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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을 보면 그 나라가 보인다(2)
yeodongwon

 

(지난 호에 이어)
 나는 얼마 전에 한국에서 온 TV 비디오테이프를 봤는데, 술집에서 술주정하다 붙들려온 자가 경찰서 안에서도 계속 행패를 부리는 장면을 보았다. 여기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경찰의 직업적 권위가 말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다. 그런 장면을 방영하는 방송사도 문제다. 권위는 강요나 뽐냄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이름 자리의 권위에 걸맞은 행위나 몸가짐으로 얻어지는 품위다.


 이순신 장군은 그 직능에 손색없는 인격과 품위로 얻어진 권위로 일사불란한 명령이 병사 하나하나에 미치어 연전연승했지만 같은 장비, 같은 병사를 가지고도 원균은 그 직능에 못 미치는 인간적 결함 때문에 아무리 직위가 가진 엄한 권위로 임했지만, 명령의 권위가 서지 않아 대패할 수밖에 없었다.


 법질서를 위해 일하는 경찰 스스로가 범법하고 있다면 경찰이라는 권위는 상실되고, 상실된 권위의 경찰은 경찰력 행사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자명하다.


 나라의 질서가 어지러운 나라에 가보면 경찰과 도둑이 분간되지 않는다. 그놈이 그놈이니 믿을 건 돈과 자기밖에 없다. 독재국가에 가보면 경찰은 사병화되어 백성 위에 군림하고 있다. 지금의 북한이 그런 상태라 듣고 있고, 30여년 전 내가 살던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물론 지금은 민주경찰의 면모를 갖춘 경찰이라 믿고 싶다.


 자 이제 결론으로. 실은 이 말을 하기 위해 펜을 들었으니까.


 가끔 이곳 캐나다 신문에 South Korea의 뉴스가 사진과 함께 전면 1단 기사로 장식될 때가 있다. 물론 세상의 뉴스란 것이 그러하듯 자랑거리는 아니다. 경찰이 데모 학생들의 쇠파이프에 얻어맞고 있는 장면이다.


 경찰이 극렬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인권이 하늘 같은 나라에서도 보통 있는 일이다. 그런데 경찰이 시위대에게 두들겨 맞고 있는 모습은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 국가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희소가치로 외신을 탈 수밖에 없는지 모른다. 


 한국 언론 또한 언제나 시위자 편인 듯하니 이상하고 예삿일이 아니다. 민주국가에서 경찰의 공권력마저 먹혀들지 못하면 나라의 질서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시위는 어디까지나 자기들의 의사를 사회에 알리기 위한 집단적 실력행사라 하겠지만, 이유야 어떻든 어디까지나 법 테두리에서의 행사라야 마땅하다. 그때의 그 무법의 주모자들이 입법의 본산인 국회의원으로 당당하게 큰소리 치고 들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모를 나라다.


 나라가 잘못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없어 그랬노라 라는 변명은 그 수단이 목적을 되레 모욕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선은 목적에서가 아니라 수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것은 한국 경찰이 배워갔으면 싶어 소개한다.


 이곳 경찰의 장례식 장면이다.


 인질극이 일어났고, 범인이 쏜 총탄이 경찰이 숨졌다. 인질극보다 경찰이 순직한 사건이 더 크게 주목받는다. 경찰 살해는 어떤 살인보다 중죄로 다스려진다고 들었다. 그 순직한 경찰의 장례식은 한국의 국장에 버금가리만큼 TV에 중계되고 백여 명의 경찰이 대열지어 장례차를 뒤따른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권력의 권위가 무너지면 국가가 없다는 공권력 수호를 위한 경고의 뜻이 담긴 것이라 나는 보았다. 전 사회의 공감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범법에 대한 일종의 방어적 시위인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어찌 감히 경찰의 권위를 얕잡아 보겠는가. 즉 경찰의 권위를 사회가 지켜주고 있는 아주 바람직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 장면을 TV 중계를 보면서 몇 년 전 한국판 신문에서 본 기사를 떠올리고 있었다. 데모 학생들에 의해 희생당한 한 경찰의 장례식 장면이다. 숨진 데모 학생은 열사가 되어 사회장 같은 장례식에 언론 또한 대서특필되는데, 숨진 경찰의 장례식은 뉴스도 되지 못한 듯 초라하기 그지없다.


 민주국가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받는 대신 권위(안위)가 도전받을 때는 그 개인은 자발적으로 국가 권위 수호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제 한국도 국가 법질서를 위해 숨진 고귀한 경찰의 장례식을 없는 듯 말단기사로 취급되지 말고 사회장에 버금가는 TV와 신문에서 크게 취급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제 가까운 장래에  통일이 올 것인데 통일 후의 어렵고 어려운 치안문제도 미리 연구 대비하는 경찰이 되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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