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참변' 한인 가족 안타까운 사연…"아이 옷 바꾸려다"
budongsancanada
2023-05-11
어릴 때 이주한 '아메리칸드림' 교포 부부…"착한 성품"
텍사스주 쇼핑몰 총기난사로 숨진 조씨 가족을 위한'고펀드미' 모금 사이트
(로스앤젤레스·애틀랜타)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한인교포 일가족의 사연이 일부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7일 발생한 총기 난사 희생자 가운데 한인교포 가족 3명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현지 영사관 출장소를 통해 확인됐고, 지역 한인 매체는 이들이 조규성(38)·강신영(36)씨 부부와 그 자녀인 3세 아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모금·후원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이들의 영어 이름 실명, 가족사진과 함께 장례 등 절차에 도움의 손길을 모아달라는 내용의 모금 페이지가 개설됐다.
이 페이지 작성자는 "우리는 이 가족의 친구들"이라며 "이들을 돕기 위해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토요일 규(조규성씨)와 신디(강신영씨), 윌리엄(큰아들), 제임스(작은아들)는 앨런 아웃렛 몰을 방문했다"며 "윌리엄은 나흘 전에 6번째 생일을 축하했고 제임스는 3세로, 그들은 윌리엄이 생일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기 위해 거기(아웃렛)에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빛과 사랑, 축복으로 가득해야 할 그날 오후가, 8명의 희생자를 남긴 총기 난사 학살로 한순간에 끝나버렸다. 신디와 규, 3살 제임스는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에 포함됐고, 가족은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또 "(병원)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6살 아들 윌리엄은 이 끔찍한 사건에서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 페이지는 그들의 장례식과 그밖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가족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금액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어떤 기부든 대단히 감사히 여길 것"이라며 "이 (페이지) 링크를 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고펀드미 페이지가 개설된 이후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익명·기명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숨진 조씨·강씨 부부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교포로, 한국어를 더 편하게 쓴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변호사로, 강씨는 치과의사로 현지에서 자리 잡아 좋은 평판을 받았고, 한인 교회를 다니며 봉사활동 등 주변 한인들을 돕는 각종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한인 매체 관계자는 "부부 모두 착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지 지인들 모두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씨의 변호사 사무실 사이트 소개란을 보면 "한국에서 태어나 댈러스에서 자란 이민자로서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존경심,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이민법은 가장 열정을 가진 분야로, 1990년대 초 이민자로 살았던 저의 경험을 폭넓은 법률 지식과 결합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도우려고 노력한다"고 돼 있다.
또 "여가 시간에는 교회 활동에 참여하고, 두 아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긴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큰아들은 어깨에 총상을 입었고 수술 후 몸 상태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정신적으로 큰 충격에 빠진 상태로 전해졌다.
피해자 지인의 전언에 따르면 사건 당일 이 가족은 다른 지인의 생일파티에 갔다가 모임이 끝난 뒤 앨런 쇼핑몰에 들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던 지인이 "(이 가족이) 5분만 더 있게 잡았더라면"이라며 애통해했다는 전언도 전해졌다.
댈러스 한인회는 애도 성명을 내고 "우리 동포사회의 일원으로 좋은 평판을 받으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아름다운 한인 가족의 사망 소식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슬픔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인 커뮤니티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며 한인동포들이 좀더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며 "많은 인파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특별히 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주실 것을 다시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