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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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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와 허그하는 문재인 대통령

 

 

“나 좀 안아줘. 다시 못 볼 수도 있단 말이야.” 지인은 서슴없이 아내 앞에 다가서는 것이었다. 나이가 비슷한 두 남녀는 서로 허그를 한 채 한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흔히 가볍게 껴안는 그런 허그가 아니었다. 체온이 교류되기에 충분한 시간의 밀착형이었다. 


근래 몇 년 동안 나도 허그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몇 후배 가족들과 친하게 지내는 동안 사랑의 빚을 지게 된 후부터일 게다. 아내가 수술 후 퇴원했을 때 후배 부인들은 다양한 음식을 냉장고에 가득 채워주었다. 사골국이며 환자의 회복에 도움되는 그런 음식들이었다. 


오랜 세월 친밀하게 지내면서도 처음 몇 동안 후배 부인들에 대한 인사는 생각건대 충실치가 않았다. 그 미진함을 보충하기 위해 시작한 게 악수였다. 그러나 그것도 몇 번 하고 나니 어색했다. 숙녀들의 우아함에 걸맞은 인사법으로는 적합지가 않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시도하게 된 게 허그다. 물론 밀착형은 아니고 가볍게 흉내만 내는 간격형이다. 


한국에서 허그의 돌풍을 일으킨 사람은 민주당 소속 표창원 국회의원. 원래 그는 보수의 앞줄에 있던 사람이다. 영남이 고향이고 아버지는 해병대 출신이다. 2012년 12월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때 그는 경찰전문대 교수였다.  

그러나 선거기간 중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댓글 사건이 문제가 되고 그것이 위법하게 처리되는 것을 보고 교수직을 내던졌다. 공무원의 선거개입 금지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의 여러 다른 지원으로 박근혜가 당선되자 “광주의 눈물을 씻으러 간다.”고 행동에 나선 사람이 표창원이다.


그는 대선 전날인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2일 토요일, 전국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심가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작 시각인 오후 4시가 되기 30분 전부터 광주우체국 앞으로 수천 명의 남녀노소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한 사람당 포옹시간이 1~2초였는데도 줄이 모두 사라지는데 2시간가량이 걸렸다. 


허그에 열을 올리는 사람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빠지지 않는다. 작년 5월 광주에서 5.18 기념행사가 열렸을 때 희생자 유가족을 가슴에 꼭 부여안는 밀착형 허그를 선보였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같은 인사법으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았다. 지난 4일에는 위안부출신 할머니들도 어머니 같다며 차례로 허그했다.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시기 위해 숙소에 의전 차량을 보내 경찰 에스코트를 제공하는 국빈급 예우를 갖췄다. 대통령부부는 오찬장이 있는 본관 현관에서 그들을 맞았고 자리에 앉자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서도 정식 사과했다. 


허그는 단순히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몸짓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애정과 유대감을 북돋아준다. 또한 세로토닌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도 분비돼 감정을 평온하게 진정시켜준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하고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며 불안, 스트레스, 우울증이 사라지고 노화과정도 늦춰진다고 한다.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며 아내에게 허그해 달라고 했던 지인은 대장암을 이겨 내고 정상적인 건강으로 회복됐다. 물론 허그가 명약은 아니지만 위약효과를 발휘했을지 모른다.


허그가 노화과정을 늦춰주기도 한다고 하니 나도 허술한 간격형 허그의 간격을 1mm쯤 더 줄여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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