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289-597-8810
[email protected]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8 전체: 114,508 )
착한 식당, 나쁜 식당
kimhail

착한 식당, 나쁜 식당

 

 

한국의 음식 관련 프로그램 중 ‘착한 식당 인증’을 해 주는 방송이 있다.

 

 

물론 좋은 의도로 시작한 방송이겠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 같다.  MSG를 쓰면 무조건 ‘착하지 않은 식당’이 된다.  한국의 모 정부 기관에서 선정한 착한 식당의 기준이  ‘최근에 음식 가격을 내렸거나 수년 이상 동결한 식당’이었다는 뉴스도 읽었다.

 

 

또 다른 부작용도 있다. 착한 식당으로 선정 된 후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치 못해 서비스나 음식의 질이 형편없어 진다든지, 심지어는 착한 식당으로 선정된 후 장사가 잘되자 건물주가 임차인을 내 보내고 직접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의 PD가 한 이야기를 들어 보면 성형 수술이라도 해야 음식 장사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착한 식당 주인공들은 정말 인상부터가 착하게 생겼다. 그 사람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

 

 

음식점을 경영하는 이유의 첫 번째는 ‘영리 추구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테다. 열정을 가지고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손님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청결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최고의 서비스로 손님을 만족 시키기 위해 직원들을 교육하고…

 

 

솔직히 이야기 하자. 그것이 비단 오로지 손님만을 위해서 일까?

 

 

그렇게 손님을 대접함으로써 그 손님이 단골이 되고, 입 소문을 내 주고, 그래서 내 가게가 더욱 번창하기를 기대하는 마음 없이 오로지 손님을 향한 사랑(?)만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엄마’ 밖에 없다.

 

 

착한 식당으로 선정 된 이유가  ‘20년 전 가격을 아직 그대로 받기 때문’ 인 식당, 9천원 받던 도가니탕을 4천5백 원으로, 6천원 받던 냉면을 3천원으로 내려 받아 착한 식당으로 선정된 곳도 있다.  그 집은 적자가 나면서도, 그래서 온 가족이 곤궁하게 생활 하면서도 오로지 ‘손님’을 위해서 20년간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가격을 절반으로 내렸을까?  정말 그렇다면 ‘착한 식당’ 이전에 참 ‘나쁜 가장’이다.  ‘박리다매(薄利多賣)를 경영 전략으로 삼은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너무 세속적인가?

 

 

‘무심코 던진 돌 하나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아서 ‘착한 식당’이 된 집의 옆집도 사실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는데 PD의 눈에 띄지 않아 TV에 나오지 못한 탓에 졸지에 ‘나쁜 식당’으로 인식되는 부작용도 있다. 또한 조미료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FDA나 한국 식약청의 발표도 있었다.

 

 

인터넷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그런 일이 왕왕 벌어진다. 입맛은 다분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집 맛없더라’ 하면 함께 비난하는 댓글들이 줄줄이 달린다. 어쩌다 누군가가 “맛있던데..” 하면 식당 주인이나 가족 또는 직원으로 몰려 뭇매를 맞기도 한다.

 

특정 식당에 대한 불쾌한 경험들이 간혹 올라오는데 그 중에는 진짜 비난을 받아 마땅한 개념 없는 주인장이나 직원들도 있지만 더러는 앙심을 품은 전 직원 또는 경쟁 업소의 고의적인 글들도 있다. 소위 말하는 ‘인터넷상의 자정 작용(自淨作用)’에 의해 나중에 억울함이 풀어 지기도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상처를 입은 후 이니 그 억울함을 하소연 할 곳도 없이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가는 수 밖에 없다.

 

 

착한 식당이냐 나쁜 식당이냐를 어느 한 개인 또는 단체에서 굳이 판단하여 자격증 주듯 명패를 만들어 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이다. 굳이 나서지 않아도 손님들은 감각적으로 판단한다. 착한 식당을 특정한 기준을 두고 세심히 평가하여 발굴 해 내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나쁜 식당은 그냥 두어도 시장 원리에 의해 저절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손님은 바보인가?  손님을 기만하고 오래도록 번성할 수 있는 식당은 없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