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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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와 가치 소비
kimhail

 

 

가성비와 가치 소비

 

 

 새로운 메뉴의 가격을 결정하고 기존 메뉴의 가격이 적절한지 되짚어 보는데 자꾸만 ‘가성비’라는 단어가 신경 쓰인다.

 

 ‘어느 식당이 가성비가 좋더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식당하는 사람으로서는 참 무서운 말이다. ‘가성비가 좋다=싸다’ 로 들리기 때문이다.

 

 인건비도 오르고 식자재 가격도 오르는데 음식값만 마냥 묶어 둘 수는 없다. 그러나 ‘장모님 떡도 싸야 사 먹는다’는 말도 있듯 손님이 식당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격은 무시 못할 요소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참 많이 고민스럽다.

 

 몇 일전 인근에 새로 문을 연 일식당이 있어 벤치마킹 겸 가 보았다. 인테리어에 꽤 공을 들였고 메뉴 이름들도 독특하고 생소했다. 마치 고급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처럼 매니저가 테이블로 와서 인사를 하고 메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곁들인다.

 

 음식 가격은 상상 이상으로 비쌌지만 이미 좌석은 만석 이었다. 주변 테이블들을 살펴보니 음식들은 한결같이 독특해 보였다. 아니, 아름다웠다.

 

 음식 장사하는 사람의 직업병인가?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머릿속으로 대충 원가를 계산해 본다. 원가율 약 17, 18% 정도? 그렇다면 너무 비싸다. 그야말로 가성비 ‘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많은 손님들은 다 무언가? 음식은 기존 보통의 일식집 음식에 약간의 변화를 준 정도였다. 창의적인 데코레이션, 플레이팅 정도? 아, 물론 맛도 좋았다.

 

 가성비를 그저 ‘값이 싼’으로 정의하자면 이 경우 가성비는 형편없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넘쳐 난다. 가성비를 그저 원가 대비로 생각하면 그렇다. 그러나 가치를 더해보면 그 가성비가 달라진다.

 

 ‘여자 친구 생일에 좀 우아한 분위기에서 색다른 음식을 먹으며 정담을 나누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리해서 여자 친구가 행복해 했다면 가성비의 한계는 없어진다. 즉 음식 자체의 가성비를 넘어서는 것이 심리적 가성비이다.

 

 이 심리적 가성비를 만족시켜 주기만 한다면 가격이 약간 비싼 것은 쉽게 용납이 된다. 상품력, 색다른 분위기, 평균을 넘어서는 고객 응대 등이 가성비에 더해질 수 있는 가치이겠다.

 

 해서 ‘가치 소비’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소비자는 가성비를 중요시 여기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기만 한다면 고가 제품이라도 과감히 구매한다’는 논리이다.

 

 음식점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성비의 압박 때문에 적정 가격을 받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이 ‘가치 소비’에 대하여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가성비란 말 그대로 가격 대비 성능이다. 즉 성능을 높이면 가격이 좀 올라가도 좋은 가성비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이다. 가성비가 좋은 식당을 찾는다는 말을 무조건 싼 집을 찾는 것이라고 오해 해서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다른 집과 비교할 것도 없이 각자의 식당 메뉴와 판매량을 살펴보자.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가 가장 싼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상에 Mo’ Ramyun에서 반드시 먹어 보아야 할 음식으로 이야기되는 메뉴는 우리집에서 가장 비싼 메뉴이다. 맛이든, 희소성이든, 아니면 그저 허명(?名)이든 어쨌든 그만한 가치를 느끼는 손님이 많았기에 입소문이 난 때문이다.

 

 그저 ‘가성비 = 싼 값’의 가성비만을 생각한다면 우리집의 가장 싼 메뉴가 제일 많이 팔려야 함에도 판매량 순위 선두에는 항상 비싼 음식들이 자리한다.

 

 그렇다면 가성비와 가치 소비는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다. ‘가치 소비’의 ‘가치(VALU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금 비싸도 좋다. 단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가 문제일 뿐이다. 다른 집보다 1, 2불 비싸도 어떤 이유에서든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모두들 가성비 가성비 하니까 가격을 내릴 궁리를 하는 것은 하수의 수이다. 가성비가 가격 대비 품질을 뜻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가성비를 높이겠다고 가격에만 신경을 쓴다. 결국 ‘싼 비지떡’ 신세를 벗어나기 어렵다.

 

 반면 가치를 높임으로써 심리적 가성비를 좋게 만들면 수익성과 더불어 좋은 평판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며 이것이 오히려 손님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오래 살아남는 길이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겠는가? ‘그 집은 가격은 싸지만 맛도 별로이고 서비스도 형편없어’로 평가되는 집과 ‘가격은 좀 비싼 듯 하지만 정말 맛있어. 게다가 서비스가 좋고 분위기 죽여줘’ 라는 두 가지 평가가 있다면 어느 집을 택하겠는가?

 

 또한 가치를 높이는 일은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비용을 수반하는 것만은 아니므로 투자 효용성 면에서도 매우 우수하다.

 

 손님이 우리집에 오는 이유를 알아야하고, 손님이 우리집에 와야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남들과 똑같으면 고객이 반드시 우리집에 와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사실 필자도 이 부분이 계속 고민스럽다. 수 많은 식당들을 두고 저 손님들은 왜 우리집에 오는 거지? 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단지 집 또는 직장과 가까워서 일수도 있고, 가격이 싸서, 친절해서, 맛이 있어서 일수도, 우리집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음식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이유를 정확히 찾아내어 더욱더 강화함으로써 내 브랜드의 가치와 명성을 더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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