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sungmo
서울장신대 전 총장/서울 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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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표정
munsungmo

 
잠의 표정

 

 


긴 여행에 지친
초라한 영혼들이
잠을 자고 있다

 

잠자는 얼굴에는 웃음이 없다
얼굴만 천근만근인
저 무게를 누가 감당할까?

 

잠자는 얼굴에는 평안도 없다
무의식 속에 갇혀있던
오만가지의 고뇌들이
머릿속을 뱀처럼 휘젓고 다니나보다

 

잠자는 얼굴에는 예의도 없다
입을 헤 벌리고
코를 고는 표정에는 교양도 없다

 

가끔 무엇을 먹는 입놀림도 있다
그리 먹어대고도 모자라서
꿈속에서 또 무엇을 처먹나보다

 

차라리 먹는 것이 낫지
그 입으로 의식 없이 누구 욕이라도 하면 어쩔 뻔했나!

 

이 인간들은 잠에서 깨어나
반드시 부활할거다
부활하면 뭐하나?

 

웃음도 없고
평안도 없고
예의도 없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입 벌려 욕 안하고 살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잠이나 실컷 자라
깨어나지 말고
영원히!


- 백두산 여행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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