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바마는 "성적 나쁜 학교 매년 1000곳씩 문 닫겠다"는데 입력 : 2009.05.12 22:20 / 수정 : 2009.05.12 23:09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학업성취도가 나쁜 초·중·고교를 매년 1000곳씩, 향후 5년간 5000곳을 폐쇄시켜 교장·교사들을 전원 해고한 후 새 교장·교사를 뽑아 다시 문을 열게 하겠다고 밝혔다. 안 덩컨 미 교육부장관은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며 "만성적으로 성적이 나쁜 학교는 새 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000개 학교면 미국 전체 10만개 초·중·고교의 5%에 해당한다. 미 교육부는 50억달러(6조1655억원)를 '실패학교 재(再)개교 예산'으로 확보해놨다. 미국 공교육은 실패한 교육으로 평가받아왔다. 고교생 자퇴율이 30%나 돼 시사주간 타임이 '자퇴 공화국(Dropout Nation)'이라는 특집을 싣기까지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콜로라도주(州) 덴버에서 학업성적을 향상시킨 교사에게 보너스를 주는 제도를 도입한 후 학생들 성적이 쑥쑥 올라간 것이 주목받았다. 그 후 우수 교사에게 성과급을 주고 무능한 교사는 퇴출시키는 '덴버 방식(Denver Proposal)'이 미국 교육을 바꿔가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2002년 취임 후 성적이 시원찮은 학교는 문을 닫거나 쪼개서 재개교시키는 '망가진 학교(broken schools)' 정책을 폈다. 전임 줄리아니 시장이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 정책으로 범죄를 몰아낸 것을 본떠 취약 학교를 하나하나 없애 전체 교육계 분위기를 다잡은 것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학력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낸 교장·교사에겐 최고 2만5000달러의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했다. 블룸버그 교육개혁 후 뉴욕시 초·중학교 수학 과목 낙제율은 60%에서 35%로 낮아졌다. 미셸 리 워싱턴DC 교육감도 2007년 6월 취임한 후 21개 학교를 폐쇄하고 36명 교장과 270명 교사를 퇴출시키면서 미국 교육개혁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우리도 2002년 교사 성과급 제도란 걸 도입했다. 하지만 일선학교에선 '부임 1년차 C등급→2년차 B→3년차 A →4년차 C등급…' 식으로 등급을 돌아가며 받거나 아예 성과급을 균등 배분하는 경우가 많다. 국회에 제출된 교원평가법안은 몇년째 어디로 갔는지 행방불명 상태다. 전교조 교사들은 학력평가 때면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자연학습시킨다고 교외로 나간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교육을 부러워한다지만 이런 식으로 몇년 더 지나가면 한국 대통령이 미국 교육 부러워할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