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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 4년후 'MB사람'에게 주는 경고 - 옮긴글
lakepurity
2009-03-29
[김대중 칼럼] 4년후 'MB사람'에게 주는 경고 불행히도 악순환의 징후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李대통령의 측근 참모들도 속속 연루 혐의가 드러나며 朴씨 '보험' 얘기도 나오는데… 김대중·고문 우리나라 정치인·공직자는 왜 그렇게 돈과 부정(不正)에 맥을 못 추는가? 건국 이후 수백 수천명의 공인(公人)들이 교도소에 갔고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5년례(年例)행사'처럼 전직(前職) 고위층들이 뇌물로 인해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그것을 보면서도 여전히 불법적 돈을 마다않는 일이 공직사회에서 반복되고 있다. 구조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벌(罰)이 무겁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이 천성적으로 돈에 약해서 그런지―이 부정과 비리의 악순환을 설명할 길이 없다. 근자에 노무현 정권 때 사람들이 박연차씨의 로비에 걸려 연이어 검찰에 불려가거나 구속되는 것을 보면서 차라리 깨끗한 척하지나 말았었으면 하는 고소함을 금할 수 없는 한편, 정권에 관계없이 돈 앞에 무릎 꿇는 권력의 뒷모습에 두려움마저 느낀다. 이런 권력의 추한 모습은 으레 정권이 바뀌면서 드러나곤 했다. 우리나라의 사정(司正) 기능이 살아 있는 권력에는 약해 그런 측면도 있고, 후임 정권이 자신의 상대적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전임 정권의 문제들을 들추는 측면도 있었다. 김영삼 정권 때 그 전신(前身)인 군부세력은 크게 혼이 났다. 그는 군부세력 등과 '3당 통합'을 이뤄 권력을 잡았으면서도 당선된 뒤 전임 노태우와 전두환씨를 감옥에 보내고 그들이 치부한 엄청난 액수의 돈을 환수케 했다. 그러나 YS는 대선에서 자신과 견주었던 김대중씨에게는 관대한 것처럼 보였다. YS의 측근에 의하면 YS는 당선된 뒤 DJ의 정치 자금줄을 캐고 그의 정치 역정에 쐐기를 박으려 했으나 DJ가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가자 'DJ의 정치자금'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DJ는 YS정권 중반에 정계은퇴를 번복하고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언론이 그의 위약을 비난하자 DJ의 한 측근은 "한국언론이 너무 순진하다"며 "DJ가 정계에 남아 있었으면 DJ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DJ의 '정계 은퇴'는 애당초 위장이었고 YS도 물러가는 '민주화 세력'에 더 이상 야박하게 굴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 김영삼 정권에 이어 등장한 김대중 대통령은 YS의 '안기부 자금'문제를 강삼재씨 한 사람에게 국한시키고 YS에게까지 문제를 확대하지 않았다. 이것은 어쩌면 YS에 대한 보답(?) 차원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DJ는 대선 때 상대 당 후보였던 이회창씨의 '자금'에 대해서도 그랬다. '정치자금'으로 고생을 많이 한 DJ였기에 '돈'에는 관대했던 것 같다. 노무현씨는 달랐다. 그는 그에게 패배했던 이회창씨의 선거자금과 관련해 이른바 '차(車)떼기'를 밝혀내고 관련자를 응징했다. 그는 전임자인 DJ의 '대북자금'에도 관여해 DJ의 심복인 박지원씨를 감옥에 보냈다. 비록 취임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다수당이어서 대북자금 조사를 거부할 수 없었다는 사정이 있었지만 어쨌건 그는 그로 인해 DJ측과 호남세력으로부터 '배신자'의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 노무현씨의 사람들이 지금 입장이 바뀌어 사정의 칼날을 맞고 있다. '권력과 돈'의 관계가 정권의 교체와 더불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역대의 어느 정권보다 후임정권에 약을 올린 대통령이다. '행정복합도시' 등에 후임자가 손을 못 대도록 곳곳에 대못질을 해댔으며 청와대의 인터넷 시스템을 통째로 사유화하는 등으로 현 정권의 미움을 샀다. 노씨의 형 노건평씨와 그의 연줄들의 위세도 역풍의 원인이 됐다. 어쩌면 노씨와 그의 사람들이 지금 당하고 있는 정도는 노씨 등이 너무 까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의 상황은 4년 뒤 정권이 바뀌었을 때 '이명박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되풀이될 것인가? 불행히도 악순환의 징후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측근 참모였던 사람들과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이 이미 '박연차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을 보면 굳이 '4년 후'를 염려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정가에는 박연차씨가 이미 MB정권의 탄생 전부터 MB 쪽 사람들에 '보험'을 들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MB의 당선이 확실한 당시의 상황에서 '로비의 귀재'가 허송세월했을 리가 없다는 것은 충분히 수긍이 가는 얘기다. 박씨가 잡혀가면서도 "나는 세금만 제대로 내면 된다"고 호언했던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야당은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한다. 전에 한나라당도 그런 말을 했다. 그러나 보복이라고 해도 좋다. 자를 것은 잘라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에는 손 못 대고 죽은 권력에나 칼을 댄다고 빈정대도 할 수 없다. 그래도 응징할 것은 응징해야 한다. '살아 있는' 자들에게 패가망신의 두려움과 명예를 잃는 수치심을 가르쳐줘 언젠가는 우리가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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