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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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빠!
kimhail

바쁘다, 바빠!

 

 

구글, 페이스북을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할까를 고심하고 공부했다. 좀 알만하니 인스타그램이 대세란다. 앱을 설치하고 책을 구해 읽으면서 대략의 기능을 파악하고 미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 길에서 마치 좀비처럼 전화기를 눈 높이에 두고 이리저리 헤 메이는 사람들을 본 일이 있는가? 맞다. 몬스터 사냥꾼들이다. 이젠 또 포켓 몬 고의 광풍이 몰아 친다. 어건 또 뭐야? 아직 인스타그램 조차 깊이있게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 인스타그램 마케팅 책을 한 권 주문하여 공부하고 있는 중인데 또 새로운 것이 나왔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사용자 수가 트위터를 넘어섰고, 하루 이용 시간이 페이스북을 넘어섰다고 하니 그저 애들이나 하는 게임이려니 하고 수수방관하고 있을 일이 아니지 싶다.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벌써 여러 명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전화기에 게임을 내려 받아 설치하고 해 보려 하니 당최 게임 방법이나 규칙을 알아먹을 수가 없다. 그저 뽕뿅거리며 먹이를 잡아 먹거나 벽돌 깨기, 블록 맞추기나 하던 우리 시절의 게임과는 그 컨셉이 완전히 달라 혼란스러웠다.  인터넷을 뒤지고 직원들을 귀찮게 해 가며 대략의 기능과 룰을 익혔다.  대체 식당 주인이 왜 그런 이상한 게임에 관심을 갖느냐고? 내겐 적잖이 중요한 일이다. 그 속에 중요한 마케팅 기회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좌우간 우리 식당의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살펴야 한다.

 

 

 

오 마이 갓! 이게 왠 행운! 땡스 구글! 우리 가게의 담벼락이 POKESTOP으로 설정 되어 있었다. POKESTOP은 게임에 사용될 몬스터볼(전투 게임의 총알과 같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며 쓸 때 마다 줄어든다)을 구할 수 있는 일종의 충전소 또는 실탄 보급소 같은 장소이다. 그런데 이게임이 재미 있는 것이 AR(Augmented Reality, 증강 현실) 게임 이다 보니 실제로 그 장소에 가야만 한다. 그저 전화기나 게임기 안에서만 하는 게임이 아니고 지도상에 나타난 곳에 반드시 가야만 그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즉 포켓몬볼을 돈을 내고 사지 않으려면 우리 가게와 같은 POKESTOP으로 와야 획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우리 가게 한군데 만이 아니고 요소 요소에 있으며 꼭 가게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주변에만 있어도 가능하다. 하지만 게이머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거져 부여 받은 셈이다. 일단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우리 가게가 POKESTOP라는 사실을 공지했다.

 

 

마케팅에 이용 할만한 요소가 있을까 싶어 들여다 보던 것이 어느새 나 지신이 게임에 중독 되어 버렸다. 점심 시간에 직원들과 포켓몬 고 게임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획득한 아이템을 자랑도 하고 서로의 레벨을 비교 해 보기도 한다. 길을 가면서도 혹시 득템(인터넷 신조어로 ‘아이템을 얻는다’ 라는 뜻)이라도 할까 싶어 전화기를 들여다보고 다닌다.

 

 

인터넷을 좀 뒤져보니 벌써 포켓몬 고 마케팅을 하고 있는 음식점들이 보인다. 특정 시간을 정해 놓고 루어 모듈(포켓몬 미끼 같은 것으로 루어 하나를 쓰면 30분간 그 주변에 포켓몬들이 집중적으로 출몰한다. $1.39에 사야 한다.) 아이템을 풀어 놓기도 하고, 가게 안에서 포켓몬을 획득하면 서비스 음식을 내어 주는 곳도 있다. 어떤 곳은 주인이 소속된 팀에게는 음식값 50%를 할인해 주고 반대팀에게는 두배로 받는다는 포스터를 내 붙여 신문에 기사화 되기도 했다.

 

 

시험 삼아 루어를 하나 사서 풀어 보니 사냥꾼들이 가게로 들어오지 않고 가게 밖 주변에서 다 잡아가 버려 헛웃음을 웃었다. 루어 파티를 한다는 식당에 직원 한 사람을 식대를 대주고 좋은 말로 벤치마킹, 다른 말로 염탐을 보내 보기도 했다.

 

 

몇 가지 떠오르는 마케팅 아이디어가 있긴 하지만 좀더 지켜 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어쨌든 세상은 참으로 정신 없이 돌아간다. 이 와중에 잠시 흐름을 놓쳐 버리면 바로 낙오자가 되어 버리고 그냥 그저 그런 식당으로 남겨지게 된다.

 

 

물론 음식점의 첫 번째 가치는 맛있는 음식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이제 음식의 맛 하나만 가지고는 경쟁력을 유지 할 수 없게 되었다. 유지는커녕 순식간에 도태되고 만다. 음식점 경영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잘못된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최근에 매출이 떨어지고 손님이 줄고 있다면 그 원인은 어제 또는 지난주에 생긴 어떤 일 때문이 아니고 3개월, 6개월 또는 더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 원인일 가능성이 많다.

 

 

주방 직원이 바뀌어 음식 맛이 변했다든지, 양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려도 당장 손님 수에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가 없다고 마음놓고 있을 때 아주 서서히 손님이 줄기 시작해 어느날 보면 매상이 뚝 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최근이 아니고 오래 전 있었던 변화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식당 경영자는 오래전 일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최근에 있었던 일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 한다. 반대로 새로운 메뉴를 출시하거나 특별한 마케팅 활동을 했을 때 그 반응도 빨라야 3개월 아니면 6개월 이상 이후에나 나타난다. 어떤 특별한 정책이나 행동이 즉각 반응이 오지 않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결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음식 장사의 최대 단점은 무슨 일로 언제부터 잘못되기 시작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음식점을 하는 경영자들은 항상 주변의 변화와 흐름에 바로 바로 대응하고 적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 핑계로 나는 오늘도 몬스터를 잡기 위해 휴대폰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선다.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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