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모 목사 특별기고]임현수 목사를 보호해야 한다-캐나다 토론토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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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모 (서울장신대 전 총장/서울 한교회 목사)

 

 

▲최근 큰빛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억류생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임현수 목사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31개월 만에 풀려나 캐나다 토론토 가족 품으로 돌아온 임현수 목사가 그가 목회하던 큰빛교회의 8월 13일 주일예배에서 첫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지난 28일에는 토론토지역 목회자들을 큰빛교회가 초청하여 감사예배와 환영 만찬을 가졌다. 그는 이 두 공식적인 모임에서 31개월간의 북한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통하여 그가 당했던 고난의 생활과 이를 극복한 신앙적 고백을 간증하였다. 


 임현수 목사를 대하는 사람들은 그를 통하여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북한에서 얼마나 극심한 고난과 억압을 당했는지에 대하여 듣고 싶을 것이고, 북한은 얼마나 악랄하고 무서운 정치체제인지를 알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난의 시간을 어떻게 견뎌내고 신앙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는가를 알고 싶을 것이며, 또한 어떻게 갑자기 풀려나게 되었는 지도 듣고 싶을 것이다. 


 임현수 목사는 감정조절을 잘 하면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할 말의 위험한 경계선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잘 풀어갔다.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임현수 목사를 위한 진정한 배려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이제 막 풀려난 임현수 목사를 보호해주고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임 목사는 북한이 기꺼운 마음으로 풀어준 사람이 아니다. 국제정세의 교묘한 상황 속에서 풀어주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그는 국적이 캐나다인이었기에 풀려날 수 있었다고 증언하였다. 캐나다 정부의 노력도 있었고 많은 사람이 움직여 좋은 결과를 낳았지만, 캐나다 정부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고 한국계 캐나다인인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 


 또한 북한은 지금 그의 말과 행동과 움직임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분석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임 목사가 더 이상 말과 행동에 실수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협력해야 한다. 


 한국교회나 한국 사람들은 임 목사를 더 많이 예배나 공개석상에 세우고 만나면서 좀더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그와 사진을 찍고 이를 SNS 등에 올리면서 그에게 들은 이야기를 각자 나름대로 해석하여 왜곡시키고 침소봉대할 것이다. 그리고 이 말들은 제3자를 거치면서 다시 여러 모양으로 변형되고 임 목사가 처음에 말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퍼져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임현수 목사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다. 


 둘째로, 우리는 임현수 목사가 조용히 묵상하고 하나님과의 만남의 시간을 갖도록 배려해야 한다. 임 목사는 억류되고 6개월이 지난 후에 평양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 불려나갔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그의 입을 통하여 미국과 남한을 비난하고 자신들의 체제 선전을 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겪고 이제 풀려난 임 목사에게는 영적 휴식이 필요하다. 


 성경에 보면 사도 바울은 회심한 후에 사람을 만나지도 않았고 교회를 방문하지도 않았다. 그는 아무도 없는 아라비아로 갔고, 거기서 3년 동안 혼자서 지냈다. 그 3년 동안 바울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하여 성경은 침묵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임현수 목사를 강단에 세우고 파티를 열어주는 일을 먼저 해서는 안 된다. 그를 아라비아 사막 같은 고독한 자리로 보내야 한다. 그리고 먼저 하나님을 만나고 침묵하며 영적인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 후에 그는 사도바울처럼 그의 사역을 시작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것이 그를 위해서나 한국교회를 위해서나 한인사회를 위하여 유익된 일이 될 것이다.


 셋째로, 우리는 아직도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생각해야 한다. 임현수 목사와 비슷한 반국가전복음모죄, 간첩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등의 죄목으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억류된 김국기 목사와 김정욱 선교사 등 다른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의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이들은 우리가 임현수 목사를 어떻게 보호하고 배려하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박재훈 목사님의 부탁으로 토론토를 방문하였다. 필자가 쓴 오페라 <삼일운동>의 대본에 작곡가 박 목사님이 작곡을 완성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임현수 목사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필자는 임 목사와 식사도 하면서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을 기회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그 다음의 말과 행동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임 목사와의 만남과 들은 말에 대하여 침묵하기로 했다. 그것이 그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7년 8월 29일 토론토 파크누보에서
문성모 목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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