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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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사람이 아닌가?
daekim

 

사울에 이어 왕위에 오른 다윗은 이스라엘을 주위의 이방 민족들이 넘볼 수 없는 강하고 부한 나라로 만든 임금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합당한 사람”이라 인정한 의로운 왕으로서 하나님의 인류구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위대한 왕 다윗은 보아스와 오벳의 계보를 잇는 이새의 여덟 명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느 날, 다윗은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떡과 치즈를 싸들고 블레셋 군과 대치하여 싸우고 있는 형들을 면회하러 간다. 그때 블레셋의 대장 골리앗은 키가 2미터 80센치나 되는 괴물과 같은 장수였다. 그는 이스라엘 진영을 향해 누구든지 자기와 승부를 겨루어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에서는 아무도 그와 대결하려 하지 않았다.

다윗이 형들을 찾아간 날에도 골리앗은 누구든지 그와 싸우려면 나오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이스라엘 군사들이 두려워 떨고만 있는 것을 본 다윗은 시냇가에서 돌 다섯 개를 골라 주머니에 넣고 목동의 지팡이만 들고 구척장신 골리앗에게 다가간다.

이를 본 골리앗은 “막대기를 들고 나와 싸우겠다니 네가 나를 개로 아느냐?”며 비웃었다. 그런 그를 향해 다윗은 “나는 네가 모욕하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왔다.”고 소리치며 주머니에서 돌 하나를 꺼내 던졌다. 그가 던진 돌에 이마를 맞은 골리앗이 썩은 나무토막처럼 쓰러지자 다윗은 달려가 골리앗의 칼집에서 칼을 뽑아 그의 목을 베어 높이 든다.

40일 동안 굴 속에 숨어 머리를 들지 못하던 이스라엘 군사들은 소리 높여 승전가를 불렀다. 엘라 골짜기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안 소년 다윗은 일약 이스라엘의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그를 시기한 사울 왕이 그를 죽이려 하자 여러 곳으로 피해 다녀야 했으며,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모압과 블레셋까지 들어가 망명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될 때까지 그와 동행하시며 그를 지키고 보호해 주셨다.

왕이 된 다윗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나라를 다스림으로 이스라엘을 주변 이방 민족들을 압도하는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윗은 남의 아내와 동침하는 죄를 범하게 된다.

그의 군대장관 요압이 암몬을 무찌르고 랍바 성을 공격하고 있을 때 출전하지 않고 남아있던 다윗은 저녁을 먹은 후 왕궁 옥상을 거닐다 목욕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된다. 그녀가 그의 부하 우리아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정욕에 사로잡힌 다윗은 그녀를 불러들여 동침한다.

그녀가 임신하게 되자 다윗은 랍바 성에서 싸우는 우리아를 궁으로 오게 한다. 우리아를 그녀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다윗의 계획은 성사되지 않았다. 충직한 군인 우리아가 집으로 가지 않고 궁궐에 있는 군대 막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자 다윗은 요합 장군에게 밀령을 내려 우리아를 격전지에 보내 전사하게 만든다. 그가 범한 간음죄를 은폐하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고 만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다윗에게 보내 양과 소가 많은 어느 부자가 한 가난한 사람의 전 재산인 양 한 마리를 빼앗아 그의 집에 온 사람들에게 잔치를 베푼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윗은 분노한다. 어떻게 엄청난 재산을 가진 부자이면서 가난한 사람의 소유 전부를 빼앗아 자신의 유익을 구할 수 있느냐면서. 그러나 나단은 다윗에게 “그 부자가 바로 당신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때까지 다윗은 그가 부하 장수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와 통간하고, 그 죄를 감추기 위하여 충실한 부하 우리아를 죽이고도 그 무서운 죄악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당신이 그 사람이다.”는 나단의 말을 듣는 순간 하나님 앞에 엎드려 그가 범한 죄의 얼룩을 깨끗하게 씻어달라고 간구한다.

왕의 지위를 이용하며 살인과 간음의 죄를 범하고도 다윗이 계속하여 나라를 다스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죄를 깨닫는 즉시 하나님 앞에서 전정한 회개를 통해 자신을 정결하게 했기 때문이다.

나단 선지자가 다윗에게 “당신이 그 사람입니다.”라 한 것은 우리 모두를 향한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인, 강도, 강간, 사기 등의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신만이 알고 있는 부끄럽고 추한 도덕적, 윤리적 행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드러나지 않은 범법행위를 저지른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가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고 살아간다고 말해도 큰 잘못은 아닐 것이다.

이민 일세들의 피나는 노력과 희생의 결과로 우리 아이들은 이곳 주류사회의 각 분야에 진출하여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다.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그들이 감사하며 존경해야 할 한인사회의 원로들을 “꼰대”라 부르며 뒷방 늙은이로 취급하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모양이니 서글픈 일이다.

어디 그 뿐인가. 그네들의 오늘 날이 있게 하기 위해 온갖 멸시와 차별대우를 받으면서도 불철주야 일하여 그들을 위한 삶의 터전을 마련해 준 부모님을 이제는 유통기간 지난 상품 정도로 여기는 자식들까지 있다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젊은 분들에게 송강 정철의 시조 한 편을 읽도록 권하고 싶다.

 

어버이 살아 실 제 섬기길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닲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이 뿐인가 하노라

 

한인사회의 기틀을 마련하고 그네들이 그 위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성장시킨 어른들을 무용지물이 된 것처럼 여기는 분들도 그들이 꼰대가 될 날도 멀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정철의 또 다른 시조를 읽어보았으면 한다.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풀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늘 돌이라 무거울까

늙기도 설어라 커늘 짐을 조차 지실까

 

살인과 간음이라는 중하고 추잡한 짓을 하고도 태연하기만 했던 다윗이었다. 그러나 나단 선지자의 “하나님을 슬프게 한 죄인은 바로 당신입니다.”란 책망을 듣고 다윗은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악을 행하였습니다. 저를 정결하게 해 주셔서 저로 하여금 구원의 기쁨을 누리게 해 주십시오.”

이 같은 다윗의 모습을 보며 세상 악이 정화되지 못하고 어둠이 짙어지는 것은 부패한 정치인들이나 자기만 잘 살 수 있으면 어떤 부정과 불의도 저지를 수 있는 사람들 때문만이 아니라 “나도 그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 보아야 할 줄 안다. 그래야만 우리들 자신이 새롭게 되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갈 수 있게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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