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oonja
한순자

경기도 여주 출생,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기도 광수중학교 근무, 1992년 캐나다 이민, 캐나다문인협회 수필 부문 입상, 2006년 해외동포문학상, 작품집 <인생에 실패는 없다 다만 또 다른 삶이 있을 뿐이다>, <나이만큼 행복한 여자>, <밀리언 달러 티켓 나도 한장>,<행복이라는 이름의 여행>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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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이 더 좋아(7)
hansoonja

 
    
 (지난 호에 이어)
인생은 60부터 라고 하는 얘기는 남은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사는 날까지 삶의 의미나 활력을 찾아 좀 더 보람 있게 살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또한 ‘인생은 늘 새로운 것’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어느 세대이건 그것은 새로운 출발이며,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10대, 20대…80대라 해도 그것은 한 번 뿐이고, 또 다른 삶이라는 얘기다. 


 또한 우리는 자칫 노년에 접어들기 이전의 인생을 더 비중 있게 두기도 하며, 노년의 삶을 인생 황혼으로 생각하며 여생을 잘 보내야 한다는 얘기나, 여생을 마무리 짓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청소년기가 그 어느 시기보다 중하며 그 시기를 잘 보내야 함은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삶의 방향이 잡혀나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나무를 심어 뿌리가 제대로 내리고 가지가 휘어지지 않고 곧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시기가 청소년기인 것이다.


 뿌리도 제대로 내리고 곧게 뻗어 나간 나무는 그대로 위를 향해 자라게 된다. 그러나 뿌리를 내릴 시기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 잘 성장할 수 없고, 이미 휘어져버렸다면 중간에 바로잡을 수 없다. 청소년기가 바로 그런 시기이기에 비중을 크게 두는 것이다. 


 만일 내가 똑같은 지능지수를 가지고 다시 태어난다면 역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공부했던 그 이상은 할 수 없으리라 싶어 1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시험공부에 시달려야 하는 그 심정이 싫으며, 다시 또 대학 입시에 시달려야 하는 그 스트레스가 달갑지 않아 단연코 사양한다. 


 20대, 30대를 돌이켜 보면 자식 낳아 기르는 그 재미보다 가정주부가 되어,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가사에 시달리느라 고달팠고, 아이들 학교에 들어가고부터는 아이의 실력이 바로 엄마의 실력이지 싶어 내가 학교에 다닐 때  힘에 겨웠기에 그 시기가 지나간 것만도 해방된 느낌이니, 지금의 내 나이, 노년에 접어든 시기를 그 어느 때보다도 여유 있게 즐기며 만끽하며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난 노년의 인생을 삶의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노년이 순서상 마지막으로 보이는 것이다. 삶을 마무리 짓는 시기이기도 하겠지만, 노년도 또 다른 새로운 삶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일 년 사계절 즉,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각기 다르며 어느 계절이 어느 계절만 못하다고 말을 할 수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각각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으며 엄연히 다르니 또 다른 새로운 계절과 우리네 살아감이, 즉 나이가 들어감이 이 계절의 변화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우리네 삶을 크게 나누어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본다면 봄에 해당하는 시기가 소년기일 것이요, 여름에 해당하는 시기가 청년기, 가을에 해당하는 시기가 장년이라면, 노년에 해당하는 시기가 겨울이 된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그렇다면 계절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에 비해서 우리네 삶은 계절의 변화 즉 일 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내가 노년을 또 다른 시작이라고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 년 사계절 중 봄을 3개월, 여름도 3개월, 가을도 3개월, 겨울도 3개월로 보는 계절의 순환과 같이 우리네 삶도 소년기 몇 년쯤 살아보고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도 몇 년쯤 살아보다가 다시 또 반복해서 몇 번 살아보고 생이 끝나는 것이라면, 굳이 노년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차피 한 번 지나간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를 다시 살아볼 수 없듯이 노년기 역시도 한 번 뿐이며, 계절의 마지막이라고 하는 겨울과 같이 그렇게 오고 가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햇살이 좋다고 늘 햇빛만 있다면 우주 만물이나 사람 마음이 어떠할까. 그것은 좋은 줄도 모르고 질리게 된다. 그와 같이 청소년의 시기, 장년의 시기가 더 낫다고 더 나이 들기를 거부한다면, 물론 그럴 수도 없지만 그 또한 지루해서 어찌 살겠는가. 


 나이가 들었다 함은 숫자를 얘기하기 위함이요, 나이가 들어다 함은 겉모습이 다른 것뿐이며 아닌 게 아니라 나이가 들었어도 청장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그건 오히려 보기가 흉할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겉모습은 늙긴 했지만 마음은 겉모습만큼 주름지고 주름살투성이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기에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이팔청춘이란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이와 상관없이 어느 세대를 살건 ‘마음’이 중요하며 그것이 바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젊은 세대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이 든 세대도 얼마든지 새롭고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고 봄이 옳을 것이다. 


 청장년의 시기는 그 나름대로 좋았다면, 앞으로 다가 올 시기도 또 다른 의미에서 새로운 것이다. 다만 문제가 된다면 ‘건강’이 얼마나 따라와 주느냐가 문제지 나머지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유아기, 소년기, 청장년의 시기도 단 한 번뿐이라면, 노년의 시기 역시 한 번뿐이다. 그래서 어느 세대건 늘 새로운 세대이며,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고 보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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