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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떼 몰이와 독일통일
yeodongwon

 
 현대 정주영 회장이 소 떼 5백 마리를 몰고 북한에 갔단다. 시골 정주영 청년이 아버지 주머니에서 소 한 마리 판값을 훔쳐 서울로 도망한 속죄의 쇼 치고는 그분답게 드라마틱하긴 하지만 여론의 기대치처럼 통일에 보탬이 될지는 내가 보기로는 회의적이다.


 6.25라는 비극을 경험한 우리다. 우리의 통일이 이같이 전쟁이나 소 떼 몰이처럼 충격요법에서가 아니라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순리의 통일, 그래야만  통일만을 위한 통일이 아닌 통일 후를 위한 진정한 통일이 되어줄 것 같아서 그러했다. 저쪽의 나라 독일 통일처럼 말이다.


 물론 오죽했으면 소 떼라는 동물에다 통일을 기대해 보고 싶은 염원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나, 소 떼 몰이는 정 회장 개인의 금의환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깜짝 쇼 같은 충격요법의 일시적 흥분 효과는 개인은 물론 국가와 민족의 건전화의 길은 아니다. 충격요법은 순간 흥분 효과이지만 순리는 영원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그러하다.


 왜, 어째서 우리에게 늘 순리는 비켜나 있고 깜짝 쇼나 충격요법 같은 비상수단에 의해 나라 역사 운명이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강대국의 전략적 목적에 통일을 빙자한 한 개인의 영웅심이 이용당한 6.25라는 참변으로 강산이 피눈물로 물듦으로써 통일은 저만큼 멀어져 버렸는데도 코미디 쇼 같은 5백 마리 소 떼 몰이라는 화려한 장관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통일에 기여되길 바라는 마음은 이해는 된다.


 그러나 "호랑이 나왔소!" 고함소리에 속고 속은 충격요법에 대한 나의 불신을 삐딱한 시각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나, 모로 가도 통일로만 가면 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차선의 길이다.


 지금 나는 훤히 보이는 최선의 길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최선이 안 되면 차선, 차선이 안 되면 차 차선이라도 좋다면 할 말은 없으나 내 눈에 최선이 훤히 보이는데 왜 우리는 번번이 최선을 비켜 가느냐고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통일을 어째서 닮지 못하느냐 안타까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6.25 같은 동족상잔의 무리수도, 소 떼 몰이라는 깜짝 쇼도 없었으면서도 처음부터 그렇게 될 수 있는 순리의 질서를 차근차근 밟아온 결과라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봤으면서도 우리는 왜 딴청(무리수)을 부리는가 나는 안타까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독일 통일은 순리로 이루어진 최선의 통일이었기에 통일 후가 알차게 진행되고 있는 것까지 참고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삼국통일이 외세에 의한 차차선의 무리수 통일이었기에 요동 만주벌 그 넓은 영토를 잃었고, 지역감정이라는 악의 씨앗이 끈질기게 남아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들이 오늘의 통일 과업에 왜 교훈이 되지 못하고 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8.15 광복이 우리 힘으로 이룩한 준비된 과업이 아니라 외세에 의한 차차선이었는데도 해방 그 자체만을 반길 줄 알았지 해방을 위한 해방, 그 진정한 해방을 몰랐기에 70년을 넘게 분단인 채 비극의 멍에를 짊어지고 있지를 않은가. 


 그래서 우리가 맞이해야 할 진정한 통일은 통일만을 위한 통일이 아니라 통일 후를 위한 통일이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통일은 바로 독일 통일을 닮으면 되는 것이다.


 그 순서를 나열해보자.


1) 편지 왕래, 2) 이산의 만남(60세 이상의 자유 왕래), 3) 체육 예술문화교류, 4) 무역거래, 5) 정치회담, 6) 군사 협정, 7) 통일.


 그런데 우리는 지금 무엇부터 하고 있는가? 하지 말아야 할, 해서는 아니 될 저질 언어 남발로 상대를 비방하는 언어정화가 급선무다.


 지금은 21세기다. 좁아진 지구촌에서 편지가 못 가는 곳은 북한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이성이 어떻게 마비되었기에 부모. 형제간의 기본 안부도 모른 채 70년을 살고 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고려연방도 좋고, 햇볕정책도 좋다. 이 모든 것들에 앞서 부모 형제간의 안부편지 왕래라는 첫 빗장부터 열어 주어야 한다.


 그때 6.25가 통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 어쩌면 하늘의 뜻일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어느 한쪽의 힘에 의한 무력통일이 남겨줄 영원한 날의 비극이 아닌 7천만이 함께 일궈내는 평화적 통일을 바라는 하늘의 깊은 배려라 받아들이면 우리의 마음이 부드러워질 같아서다.


 7천만이 손에 손잡고 만들어내는 통일, 십시일반으로 이루어지는 통일, 그리하여 통일 후 비무장지대 어디에선가에 만들어질 통일공원에 세워질 높이 높이 솟을 통일탑의 모습은 7천만 손들이 얽혀 잡고 있는 모습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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