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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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들의 생애(11)-삼손(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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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다른 사사들과는 달리 삼손은 여러 번 성령이 주시는 힘을 부여 받았지만 군사행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블레셋을 물리쳤다. 이 점을 지적하며 삼손은 이방 민족의 압제에서 이스라엘을 구한 사사는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곤 신전에서 수천의 블레셋 사람들을 죽이며 최후를 맞이했지만 그것이 이스라엘의 해방으로 연결되지도 않았기에 삼손은 민족구원의 사명을 감당한 사사의 대열에 끼일 수 없다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사사 삼손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그를 그런 각도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의 삶 전체를 하나로 묶어서 살펴보아야 한다.

 

삼손이 이스라엘의 사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세속적인 삶을 살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태중에서부터 나실인의 서약에 따라 양육되었지만 자라면서 그 서약들을 모조리 저버린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몸을 정결하게 유지하지 못했고, 가까이 가서는 안 될 사자의 시체에 접근하여 그 몸에 생긴 꿀을 먹었으며, 딤나 여인과의 혼인잔치에서 술까지 마셨다. 거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들릴라의 끈덕진 요청을 물리치지 못하고 머리를 깎아서는 안 되는 나실인의 서약까지도 어기고 말았다. 그 결과, 삼손은 비참한 인생의 패배자가 되어 생을 마감한 것이다.

 

 삼손은 이스라엘을 블레셋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할 사명을 수행하기보다 이방여인들과 무절제하고 문란한 생활을 즐겼다. 그가 그런 인생을 산 것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남용한 죄악임과 동시에 그에게 주어진 힘을 마치 자기의 것인 것처럼 마음대로 휘두른 용서받기 힘든 행위였다.

 이처럼 삼손은 패망의 지름길이며 앞잡이인 교만의 죄에 빠져들었으며, 그로 인해 그가 물리쳐야 할 블레셋의 노예가 되는 비참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들릴라라는 음탕한 여인에게 사로잡혀 그의 신분과 사명을 저버렸기 때문이었다.

 

 요염한 뿐만 아니라 탐욕으로 가득한 여인 들릴라가 삼손의 힘의 근원을 알아내면 막대한 돈을 주겠다는 블레셋 사람들의 제의를 받고 온갖 아양을 떨며 삼손을 유혹하는 모습을 보며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사탄의 끈덕지고 간교하면서도 악랄한 수법을 발견하게 된다.

 에덴동산에서 사악한 뱀이 추악하고 징그러운 자태를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위장하고 접근하여 먹음직스럽고, 아름다우며, 탐스러워 보이는 금단의 열매를 먹으라고 권할 때 하와는 그 달콤한 유혹을 물리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들릴라의 관능적인 미의 포로가 되어버린 삼손은 그녀가 그를 해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녀에게 그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 지를 알려주었다.

 

 당나귀 뼈 하나로 블레셋 군사 천명을 때려눕힌 천하장사 삼손이 요염한 여인 들릴라의 품안에서 무너져 내린 것이다. 삼손이 사탄의 하수인 들릴라의 간계 앞에 무릎을 꿇자 하나님은 그에게 허락했던 힘을 거두어드린다. 때문에 삼손은 그를 잡으려 들이닥친 블레셋 군사들을 물리칠 힘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를 잡으려 몰려온 군사들과 싸우려 했다.

 하나님께서 그를 떠나신 것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삿 16:20)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우리를 대적할 자가 없지만 하나님이 우리 곁을 떠나는 순간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악하고, 강하고, 간교한 사탄을 물리칠 방도가 없는 것이다.

 

 삼손이 블레셋의 포로가 되어 두 눈이 뽑혀져서 그들의 노리개가 된 것은 그가 대한 하나님의 징계임과 동시에 사사로서의 사명을 망각한 그를 회개시키기 위함이기도 했다. 삼손은 다곤 신전을 무너뜨리면서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한 번만 더 내게 힘을 주십시오.”(삿 16:20)라 기도했다. 그것은 무지하고 교만하게 행동하여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그의 죄악을 고백한 회개의 기도이기도 했다.

 

 삼손은 사사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인물이지만 나실인으로서도 실패한 인생을 살았고, 사사로서도 뚜렷한 공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실패한 인간 삼손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향한 그이 뜻을 이루셨다. 삼손은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싸워서 승리를 거둔 사사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사사로 있는 동안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으니 하나님의 백성들을 보호하는 역할은 충분히 감당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다곤 신전을 무너뜨릴 때 죽은 삼천 명 중에는 블레셋의 통치자들과 장군들이 여럿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은 삼손이 그의 마지막 과업으로 다곤 신전을 무너트림으로 이스라엘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쟁에서 블레셋을 격파했다고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삼손은 죽으면서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압박에서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성취시켜 드린 사사인 것이다.

 

 마틴 루터는 삼손의 업적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실락원>의 저자인 존 밀턴은 그를 비극적인 영웅이라 말한다. 그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삼손을 성공적으로 사명을 감당한 사사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삼손을 사용하셔서 인류구원을 위한 그의 계획을 이루셨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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