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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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들의 생애(4)-소몰이 사사 삼갈과 여사사 드보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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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이스라엘의 네 번째 사사로 세워진 드보라는 남존여비의 사상이 만연했던 시대에 지용이 겸비했던 여장부였다. 드보라 이전에도 여선지자 미리암이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 활약했지만 그녀는 모세의 누이 라는 후광을 업고 있었다. 그러나 드보라는 특정 인물들과의 인적관계나 그들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에 의존하지 않고 그녀 혼자의 힘과 능력으로 지도자의 위치에 오른 여인이다.

사사로 택함을 받았을 때 드보라는 이미 재판관으로 백성들의 송사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었다. 그녀의 폭넓은 지혜와 지식과 날카로운 통찰력과 현명한 판단력은 백성들의 신뢰와 믿음을 받기에 충분했다.

백성들이 그녀가 여자라는 점에 전혀 구애 받지 않고 그녀의 판결에 승복했다는 사실 또한 드보라가 실력과 덕망을 갖춘 훌륭한 재판관이었음을 말해준다. 여성으로서 존경받은 재판관의 위치까지 올랐지만 드보라가 오늘날의 여성 우월주의자처럼 처신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드보라는 오로지 하나님만을 경외하고 의지하며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한 판결을 내리는 공정한 재판관이며 여성 지도자였던 것이다.

드보라는 고통 당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자 즉시로 그 당시 영향력 있는 장군 중의 하나였던 바락에게 일만 명의 군사를 모집하여 다볼 산으로 진군하라고 명한다. 신속하면서도 지혜롭고 현명한 결단이었다.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야빈 왕을 물리칠 전쟁을 지휘할 총사령관으로 임명 받았지만 그녀가 직접 전투를 지휘하는 것보다 작전은 그녀가 세우고 싸우는 것은 바락 같은 장군이 주도하는 것이 타당하고 여긴 그녀의 판단이 옳았기 때문이다. 바락은 드보라의 명령에 순종한다. 비록 여자지만 하나님이 세운 지도자임을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믿음의 사나이가 바락 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락은 드보라에게 함께 가자고 청한다. 어찌 보면 남자답지 못한 비겁하고 나약한 자세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히브리서 기자가 바락을 기드온, 삼손, 입다. 다윗, 사무엘과 같은 믿음의 용장으로 기록한 것을 보면(히 11:32), 바락은 나약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특별히 세우신 사사와 함께 행동하기 위해서 그녀와 동행하는 것을 원했다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드보라는 “그대가 함께 가면 나도 가겠습니다.”라 한 바락의 대답을 듣고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장군이 원하신다면 함께 가기는 하겠지만 승리의 영광은 장군 아닌 다른 여자에게 돌아갈 것”(삿 4:9)이란 말 속에서 그녀의 심정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한 말은 야빈 왕의 군대장관 시스라가 야엘에 의해 죽게 될 것이란 예언이기도 했다.(삿 4:17-20)

드보라와 바락이 이끄는 이스라엘 군이 바볼 산에 집결했다는 보고를 받은 야엘은 시스라에게 구백 대의 전차를 앞세운 십만 정예군들로 다볼 산으로 에워싸게 한다. 산 정상에 진을 친 이스라엘 병사들은 가나안 군이 산 밑에서 그들을 포위하는 것을 보며 겁에 질려 사기가 저하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들은 대부분 실전경험도 없고, 무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에 있어서도 우수한 무기로 무장한 가나안 병사들이 열 배나 많았던 것이다.

군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드보라가 다볼 산 위에 진을 친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드보라가 만 명 병사들을 거느리고 다볼 산에 오른 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군사작전에 능한 장군이라면 약세인 군세로 강한 적을 맞아 싸울 때 높은 산에 진지를 구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군이 가나안 군에 비해 약세이기 때문에 산 위에 집결하도록 명하신 것이다. 이 같은 하나님의 처사를 보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함을”(고전 1:25)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산 위에서 그들을 포위하는 막강한 적군을 내려다보며 이스라엘 병사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드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복종하여 산 위로 올라 진을 쳤다. 여리고 성을 일곱 번 돌라는 군사작전과는 거리가 먼 하나님의 명령에 여호수아가 말없이 순종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아무리 논리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받아드리기 힘들지라도 무조건 따르는 것이 하나님의 일꾼들이 취해야 할 기본적인 자세이며, 그런 순종의 믿음을 소유한 이들은 누구나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조종사들은 악천후 속에서 비행하면서 계기를 믿어야 하느냐 자신의 비행 경험에 따라야 하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종종 있다. 계기는 수평비행을 하고 있다고 말해주지만 조종사는 비행기가 상승하거나 하강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그런 경우 중의 하나다. 그런 상황에서 노련한 조종사일수록 “계기를 믿으라.”는 조종수칙을 따른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을 상기할진대 아무리 상식과 이성과 논리에 맞지 않더라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그런 믿음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그가 백세에 낳은 독자 이삭을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모리아 산에서 번제물로 바칠 수 있었던 믿음이 바로 그런 믿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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