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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macho

 

청소

 


 
 
숲속 외딴집에 파묻힌 내 영혼의 친구는
어쩌다 깔끔한 집안을 범한 거미도
모기도 함부로 제거하지 않는구나.
잠시 놀다가 떠나는 나처럼
그들을 방문객으로 대접하고 살며시
문을 열고 숲속으로 돌려보내는구나.
내 집안에서는 거미도 개미도 날파리도
모든 벌레란 단지 불청객일 뿐인데 
친구네 집에서는 모두가 귀한 손님이로구나.


 
 
물건이 차곡차곡 쌓일 때면
내 집안에도 은밀하게 거미줄이 걸리고
날파리도 보이고 그들만의 쫓고 쫓기는
마법의 파티장이 되어가는구나.
내 녹슨 기억에 망각의 거미줄이 드리우는 듯
게으른 나를 자책하면서 서둘러
거미줄을 제거하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구나. 

 

 
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나면 
절로 흐트러진 내 마음이 정돈 되고 
거미도 거미줄도 모두 떠나버린 후 
정적 속에 들어앉아 하냥 내가 평온한데 
정작 자연 속에 집을 짓고 사는 내 친구는 
온갖 벌레들과 벗이 되어 대화를 나누면서
스스로 별빛 닮은 영혼을 닦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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