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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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으로 성경을 읽다-인간의 본질(5)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기독교에서 성도를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있는 지체라 하거나 과학자들이 인간을 우주에 속한 부분이라 하거나 또는 불교에서 보살이 거짓된 생각을 버리고 가장 높은 깨달음을 향하여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은 모두 한 몸에 속한 지체와 지체가 서로 자타나 내외나 선악이라는 관념도 없이 베풀게 되어있는 것이 곧 인간의 본질임을 지적한다. 


기독교나 불교 그리고 과학에서까지도 인간의 마음을 거짓으로 보는 이유는 바울 사도가 성도를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있는 지체라 선언하신 것처럼 인간은 실제 유기체로 비유될 수 밖에 없는 교회나 사회 그리고 우주자연의 부분으로 속해 있으면서도 자신을 전체와는 무관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나는 포도나무, 너희는 가지, 하나님은 농부”라는 비유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나라가 한 몸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시고, 불교에서는 우주를 거대한 하나의 거물, 망(網)으로 본다. 과학자들 역시 우주를 인간의 몸과 같은 것으로 본다. 인간의 몸을 소우주라고 보는 것이 그런 것이다.


즉 우주자연은 인간의 몸이 오장육부라는 지체로 구성되어 있고, 오장육부 역시 무진장의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세포 역시 유전인자와 같은 하위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 같이 우주에 속한 미세한 먼지 한 알에서부터 은하계를 위시한 우주 자체가 일즉다(一卽多), 다즉일(多卽一)이라는 동일한 형태로 무한히 나누어 질수도, 무한히 더하여 질 수도 있는 유기체로 통합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식물의 씨앗 하나하나에도 그 안에 우주를 품고 있다고 본다. 


사람이 속한 사회나 우주를 유기체로 보게 되면 인간이 지각하고 판단하는 그런 자신이나 사회 그리고 우주는 진실한 모습의 자신도 아니며 사회나 우주도 아니다. 인간이 지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모든 것이 자타나 내외나 선악이나 귀천이나 미추로 분리된 것이다. 여기서 기독교에서나 불교에서 말하는 욕심이 생기고 죄가 생기고 또한 고통과 죽음이 생기게 된다. 


창세기에는 비록 인간이 뱀의 유혹을 받았다고 하기는 하나 인간, 아담과 이브가 생각을 일으켜 자신들도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여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식의 열매, 선악과”를 따먹은 탓에 에덴 동산을 잃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불교에서 “생각만 일으키지 않으면 마음은 본래 고요하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과학자 아인슈타인 역시 “인간 나름으로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생긴 망상이 인간을 전체로부터 고립시키게 되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창세기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으며, 창조주 하나님의 숨으로 생기를 얻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본질이 창조주 하나님과 다르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또한 인간은 누구나 우주라는 유기체의 부분으로서 우주와 동일한 지혜를 나누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지혜를 기독교에서나 불교에서는 동일하게 빛이라 말하며 그것이 곧 인간을 무지에서 구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된다. 


인간이 만일 우주자연과 한 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지혜가 없다면 인간은 지상 위에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또한 존재할 수도 없다. 인간은 누구나 그것을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우주라는 둥치 또는 “포도나무에 붙은 가지”로 숨을 쉬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은 결과로 생긴 마음이란 곧 지금 우리가 가진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으로는 우리가 사는 이 땅이 비록 에덴 동산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해도 에덴을 낙원으로 향유할 수 없게 만드는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이란 바울 사도가 지적한 것처럼 성도가 실은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있는 지체이면서도 자신을 지체로 보지 못하고 또한 자신과 실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는 다른 지체를 보고도 “나는 네가 소용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마음이다. 


바울 사도가 한 몸에 붙어 있는 지체들이 자타라는 관념도 없이 서로를 위하여 어떻게 하고 작용하는가를 묘사한 그것이 사회라는 유기체, 우주라는 유기체에 속하여 있는 인간의 본질이다. 불교에서도 그것을 말하고 과학에서도 그것을 말한다. 이러한 공통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간 사회나 우주를 유기체로 보면 그 속의 일즉다, 다즉일의 일부인 인간의 본질이 어느 측면에서 보나 그렇지 않을 수 없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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