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연 (Joyoon Cho)
현 퀸즈칼리지어트 학장, 문학박사 (사회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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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을 위한 가이드: 기러기 엄마의 경우
queenscollege
2013-07-15
자녀교육에 관한 한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부모는 흔하지 않다. 그러기에 옛 어른들이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라든가, “남의 자식 얘기 함부로 못 한다” 는 등의 말씀이
있어 구전되어 오지 않는가? 자녀 교육을 위해서 캐나다에 와 계신 많은 엄마들이 계신다.
이름하여 ‘기러기 엄마’ 라고 부르는 것 같다. 한국에 계신 아빠들은 물론 큰 사업을 하시든지,
아니면 중요한 공직에 계시기 때문에 함께 오실 수 없고, 다만 한국에서의 교육으로는 자식의
앞날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 소위 유창한 영어와 함께 경쟁력 있는 선진교육을 받기
위해 대단히 희생적으로 어머니께서 자녀와 함께 캐나다에 와 계신 것이다.
우선 기러기 엄마의 경우 그분들의 희생에 걱정과 함께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나이로 보아
인생의 가장 황금기에 부부가 자녀교육을 위해서 떨어져 살며 일구월심 자식교육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을 볼 때 그 감동스러움이 한 편의 드라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다른 민족들과는
확연히 다른 일이며 그러기에 이곳 캐나다 부모들은 한국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이런 열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부모님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이, 자녀교육에
대한 희생이 한국 학생들로 하여금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들에서 현저히 두각을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러기 엄마들의 경우 특히 캐나다에 처음오시는 분들이나 오신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의
경우 참고하셔야 할 사항들이 있어서 중요한 것 들만 말씀 드리고자 한다.
1. 한국과 캐나다는 살아가는 방식이 좀 다르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한국식으로 판단하여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확실한 분들을 만나셔서 도움을 받되 비용은
계산하여 드려야 합니다. 캐나다의 격언 중에 “Demand excellence, but be willing to
pay for it.” 이라는 말이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닙니다. 여기는 모두가 시간 별로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 말을 다 듣다 보면 오해가 생기기 일 수 입니다. 그리고
일단 좋은 분을 안내자로 선택하셨으면 믿고 따라주셔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질문이 있을
때 확실히 묻고 대답에 따라서 싫고 좋고를 분명히 하셔야 합니다. 체면과 관계 때문에 억지로
결정하시면 안 됩니다. 분명하지 않은 문제를 놓고 내 식으로 추리하여 내 식으로 판단하고 내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캐나다는 캐나다의 방식이 있고 또 현실은 캐나다에
정착하시는 과정입니다. 그러기에 로마에 오면 로마인들이 하는 대로 하라 (When in Rome, do
as Romans do.) 라는 말이 전해오는 것입니다.
2. 공립학교에 입학시켰든 사립학교에 입학 시켰든 자녀들이 필요한 것은 우선 영어에 대한
이해입니다. 영어의 실력은 말(talking)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읽기 (reading), 쓰기(writing),
듣기(listening), 그리고 말하기(speaking)가 동시에 얽혀져서, 문법적이며 적절한 어휘와
정리된 구문으로 이루어진 잘 다듬어진 문장 (well refined sentences) 들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방과 후 영어보충수업은 필수가 됩니다. ‘캐나다까지 와서 과외를 해야 하나?’ 라는
질문이 예상되지만 캐나다에 왔기 때문에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수업을
듣고 충분히 이해하여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란 정말 힘들기 때문입니다.
3. 자녀들이 받는 문화적, 언어적, 사회적 충격을 엄마들이 풀어주셔야 합니다. 자녀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늘 묻게 됩니다. “학교수업 어땠어?” “괜찮아요. 할만 해요.” 엄마들은 궁금하고
자녀들은 긍정적인 대답을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우리 애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공부하러 온 학생으로서는 자연스럽고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 현지 학생들의
실력과는 현저히 차이 나기 때문에 문제해결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괜찮다고는 했지만
자녀들이 겪는 학교생활은 갈등과 인내와 자괴감과 서운함과 후회 같은 감정 등이 얽혀있습니다.
단지 영어 때문에 못 알아들어서 바보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니까요. 아이들이니 견디는 것이지
어른이신 엄마들께서 직접 학교에 가시면 언어장벽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셔서 그 다음날 포기하실
일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온 자녀들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또 영어에 대한 보충수업의 기회를
주셔서 빠른 시일 내에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주셔야 합니다.
4. 지나친 보호보다는 스스로 자기생활을 관리할 수 있는 자녀들로 만드셔야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사랑에 대한 조절이 필요합니다. 한석봉 어머니의 일화를 늘 마음에 새기시면 됩니다.
아들에 대한 냉철한 사랑의 조절이 당대의 문필가를 만들어 냈습니다. 일어나는 시간부터 자는
시간 까지 언제나 일관된 하루 일과표를 갖고 살도록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컴퓨터와 TV,
친구들은 특히 아들의 경우 캐나다 생활에 많은 변수로 작용합니다. 하루 하루의 수업을 반듯이
복습하고 또 책 읽는 습관과 일기(daily journal) 쓰는 습관을 갖게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스스로 일어나고 스스로 학교수업을 챙기고 스스로 복습하는 습관이 있으면 이미 성공적인
유학생활로 들어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5. 목표를 갖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아가도록 해주시면 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지난
주 칼럼에도 기고했듯이 학생들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가 어디에서 왔는지, 자기가 왜
캐나다에서 공부하는지를 확실히 인식하게 해주셔야 합니다. 이것이 동기가 되어 생각(think)
하게 되고, 그럴 때 행동을 위한 계획(plan)을 세우게 되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 (action)하게 됩니다. 언제나 “think > plan > do” 로 이어지는 생활을 하는 자녀가
되도록 하셨으면 합니다.
6. 캐나다에 생활하는 엄마나 자녀나 캐나다에 동화 (assimilation)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엄마들도 캐나다에 사시는 동안 캐나다 이웃들과 어울리시고, 또 자녀들이 열심히 영어의 장벽을
돌파하듯이 엄마들도 영어에 자신을 갖도록 LINK도 다니시고, 자녀들은 캐나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또 캐나다 TV를 시청하면서 학교에서도 여러 인종의 또래 (peer group)들과 재미있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매우 캐나다적인 생활 (very Canadian life)에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물론
캐나다 한국사회 (Canadian Korean Community)와 등지라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 사회에만
국한해서 사시지는 마라는 것입니다. 캐나다에 오신 것은 자녀뿐 만 아니라 엄마들도 시야를
넓히셔서 함께 세계화 (globalization)의 흐름 속에 숨쉬며 사셔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