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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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들의 생애(8)- 8.사사 입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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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하나님께 암몬을 물리치게 해달라고 기도한 입다는 암몬 왕에게 사자를 보내 이스라엘를 침공하는 까닭을 묻는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략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인명과 국가적 손실이 불가피한 전쟁을 피하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바람직한 것은 없는 법이다.

입다가 대화를 통해 암몬의 이스라엘 침략을 막으려 한 것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는 땅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게 하지 말라.”(신 20:10)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입다의 질의에 암몬 왕은 이스라엘이 애굽을 탈출하여 가나안으로 들어갈 때 차지한 암몬의 땅을 반환하라는 요구를 해온다. 입다는 암몬 왕의 요구가 얼마나 부당한 가를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 반박한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향하면서 그들과 혈연관계에 있는 에돔이나 모압 족속과는 싸움을 피하려고 에돔 지역을 지나 가나안으로 가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땅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어떤 피해에 대해서도 전액 보상할 것이며, 그들이 판 우물물을 마시게 되면 거기 대한 값도 지불하겠다는 조건까지도 제시했다.

그러나 에돔 왕은 모세의 청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영토에 발을 디디면 공격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하는 수 없이 모세는 지름길을 놔두고 먼 길을 돌아 행군해야 했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보내야 할 시간이 길어졌다며 또다시 모세를 원망하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아모리 왕 시혼에게도 그의 영토를 지나가게 해달라는 서신을 보냈지만 시혼은 모세의 청을 들어주기는커녕 이스라엘에게 선제공격을 가해 왔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모세는 그들을 맞아 싸워 격퇴시켰다. 그 결과 요단 동편의 아모리 땅을 이스라엘이 차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입다는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암몬은 이스라엘이 차지한 옛 아모리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권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이스라엘이 그 땅에 거하는 300년 동안 그 땅에 대한 소유권을 어떤 왕들도 주장하지 못했음을 상기시키며, 그 땅을 돌려달라는 구실로 이스라엘을 침공하려는 생각을 버리라고 종용한다.

그러나 암몬 왕은 그의 그릇된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 옛날 애굽 왕 바로에게 하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셨던 것이다.

평화협정이 결렬되자 입다는 미스바에서 군사를 모집하여 암몬 군이 집결한 곳으로 진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때 입다는 하나님께 암몬을 물리치게 해주시면 승전가를 울리며 돌아오는 그들을 제일 먼저 영접하는 사람을 번제물로 바치겠다고 서약한다. 일생일대의 실수가 아닐 수 없었다.

암몬 족속은 몰록을 섬기면서 사람을 제물로 사용했지만 모세의 율법은 인신제사 자체를 금하고 있었다(레 18:20).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입다가 사람을 제물로 드리겠다고 한 것은 암몬과의 싸움에서 이겨야겠다는 집념이 너무도 강했기 때문이었다고 사료된다. 

입다는 암몬과의 전투에서 20개의 성을 함락시키며 대승한다. 하나님께서 입다에게 이 같이 큰 승리를 주신 것은 그가 한 서원 때문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부족하고 허물 많은 입다를 사용하셔서 그의 뜻을 이루신 것이기 때문이다.

입다가 승리의 기쁨을 안고 그의 집에 당도했을 때 소고 치고 노래하며 그를 맞이한 사람은 그의 무남독녀였다. 입다는 가슴을 치며 통탄했지만 하나님께 한 맹세를 어길 수는 없었다.

상황을 알게 된 그의 딸도 하나님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친구들과 두 달 동안 산 위에 올라 처녀로 죽게 된 것을 슬퍼한 후 아버지가 하나님께 한 서원대로 제물이 된다.

혹자는 그녀가 실제로 제물로 바쳐진 것이 아니라 평생을 처녀로 하나님의 제단을 섬기며 지냈을 것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성경의 기록은 입다가 서원한 대로 행하였다고 되어 있다.

입다의 딸이 제물로 바쳐진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긴다. 아버지의 경솔하고 잘못된 서약으로 딸이 인신제사의 제물로 희생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드리기 힘들뿐 아니라 그것은 하나님이 원하시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하나님께 한 서원을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는 것이 인간의 의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전 5: 4-6)

입다는 기생의 아들로 태어난 까닭에 고향에서 축출당하며 타향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주저앉지 않고 역경을 기회로 만들었다. 그 결과, 그는 암몬 족속에게 핍박당하는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사사가 되는 보람된 삶을 살았다. 그가 암몬 군과 싸우기 전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외교적인 타결을 시도한 것은 획기적인 착상이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성급하게 한 서약 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딸을 잃어버리는 슬픔을 당하기도 했지만 하나님 앞에서 한 서약을 지킨 그의 믿음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히브리서 기자가 구약에 등장하는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 중에서 입다를 믿음의 사람의 하나로 선정한 것은 그가 보여준 믿음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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