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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고백...
root
2005-04-24
40대의고백..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내 앞에서 내 맘대로 할수없는
아내의 남편입니다
명세서만 젖힌 월급봉투를 내밀며
당신을 고생시킨다고 말하면
겸언쩍어하는 아내의 무능력한 남편입니다
아이들 앞에서 내맘대로
할수없는 아이의아빠입니다
막내의물음에 만사를 제처놓고
대답부터 해야하고
큰 아이때문에 뉴스볼륨도 줄여야합니다
또한 눈 높이에
동산도가고수행평가를위한
자료와답사도 가야 합니다
내 늘어진 어깨
교복도 얻어 입히고
외식한번
케이크하나 꽃 한송이 챙겨주지 못하고
초코파이에 촛불을켜고
박수만 크게치는 그런아빠입니다
나는 내가 아닙니다
어머님 앞에서 내 마음대로
할수가없는 불효자식입니다
시골에 홀로두고
장거리 전화한통에 아내의눈치를 살피는
그런 아들입니다
가까이 모시지도 못하면서
생활비하나 못 부치는 불효자식입니다
그옛날 기름진 텃밭이 무성한 잡초밭으로
기력 쇠하신 당신모습을 느끼며
주말한번 찾아뵙는것도
눈치를 봐 야하고
당신얼굴 주름살만 늘게하는 못난아들입니다
직장에서 위 아래를보며
자신을 지탱햐야하는
40대(중견)노동자입니다
월급이라는 죄목으로
상사의 비위를 맞춰야하고
정의에 분노하는 젊은이를
감싸 안지도 못하고
그렇게 고개 끄덕이다
내 작은 새우등 고개숙인 40대남자
집에서는 직장일을 걱정하고
직장에선 가족일을 염려하며
어느하나 내맘대로
할수없는
나는 내가 아닙니다
퇴근 길 포장마차 속에서
술 한잔 비우며
뒷 호주머니 텅빈지갑을 보면서
한잔에 취하곤 돌아서는
내 모습입니다
그런나를 내 마음대로 할수가 없지만
그래도 아내와 돌아갈수있는
가 정 이있기에
나는 행복한
40대 입니다
...좋은 생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