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7(목) -이랬다저랬다 하는 까닭- 기회주의자는 이랬다저랬다 하기 마련입니다. 원칙이 없고 다만 어떻게 하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겠느냐 하는 것만을 따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일 김정일에게 일정한 철학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상대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살아남는 일이나, 그러기 위해 그가 장악하고 있는 체제를 사수하는 일 밖에는 아무런 목표나 목적을 가진 바가 없는 김정일 같은 인간을 상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이렇게 말했다가 내일은 또 딴소리를 하는 것이 그런 자의 습성의 일부이기 때문에 종잡을 수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장례식에 조문단으로 왔다가 떼를 쓰다시피 하여 이명박 대통령과 30분 동안 면담한 북의 사절단의 김기남이 김정일의 “구두 메시지”라면서 전한 말은, 6·15선언을 지켜주지 않은 것은 유감이지만 대화를 하기에는 아직도 늦지 않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자가 돌아가서는 영 딴소리만 하고 딴 짓만 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약속하고도 실무접촉을 전혀 하지 않으니,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복원했던 직통전화도 곧바로 끊어버렸다고 전해집니다. 김정일이란 도대체 어떤 인간입니까. 술만 먹으면 주사가 발작하여 김정일은 함께 술 먹은 사람들을 두들겨 패는 나쁜 버릇이 있다더니, 그의 종잡을 수 없는 언동은 모두 “주사”로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자를 상대로 하여 무슨 건설적인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런 자와 장단을 맞춘다는 것은 그래서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김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