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방현 르포) 르네상스와 쿠바 골프산업의 새 전기
budongsancanada
2016-02-26
해마다 겨울이 오면 추운 나라에 사는 스노버드들은 따뜻한 남쪽나라를 동경한다. 그 중에서 골프 애호가들이 낭만과 환상의 나라 ‘카라브해의 천국’으로 불리는 쿠바 바라데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것은 저마다 크나큰 축복이라 생각한다.
1998년 쿠바를 방문했던 교황 바오로 2세는 “인간의 눈으로 본 것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땅”이 쿠바라고 격찬했다. 게다가 반도의 관광도시 바라데로 골프장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가운데 푸른 잔디를 밟으면서 백구를 하늘로 날리는 골퍼들에겐 그야말로 카리브해의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오랫동안 미국과 쿠바가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 이후 다음 해인 1962년 혁명 동지인 체 게바라와 골프 게임을 해서 진 뒤 카스트로는 쿠바에 “골프 말살” 정책을 폈다는 일화는 그 옛날 역사의 뒤안길에 유물로 남게 되었다.
이제 정권을 물려받은 동생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은 집권 후 처음으로 자국민의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어 개인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소유할 수 있고, 또 공산혁명 후 처음으로 개인 자동차와 부동산 매매도 허용했다. 그리고 자국민의 사유재산권 부여 완화정책과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 ‘경제개혁’ 정책을 펼치면서 쿠바 골프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쿠바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은 캐나다를 비롯하여 영국, 스페인 등 유럽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수교 이후 미 관광객들과 한인 스노버드들은 지금까지 굳게 빗장이 잠긴 조항 중에 우선시해야 될 민간항공과 관광객 자유여행으로 개방되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쿠바정부는 앞으로 밀어닥친 미국의 관광객을 염두에 두고 우선 외국관광객 유치정책의 하나로 골프산업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쿠바 유일의 골프코스인 바라데로골프클럽을 운영하는 페트로 크리인 초비를 만나 미국과 쿠바의 외교정상화 이후 어떻게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나 질문했다.
초비는 쿠바 시가를 입에 물고 부드러운 성품과 호탕한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하여 <바다와 노인>의 주인공 헤밍웨이의 명언 중에서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는 말을 하면서 이미 쿠바의 골프산업에 봄이 왔다고 말했다.
바라데로골프클럽은 현재 초비와 여성 지배인 마리아가 120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운영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친절하게 클럽하우스 2층 페티오 바에서 1시간 동안 25세의 차세대 골프장 운영 인턴 Jorge Luis가 동석한 가운데, 어제와 오늘의 쿠바 골프장의 변화된 모습과 미래의 새로운 골프장 증설에 따르는 청사진을 설명해 주었다.
쿠바 골프장의 역사와 미래의 청사진
1930년 미국업체가 9홀로 개장한 바라데로 골프장은 이후 소련 붕괴 후 자구책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하면서 1998년 18홀로 개조했다. 이곳 바라데로골프클럽은 쿠바에서 18홀 규모 골프장으로 유일하다. 이외 아바나에 9홀 골프장이 있으며 주재 외교관들과 상사원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바라데로 골프장의 실소유자는 누구냐에 대한 질문에 마리아 총지배인은 “여기 보이는 현 프로샵 건물과 옆 3층 건물은 현재 쿠바사회의 고위층과 부유층이 연회장과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때는 피델 카스트로가 휴양지로 사용했던 건물이라 하는데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1929년 미국의 대부호인 맥시언 아이언 드퐁(Maxion Irone Dufont)이 바라데로 반도 전체 땅을 매입하여 이곳에 미국인들의 휴양지를 만들었다. 바라데로 현 골프장과 인근의 식당 및 고급 호텔이 그녀의 소유지였다. 1959년 쿠바혁명 이후 골프장을 비롯하여 반도 바라데로 전체를 카스트로 혁명정부가 접수했다.
지금의 바라데로 골프장은 20km 이상 길게 뻗은, 해변으로 유명한 휴양지 바라데로에 있다. 캐나다의 골프장 설계사가 시공한 바라데로 골프클럽은 대서양에 맞닿은 링크스 코스다.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유러피언챌린지 투어와 그랜드파이널 대회를 유치했고, 페덱스컵 챔피언 핸릭 스탠손이 2000년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에 쿠바 관광부는 Palmares S.A. 회사와 바라데로 골프클럽과 함께 해외전문 프로, 아마추어들을 초청하여 국제대회를 연다. 특별히 대회는 클럽하우스 고급 Xanadu Mansion을 이용할 수 있는 특혜 속에 10월 4일부터 8일까지 ‘Cuba Golf Grand Tournament’가 바라데로 골프장에서 개최한다. 참가비는 150페소(초청된 참가자 60페소)다.
초비는 “쿠바는 외국 기업과 합작으로 골프리조트도 여러 개를 건설한다”고 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2050년이 되면 쿠바에 미 플로리다 스타일의 골프장이 가득 들어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수교 이후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산당 기관지 Granma가 지적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한 관광분야다. 분명히 미국의 관광객 수는 작년의 2배인 2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년간 총 관광객 400만명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쿠바의 관광수입은 년간 20억 달러 안팎으로 국가재정을 충당하는데 두 번째 순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미 지난해부터 바라데로 국제공항 인근에 영국의 에센시아 호텔&리조트, 쿠바 팔마래스의 골프리조트를 착수했다고 한다. 관광부에 따르면 양측은 바라데로 신 골프장 건설에 3억5천만 달러를 들여 골프코스와 함께 객실 2천개, 소핑몰 등 부대시설을 갖춘 ‘라 카르보네라’ 리조트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그뿐만 아니라 수도 아바나 인근에는 또다른 18홀 골프장을 신설하도록 정부에서 허가한 상태라고 한다. 이곳도 외국기업과 합작형식으로 전개되는데 놀랍게도 골프애호국도 아닌 중국의 기업이 입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골프산업이 발달한 대한민국의 기업들도 서둘러 시장개척에 신경써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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