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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작은 손
gunwoo215

< 아내의 작은 손 > 유난히 햇빛 밝았던 여름 주말. 아내와 나는 록키산맥 관광을 다녀왔다. 아내가 밴쿠버 한인 방송국에 애청자 사연을 보냈는데 채택되어 여자 아나운서에 의해 낭독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상으로 록키산맥 3박4일 여행권까지 받게 되었다. 여행기간동안 나는 줄곧 아내의 손을 잡고 다녔다. 아내의 손은 작고 앙증맞아 남자치고는 작은 내 손안에도 쏘옥 들어 왔다. 아내의 손은 만능이다. 그 손으로 그림도 잘 그리고 붓글씨도 잘 쓰고 사진도 잘 찍는다. 내 입맛에 맞는 반찬도 잘 만들어 주었고 아들을 올곧게 키웠다. 내가 어렵고 힘들 때면 두 손으로 말없이 내 손을 잡아 주었다. 이번에는 글을 잘 쓴 덕으로 내게 록키 여행을 시켜 주었다. 나와 살면서 작고 여린 손이 내게 해준 일을 생각하면 내 손이 부끄럽다. 결혼 전에는 건강하고 손 큰 여자를 보면 후덕하고 복스럽게 느껴지면서도 저 큰 손에 한방 맞으면 충격이 크겠다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 아내와 만났을 때 적어도 그런 면에서는 안심할 수 있었다. 아내의 손은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 새처럼 작고 따뜻하여 남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그런 손이었다. 그래서 내가 첫눈에 아내에게 반했던 것 같다. 추운 겨울에 데이트 할 때 아내와 내 손이 함께 들어간 내 바지주머니는 항상 넉넉하였다. 서로의 손이 작은 탓도 있었지만 내 주머니가 비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당시 나는 돈버는 재주는 별로 없고 공부하는데 돈을 쓰느라 늘 주머니가 빌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혼여행 가던 제주도행 비행기 안에서 나는 속으로 다짐했었다. 우리 두 손이 들어가 있던 내 바지주머니는 꿈으로 가득 차 있으니 차분히 하나하나 그 꿈을 현실로 꺼내어 아내의 작은 손에 가득 채워 주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깨워 황량한 사막으로 데려 온 어린 왕자에 불과했다. 내 철없는 세속적 욕심이 살아오는 동안 내 자신 뿐만 아니라 아내까지 힘들게 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새 인생을 시작하고자 밴쿠버까지 왔으나 아직까지 나는 그저 뜬구름 같은 잡히지 않는 꿈만 쫓고 있는 것 같다. 밴쿠버에서는 제일 대접받는 사람이 여자라는데 내겐 그 말이 미안하게 들리는 것은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아내는 집안 일 보랴 가게 일 하랴 2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아내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주기 위해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록키산맥 관광을 다녀오기로 하였고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꿈결같이 지나간 3박4일의 록키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아내의 자는 얼굴을 훔쳐보았다. 록키의 웅장하고 화려한 품 안에서 마냥 즐거웠던 일정이 아내를 기분 좋은 피곤함으로 몰아간 것일까. 아내는 아주 맛있는 잠에 빠져 있었다. 삼단같이 검고 윤기 나던 머릿결은 어느새 희끗희끗 은빛이 드리워지고 눈 및 잔주름은 힘겨운 삶의 독백이 어려 있었다. 모든 것이 나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아내의 입에서 가끔 미소가 번졌다. 좋은 꿈을 꾸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신혼여행 때의 비행기 안에서처럼 아내의 손을 살며시 잡아 보았다. 3박 4일간 놓칠세라 항상 꼬옥 붙잡고 다녔던 손, 남은 생애를 늘 그렇게 잡고 다녀야 할 손. 지금도 여전히 줄 수 있는 것은 희미해져 가는 꿈 밖에 없지만 그래도 아무 말 없이 여기까지 내 손을 잡고 따라와 준 손. 아내의 손을 잡고 나도 잠을 청하였다. 잡은 손을 통하여 내 꿈이 아내에게, 아내의 꿈이 내게로 옮겨지기를 바라면서 피곤한 여정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