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민이 모기지 이자율 급등에도 집을 잃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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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나 물을 아껴서라도 주택대출은 꼭 갚는 국민성에 연체율 극히 낮아


대형 금융기관 통해 승인 심사 철저…맞벌이 부부 비율 높아 사회 안전망



 캐나다는 모기지 이자율 급등에도 집을 잃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전기나 물을 아껴서라도 주택대출은 꼭 갚는 국민성으로 90일 연체율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비록 신용카드 빚을 얻거나 자동차 지불을 늦출지언정 모기지는 내고 있는 것이다.
 

 에퀴팩스(Equifax Canada)에 따르면 지난해 모기지 3개월 연체율이 전국적으로 0.19%, 온타리오주 0.08%, 토론토 CMA(Census Metropolitan Area) 0.07%로 매우 낮았다.


 광역토론토(GTA) 거주자들이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 있지만 미국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이와 관련, 주택 및 금융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은행 시스템, 노동력 구성, 미국과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어려운 경제환경에서도 연체율을 낮게 유지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에 따르면 국내 모기지 연체율이 2007, 2008년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2017년 주택시장 조정, 지난 팬데믹 기간 등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부도율의 좋은 지표로 활용된다.  


 CMHC는 “캐나다의 모기지 연체율은 1% 미만으로 ??미국보다 훨씬 낮다. 가장 높았던 1990년대에도 약 0.65%였다. 반면 2008년 경기침체기의 미국 연체율은 12%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CMHC는 “캐나다의 경우 미국만큼 모기지 상환 불이행을 않는 몇 가지 확실한 이유가 있다. 은행이 차용인의 카티지, 자동차 및 기타 투자까지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해당 주택의 담보로만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무리한 대출자의 경우는 여전히 상환 불이행 위험이 높다. 욕대 경영대학원 모세 밀레브스키 교수는 주택 소유자를 3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는 이미 주택대출을 다 갚아 더 높은 이자율과 무관한 경우, 두 번째는 여전히 모기지가 남았지만 충분한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고통을 피할 수는 그룹이다.


 우려가 되는 것은 소득의 40% 이상을 채무상환에 사용하는 상대적으로 큰 모기지를 가지고 있는 세 번째 그룹이다.


 밀레브스키는 “평균적으로 두 그룹은 괜찮은데, 나머지가 고통스러울 것이다. 캐나다인들은 다른 것을 희생하면서라도 모기지를 갚도록 어릴 때부터 훈련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와 난방, 물을 잠그는 한이 있어도 집에 대한 채무 불이행은 하지 않는다. 은행이 우리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고 그것을 갚아야 할 ‘신성한’ 의무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파산관리인 크리스 웰커는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캐나다인조차도 주택 대출을 신성한 것으로 취급한다. 신용카드 빚을 지거나 고금리로 돈을 빌리더라도 모기지는 상환한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캐나다의 모기지 90일 연체율은 0.18%였다. CMHC 및 Equifax 통계에 따르면 이는 신용카드 연체율 1.13%, 자동차 1.83%과 비교된다. 주택담보 신용대출의 경우는 0.1% 였다.


 버틀러모기지(Butler Mortgages)는 “교외 지역에서 집을 구입했고 지난 2월의 가격 정점보다 25~30% 하락했더라도 대출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았고, 적절하게 인수됐으며 여전히 직업을 갖고 있어 지불능력이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사설 또는 서브프라임 대출기관에서 받은 GTA의 약 4.5%가 취약하다. 1년 전에 모기지를 받은 이들은 갱신해야 하며 이자율이 2배로 뛴다. 지불 부담이 54% 정도 늘어 문제다”고 강조했다.


 웰커는 “캐나다인과 미국인의 가장 큰 모기지 차이점은 주거주지에 대한 이자가 미국에서는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어 최대한 빌리도록 유인하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로열르페이지 필 소퍼 CEO는 “미국의 정책은 레버리지(차입)가 좋다는 사고방식을 유도한다. 그러나 캐나다는 모기지를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갚았을 때 기뻐한다”고 주장했다.


 소퍼는 “현재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보다 지난 2008년이 훨씬 더 큰 경제적 사건이었다. 당시 캐나다의 부도율이 약 0.45%까지 치솟았지만 여전히 0에 가까운 낮은 수준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캐나다의 금융체계는 소수의 대형은행이 주도하는 구조로 인해 대부분의 모기지가 높은 수준으로 표준화 돼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큰 위험을 감수하는 소규모 은행들이 거의 없다. 비록 혁신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경제 혼란기에 부도나 은행의 파산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캐나다는 미국보다 여성 노동력이 많다. 즉 맞벌이 가구가 더 많은 이유로 인해 주택 소유율이 약 5% 높고, 채무 불이행 위험도 감소한다. 직장을 잃어도 집에 여전히 소득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 안전망이며, 긴 출산휴가, 아이를 낳고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능력과 연관된다"고 덧붙였다. (김효태 기자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