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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검사의 세상비판
lakepurity
2007-07-21
* [weekly chosun] 인터뷰_강금실 전 법무장관 비판한 현직 여검사 정미경씨
* “왜 강금실을 비판했냐고요?”
“‘여성 법무장관’이 아닌 법무장관이 됐어야… 프로로서 모습 보여주지 못해
코드인사에 기댄 ‘최초의 여성’은 쉽게 말해 간택된 것… ‘최초’를 넘은 진짜 리더십 키워야”
<이 기사는 weekly chosun 196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황성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 2007.07.21 21:17 / 수정 : 2007.07.2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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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근 현직 여성 검사가 펴낸 ‘여자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을 꿈꿔라’(랜덤하우스)라는 책이 화제다. 주인공은 수원지검 소속으로 2005년 8월부터 여성부에 파견 근무 중인 정미경(42) 검사. 그는 대한민국 리더가 될 후배 여성을 위해 여성 리더십의 현재와 미래, 여성 법조인으로서의 고민 등을 담은 ‘여성 리더십’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출간 직후부터 화제를 뿌렸다. 여성 리더십을 다뤄서가 아니라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비롯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비판한 대목 때문이다. 공직자를 비판하는 것이야 드문 일이 아니지만 현직 여성 검사가 여성 지도자를 실명을 들어 비판한 것은 ‘국민정서’상 흔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비판의 수위도 만만치 않다.
지난 7월 16일 서울 효자동에 있는 ‘까델루뽀’라는 한옥 식당에서 정미경 검사를 만났다. 책 표지에 나온 웃음기 없는 얼굴과 달리 밝고 씩씩한 얼굴이었다.
“아니, 강금실 전 장관을 너무 세게 비판한 건 아닌가요?”
“아, 그 말엔 동의하지 못하겠는데요.(웃음)”
사실 그의 책을 다 읽어보면 이 대목이 책의 중심이 아니란 걸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비판하는 표현과 메시지는 짧고 강했다.
“그녀로 인해 현실의 고뇌를 잊었고, 위로 받았고, 허전함도 메웠다. 그런데 그뿐이었다. 그 다음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도 우리들도.”
“박수치며 환영했던 그녀의 탈권위는 어쩐지 불안해보인다. 우리가 그렇게 예찬했던 그녀의 자유로움은 감당하기 어려운 무책임으로 느껴진다.… 한마디로 매력덩어리 그녀는 위험덩어리 그녀가 된 것이다.”
그는 전국의 일선 검사에게 이메일을 띄운 강 전 장관을 빵 달라고 외치는 백성에게 ‘그럼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대기도 했다. 정 검사에게 강 전 장관을 비판한 이유를 다시 물었다.
“제 가 검사라선지,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에 대한 기대감이 컸어요. 그의 등장은 많은 여성에게 꿈과 희망을 줬어요. 최초가 나오면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법무장관이 계속 나올 수 있는 거잖아요. 미국에서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나온 뒤에 콘돌리자 라이스가 국무장관에 임명되자 더 이상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이란 말이 안 나왔듯이 말이에요. 그랬는데 안타까웠어요.”
이 대목에서 정 검사는 말을 잘랐다. 다만 그의 책엔 “개인적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은 그녀라면 여성 전체를 위해서라도 법무장관직을 거절했어야 한다”고 쓰여 있다.
“인신공격이란 말을 들을까봐 부담스럽지 않으셨나요?”
“누 구를 인신공격한다고 마음먹었으면 이런 책을 못 쓰죠. 제가 봐도 개인적으로 그분은 매력있는 분이에요. 개인으로서 걸어온 고단한 삶, 그가 이룬 성공 모두 인정해요. 저는 개인 아무개가 아닌 공직자로서 ‘최초의 여성’을 비판한 겁니다. 그런 지도자가 될 여성 후배에게 제가 깨달은 걸 전하고,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어요.”
그의 책엔 ‘최초의 여성’이란 표현이 많다. 입법·사법·행정 각 분야에서 중요한 보직을 맡으면서 대부분 최초, 1호, 2호에 해당하는 소수의 여성을 뜻한다. 그는 ‘최초가 아닌 여성들에게’란 제목의 프롤로그를 ‘나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지 않은 여검사’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남자에 대해선 안 그러면서 여자는 한 명이 못하면 ‘여자는 다 그래’ 식이 되잖아요. 여성이 소수라서 그런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최초’라는 여성 대표들이 조심하고 조심해서 법조인이면 법조인 자질을, 정치인이면 정치인다운 자질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 책엔 한명숙 전 총리나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쓴소리도 담겼다. 정 검사는 “최근 ‘얼굴마담’이라고 비난 받거나 소위 ‘코드인사’라고 일컬어지는 여성은 대부분 최초나 소수의 여성들”이라며 “쉽게 말해서 남성에게 간택 받은 여성”이라고 이들을 칭하듯 말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해선 “얼굴마담으로 뽑혔다는 말이 사회적 편견에서 나온 말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 또한 최초 여성 스스로 극복해야 할 몫”이라고 써놓았다.
“ ‘얼굴마담’이란 표현은 한 전 총리가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했고, 언론에도 여러 번 나와서 인용한 겁니다. 그분이 걸어온 삶의 역정, 공헌도 인정해야 해요. 다만 최초의 여성 총리나 최초의 여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우리 여성들이 잊으면 안돼요.” 그는 “저 역시 그 시대의 ‘최초의 여성’이 됐다면 어땠을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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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검사에게 “원래 남에게 쓴소리를 잘하느냐”고 물었더니 “필요한 말은 한다”고 했다. 그런 그가 여성 리더십 책을 쓰게 된 데는 여성학을 공부한 게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제 가 검사로 임관된 1999년만 해도 제 위로 여성 검사는 25명 정도였어요. 그런데 2006년엔 여검사가 180명으로 늘었고 올해엔 신임검사 중 절반이 여성이에요. 이런 현상이 검찰만의 얘기가 아니겠죠. 그렇다면 여성 리더십의 형태도 바뀔 테고요. 현재 ‘여성 같은 여성 리더’ 전략을 쓰는 사람이 많다면, 이런 게 미래에도 계속 통할 수 있을까 싶더군요.”
물 한 잔을 마신 뒤, 그의 목소리에 힘이 더 실렸다. “저는 10년 안에 각 조직에서 여성이 과반수를 넘을 것으로 믿어요. ‘그들’을 모르는 조직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여자인 우리 자신들도 냉정해질 필요가 있어요.”
지 난해 여름 책을 쓰기 시작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공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일하면서 깨달았죠. 하지만 말로 꺼내놓진 않았어요. 여성학을 공부하다 보니 말로 꺼내놓고 모두가 고민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이 들대요.” 원고를 들고 직접 출판사를 찾아나섰지만 현존 인물을 실명 거론하며 비판한 대목을 부담스러워하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고려대 법대 시절부터 그는 검사를 꿈꿨다. 사법연수원 시절엔 남자친구로부터 “너는 너무 정의로워서 싫어. 친구로는 좋지만”이란 이별 통보도 받았다. 사법시험 38회에 합격한 뒤 1999년 검사로 임관돼 의정부지검, 부천지검, 군산지검, 수원지검 등을 거쳤다.
군 산지검에 근무할 당시, 군산지청에 여성 아동피해자 조사실을 마련했고 검사실에 여성 수사관을 배치하도록 했다. 그 인연으로 2005년 8월부터 여성가족부에 파견근무 중이다. 그는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같은 사건을 주로 맡아왔다.
“여자와 아이는 늘 저를 괴롭혀요. 그들의 눈물이 제 눈물이 되거든요. 검사로 일하다 보니 제가 신처럼 모든 걸 해결해줄 것으로 아는 분들을 수도 없이 만나야 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해요.”
여 성부 파견근무는 그에게 다른 지평을 열어줬다. “가장 남성적 조직인 검찰과 여성단체, 양쪽은 ‘언어’가 다르더군요. 성폭력 사건을 보는 시각도 달라요. 여성단체 쪽 분들은 무조건 여성이 피해자라고 보는 반면, 검사들은 남녀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보죠.”
그는 ‘통역사’가 된 듯 일하고 있다. 여성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하니 주변에선 “남자랑 싸우고 그런 것 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저는 투쟁, 대립 그런 것은 너무 싫어해요. 세상의 반이 남자이고, 반이 여자인데 한쪽만 행복하고 나머지가 불행하다면 나머지 한쪽도 결국 불행하게 되는 것 아닌가요?”
그는 여성에게 주어지는 보이지 않는 제약인 ‘유리 천장’을 부수지 말고 아예 ‘새 집’을 지어서 함께 잘살자고 제안한다. 그는 “여성성은 우리가 끝까지 지니고 버티고 가야 할 존재 그 자체”라면서 “무조건 부정할 게 아니라 그때 그때 필요한 덕목과 기질을 훈련하고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한다.
정 검사를 만난 법조 후배들은 “믿을 것은 실력뿐, 갈고닦고 또 갈고닦아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야 한다. “자기 직업에서 진정 창의적인 기술자가 되려면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일에 뛰어들어야 해요. 일은 사람과 달라서 어떤 순간에도 정직해요. 멈추지 않고 노력해야 ‘가짜’가 아니라 ‘진짜’가 될 수 있어요.”
그는 “검사라는 직업도 남성적인 기질뿐 아니라 경청하고 배려하는 여성적 기질 역시 중요한 것”이라면서 “이런 걸 교육·훈련하는 것은 ‘최초의 여성’ 선배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받쳐줘야 한다”고도 했다. 그래야 혼자만이 아니라 다 같이 잘할 수 있는 조직, 조직 구성원이 행복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검사는 “여성 후배들에게 꿈을 실어줄 여성 지도자가 절실하다”고 썼다.
“본인은 어떤 여성 지도자인가요?”
“아, 저는 좋은 선배가 돼야죠.(웃음)”
현직 여검사가 현 정부의 여성 지도자들을 비판한 책을 냈다고 하니 ‘혹시 정치에 뜻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반응도 나온다.
“혹시 정치해볼 생각이 있으신가요?”
“네? 정치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질문이라 당황스럽네요.”
이번 대선에서 여성 대통령 얘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저는 제가 아는 공직에 있는 여성 리더에 대해 말할 뿐이에요.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국민 몫이고요.”
모 든 부모가 자식에게 특별하건만 정 검사에게도 특별한 부모가 있었다. 그는 여성에게 아버지만큼 중요한 존재는 없다고 믿는다. 그 역시 그랬다. “직업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저를 운동장에 데리고 가서 ‘소리도 질러 봐야 지를 줄 안다’며 ‘마음껏 질러 보라’고 하셨어요. 팀워크를 익혀야 한다며 운동경기에 참가하도록 하고 응원을 시켰고요.”
그의 생모는 정 검사가 두 살 때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후 정 검사를 키운 어머니에 대해 정 검사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우리들을 사랑으로 키워주시고, 인간이란 것 하나로 가족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가르쳐 주신 분”이라며 “어머니 덕분에 다른 사람의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검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인 남편과 사이에 8살, 6살짜리 두 아들을 둔 엄마다. 그는 “힐러리 같은 아내는 싫어도 힐러리 같은 딸을 키우고 싶은 게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마음 아니겠느냐”며 “딸을 가진 아버지들이 이 책을 잃고 딸과 아버지가 대화하고, 그래서 더 많은 여성 지도자가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정 검사는 요즘도 ‘많아져라, 많아져라, 우선 많아져라’라는 주문을 외운다. 그래야 미래의 후배 여성들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장관이 되고 총리가 되고 대통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 성 개인의 잘못이 여성 전체로 번지는 선입견이 없어질 때까지 조심해야 해요. ‘내가 잘되는 것은 여성 모두의 것으로, 나의 약점은 나만의 것으로’란 공식을 만들어 나부터 후배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여성이 되지 말도록 노력해야 해요.”
그는 “개미군단처럼 영차영차 씩씩하게 걸어나오는, 쓰러져도 까맣게 무리지어 나오는 후배 여성들의 밝은 앞날을 위해서 이 책을 썼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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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룡 (ioi2002) 찬성하기 1 반대하기 0
쇠 는 강하지만 부러집니다.부러진다 해서 쇠를 사용하지 않느냐? 그렇지 않습니다.왜? 쇠는 쇠대로 그 용도가 있기에 그렇잖겠습니까.현직 여검사 정미경(42)씨와의 인터뷰된 내용을 통해 필요한 존재의 쇠를 봤습니다.성차별적인 여성으로서가 아닌 정도를 걷기 위해 노력하는 바른 한 사람을 보게 됐습니다.변해가는 도덕과 윤리의식으로 인해 걱정도 되지만 정씨로 인해 안도해 봅니다 (07/22/2007 08:37:14)
• 박문선 (pns2416)찬성하기 5 반대하기 1
현 집권세력과 연관된 사람중에 실력과능력으로 말하는사람이 몆명이나될것이며 또한 진정으로 이나라와 국민들을위해 고뇌하는사람은 몆명이나될까 이벤트에강하고 허세부리기좋아하고 나라와 국민을위해서가 아닌 자신의기분과 사적감정으로 자유대한의 앞날을 위테롭게 하는자들이바로 이정권과 그주변사람들이다 (07/22/2007 08:22:30)
• 채찬수 (cs97008619) 찬성하기 5 반대하기 1
정 권초기에 국회의원보면 애들 놀러나온듯하고 장관은 국민학교 줄반장 임명하듯이 한 이번정권보면 지금생각해도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는 생각이든다..의원선서도 잠바떼기 걸치고오는 놈이없나... (07/22/2007 08: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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