이다. 교회생활도
잘하고 학교생활도 잘하는, 그리하여 정신적으로나 지식적으로 풍요한 학생들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할 때 교회와 유학생활은 필요충분조건 (必要充分條件)이라는 멋진 공식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