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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살
kwangchul

 

 

지난 2월 4일(토), 토론토스타 오피니언 란에 “도노반 빈센트”(Donovan Vincent)

칼럼니스트의 "Insulting or inspirational”(모욕 혹은 영감을 주는)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자연의 힘”(Force of nature)이라는 타이틀로 1월20일 토론토스타 일면에 게재된 고"헤즐 멕칼리온"(Hazel McCallion) 전 미시사가 시장의 사진에 관한 글이다.

독자1. 많은 "멕칼리온(McCallion) 시장의 사진이 있었을 터인데, 구태여 우리가 사랑하는 "헤즐(Hazel)시장의 이 주름진 사진을 선택하여 1면에 올린 편집자를 해고하라.

독자2. 비록 그녀가 미인 콘테스트에 나올 미모는 아닐지라도 무서운 느낌이 드는 사진이다.

검정, 파랑, 회색의 색조 조합은 잔인할 정도로 노골적이다.

 

사진작가 "돈 딕손”(Don Dixon). 토론토스타 소속 사진기자가 아닌 그는 2015년경 2017년 캐나다 역사 150주년을 기념하는 150명 유명인사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 한다. 이 사진의 목적은 불철주야 미시사가 시민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참 일꾼의 거친 정치가의 상을 나타내기 위한 것에 초점을 두었으며, 무엇보다도 "헤즐 멕칼리온"시장이 좋아하던 사진이라는 설명을 첨가하였다.

글 쓴이, 도노반 빈센트: 여러분들은 유명인사가 남성인 경우 주름진 얼굴의 사진이 신문에 나왔을 때의 소감과 여성 유명인사 "헤즐 멕칼리온"과 같은 여자의 주름진 얼굴이 게재되었을 때에도 비슷한 소감의 불평을 할 것인가? 대답은 노(No)이다.

“헤즐 멕칼리온” 시장은 "미시사가" 시를 잠자던 전원도시에서 캐나다의 생동하는 활기찬 도시로 만든 장본인이다. 1921년 퀘벡주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카스페" 반도 "포트 다니엘" 항구도시에서 태어난 그녀는 생일인 발렌타인데이(2월14일)를 약 2주 남겨놓고 지난 1월 29일 영면하였다.

모든 분야에서 여성이 차별대우 받는 것을 지독히 싫어한 그녀는 그 당시 남성들의 독무대였던 정치 세계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척 받는 것을 거부한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운동을 즐긴 그녀는 특히 하키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으며 1940년대인 그녀의 20대 때는 프로 하키선수로도 활동하였다.

근무하던 직장이 온타리오주에 오피스를 열어 온주에 이주하게 되며 같은 회사에서 은퇴한 후 50대 후반부터 “Streetsville”(후에 미시사가와 병합) 시의원으로서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다.

많은 여성들의 “롤 모델(Roll Model)"의 본보기였던 그녀는, 1979년 미시사가 시장 재직 당시 많은 사람들이 여성이 쓰레기수거 일(job)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시의회에서 지배적이었을 때였다. 그때 쓰레기를 길거리에 내다 놓는 사람들이 거의 주부인데 왜 여성이 가베지 수거 직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냐고 하며 쓰레기 수거인으로 여성을 고용한 유명한 일화도 있다.

반면, 근자에 그린벨트위원회(Greenbelt Council)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그린벨트를 환경적인 차원에서 보호하는 입장의 차원을 벗어나 온주정부의 신속히 주택건설 일환의 정책인 그린벨트 개방정책을 지지하게 된다. 영면하기 며칠 전 그녀는 포드 수상의 결정이 진취적이며 과감하며 책임있는 정치가의 비전이라 극찬함으로써 포드수상에 대한 그녀의 신임을 재확인하기도 하였다.

상투적인 표현으로 들리겠지만 모든 인생의 역정은 나름대로 개개인마다의 특성을 가진 파란만장한 "역사의 장"이라 할 수 있다. 모든 공통점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삶을 주름지게 하며 인연의 바다 속을 헤쳐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거인의 발자취인 삶도 있고, 평범한 우리네의 삶도 있다. 노인과 바다의 노인의 거친 바다와의 투쟁에서 창출된 주름진 얼굴의 삶도 있다.

 주름은, 많은 세월에 걸쳐 그만의 인연의 마주친 삶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반비례로 증가하는 젊음의 향수는 늙게 보이는 게 싫어서 주름진 얼굴을 외면하게 된다. 그래서, 젊음이 영원히 있을 것이라는 망상에서 온 집착을 버릴 수 있을 때 늙고 있다는 주름(wrinkle)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본다.

"서른 즈음에"라는 곡명의 김광석 노래가 있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젊음에 대한 집착을 잘 나타내고 있는 노래이다.

"헤즐 멕칼리온"은 메이크업(Make up)이 필요 없는 맨 얼굴의 정치인이기를 원했다. 그렇다, 그녀의 그 많은 사진 중에서 토론토스타의 편집자에겐 그 사진만이 유일한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온 자만이 자신의 주름진 얼굴을 자랑스러이 여길 수 있다.

그 사진은 인생이라는 연출을 백년 이상 견뎌낸 정직한 정치가의 표상이며 선구자의 얼굴이었다.

"허리케인 헤즐"이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진 철의 의지를 가진 정치인 "헤즐 멕칼리온"은 그녀의 생일인 발렌타인데이를 2주 정도 남겨놓고 이 세상을 하직하였다. 그날, 그녀의 생일인 2월 14일 그녀의 장례식은 “State Funeral”로 열릴 예정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23년 2월 5일)

 (참고: “Force of nature”(자연의 힘). 토네이도, 허리케인, 지진 등 재난의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지기도 하지만 긍정적으로도 쓰인다. 여기서는 ”Hurricane Hazel(허리케인 헤즐)과 같은 강한 그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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