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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죽(粥) 갓 둘러 드셨더라도…
namsukpark

 

 가정의 달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에 더해 근로자의 날과 성년의 날까지 가족의 의미, 어린이와 어른 됨, 나아가 노동의 숭고함까지 일깨우는 뜻 깊은 시간이다. 수없이 되풀이하는 옛이야기들을 처음 하는 말인 것처럼,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웃고 덩달아 소리 내어 웃는다. ‘부러우면 진다’고들 하지만, ‘안 걸으면 후회’를 한답니다. COVID-19 팬데믹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모두들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사람들은 ‘밉살스레 여기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다’고 말씀하시지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경험할 수 없는 대상을 이론적으로 사유(思惟)하고 논의하는 작업을 사변적(思辨的·speculative)으로 보았다.

 칸트는 “실천적 관점에서의 인간학”이란 글에서 철학적 사고의 세 가지 규칙을 지적하였다. “첫째, 스스로 생각하라. 둘째,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셋째, 항상 일관되게 생각하라.”였다.

 살피건대 이들 세 가지 규칙들은 비단 철학적 사고에 관련된 규칙만이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한세상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고(思考)들에 두루 적용되는 규칙일 테다. 공자(孔子)는 중용(中庸)에서 “깊게 생각하고(愼思) 분명히 변별함(明辯)”을 뜻하는 사변(思辨)을 통해 “어리석은 자도 밝아지고, 나약(懦弱)한 사람도 강(强)해진다.”고 했다.

 군웅할거(群雄割據)하던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의 강호(江湖)는 은원(恩怨)이 모이는 곳이었다. 의협심이 강했던 관우(關羽)는 무성(武聖)으로 공자(孔子)와 더불어 후세(後世)의 추앙(推仰)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공자는 14년간 주유천하(周遊天下)하던 시절 여러 은자(隱者)를 만났다. 자로에게 “세상을 회피하는 선비를 따르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며 조롱했던 걸익(桀溺)이 야은(野隱)이고, “안 될 것을 알면서도 저지르는 사람이다”고 비웃던 성(城)문지기는 이은(吏隱)이다. 공자는 자로에게 걸익(桀溺)의 조롱을 전해 듣고 크게 낙담하면서도 “새(鳥), 짐승과 무리지어 살 수 없을 터에 사람들과 함께 살지 않으면 누구와 더불어 살겠는가?”라고 말했다.

 “근육 조직의 지표가 되는 악력(握力)을 잃지 않기 위해 무거운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강도(强度)보다는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입 꼬리를 올려주는 맛있는 음식은 사랑어린 정성과 손끝에서 우러나지만, 먹을 게 넘쳐나는 세상일지나 건강을 위한 다짐을 되새겨본다면 오죽이겠다.

 “놀자! 쓰자! 베풀자! 두 발로 부지런히 걷자!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지말자!”는 지혜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거리고도 깜박하길 식은 죽 먹듯이 하는 우리들이다. 만병(萬病)의 근원은 경우에 따라 다를지언정, 잘못된 식습관과 지나친 음주와 흡연에 기인(起因)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자현미경은 일반 광학 현미경보다 400배 이상 성능이 뛰어나고 3D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세포의 내부에 존재하는 기관의 상세한 이미지까지 볼 수 있다. 그러나 흑백 이미지만 가능하고 작동이 복잡하며 죽은 유기체만 볼 수 있다. 고압전류와 냉각장치가 필요하며 방사선누출 위험도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이 개발한 ONE 현미경 기술은 과학자들에게 보다 빠르고 쉽게 분자(分子)단위 물체의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주 과학기술의 총아(寵兒)로서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위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로켓 ‘스타십’의 시험발사가 이륙에서는 성공했지만, 궤도 시험비행을 위한 1단 로켓 분리실패로 약4분만에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했던 것처럼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오죽이련만…, “The devil is in the detail.”이었다.

 약 2년 전 美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探査)로봇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와 ‘인저뉴이티(Ingenuity)’가 화성에 도착했을 때 목표는 총 5번의 비행이었다. 화성의 거친 지형과 강추위, 모래폭풍 등으로 추락사고 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상을 뛰어넘고 인저뉴이티는 40회째 비행임무를 완수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화성 착륙당시 낙하산을 비롯해 보호 장치 잔해를 발견했고, 현재까지 이동 누적(累積) 거리도 8㎞를 넘어섰다고 한다.

 지표면(地表面) 촬영용 흑백 카메라와 지평선용(地平線用) 컬러 카메라로 화성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냈다. 이 과정에서 -85°C 기온과 모래폭풍 등 난관도 뛰어넘었다. NASA는 인저뉴이티가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찾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먼지폭풍에 동작을 멈춘 화성 로버 오퍼튜니티, 태양광 패널에 먼지가 쌓여 전원 공급이 중단된 인사이트처럼 내년에 수명을 다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山上雲生春雨後 樹頭花落午風餘 道人兀坐碧溪石 下有流泉應讀書” - ‘산위에 구름 생기고 봄비 내린 뒤 / 나무 꼭대기에서 꽃 떨어지고 한낮의 마파람 남아있네. / 도인은 맑은 개울 바위에 꼿꼿이 앉았는데 / 그 아래에 흐르는 물 있으니 마땅히 책 읽어야하리.’ -[심 주(沈 周)/明, <제계은도(題溪隱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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